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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폭풍쇼핑했다

잡동사니 폭풍쇼핑했다



24시 약국에 전화걸어서 노스카나겔과 프렌즈 드롭아이 쿨하이 있냐고 먼저 물어보고 사러 갔다가 옆에 있는 올리브영에서 전에 봐두었던 라로슈포제 자외선차단제도 사고.유럽 화장품이 원래 값어치가 나가긴 하지만 라로슈포제는 용량대비 너무 비싸단말이야.좋다니까 써보는거지만.자꾸 주근깨가 늘어가는것같아.내 선천적인 반점은 이러다가 얼굴을 뒤덮는것아닌가 싶을정도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있고.아예 반점색으로 덮혀서 구릿빛피부가 되길 바라는건지도 몰라.아니 그건아니고 열심히 관리해야지.나라도 홈케어 홈케어 무빙무빙.



프렌즈 드롭아이 쿨하이는 아 젠장.너무 눈이 시린것같아.멘톨이 너무 강한것같다.나는 눈알에 잔스크래치가 많이 나 있을 사람일텐데 너무 강력한걸 샀나봐.그냥 일반으로 살걸.시원하다 그래서 샀는데.시원하기는 하지만 넣어나면 좀 시리다.




노스카나겔은 한달은 써보고 이야기해야겠고.여드름흉터가 너무 심해지는것같아서.더마틱스 울트라도 써보고싶은데 이거 먼저써보고.사실 이정도로 심하게 트러블 나는 피부는 아닌데 알고보니 조울증 치료약인 탄산리튬을 장기간 복용하면 피부트러블이 심해질 수 있다며? 부작용중에 하나겠지.설마 내가 미친듯 피곤한 이유도 부작용으로 갑상선 기능에 문제 생겨서 그런거 아니야? 어떡하지.이거는 평생 먹어야되는데.근데 내가 약 이야기하면 되게 의존적으로 보는 사람들 있더라고.친구마저도.친구야 난 너랑 다르단다.너는 의지로 극복이 되는 뇌를 가졌겠지만 나는 그게 아니거든.그건 내가 이십몇년간 몸으로 부딪히며 배운 고통이란다.도움받지 못해서 망가진 사람도 나는 가까이에서 봤지.날 이해는 못해도 약하게 생각하지는 말렴.내가 진짜 약하면 이렇게 살아있겠냐.





텀블러도 하나 샀다. 모슈 350ml 블랙컬러.사실 텀블러도 집에 되게 많은데 그거 다 엄마의 양념통이 되었다.스벅 텀블러 모아놓는게 취미였던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구입한 좋은 텀블러들을 전부 매실액,멸치액젓등을 담아놓는 용기로 쓰고있잖아.아니 대체 왜? 필요하다고 말했으면 알맞는 보틀 몇개 구해오는건 일도 아닌데 말이야.돈 잔뜩 깨먹는 고상한 텀블러수집병은 이제 털어버리고,그냥 무난하고 질리지않을만한 텀블러 하나 구해서 오래쓰자 모드로 생각을 전환했다.모슈는 원래 우유병 디자인으로 유명해서 그에 맞게 색상도 아이보리나 화이트컬러가 되게 잘나가거든.근데 나는 그냥 블랙했다.왜냐면 여자는 블랙이니까.모르겠고 그냥 질리고 싶지 않아서 오래쓰고싶어서.나 좀 미니멀리스트 되고싶다.복잡한 정신세계에서 비울것을 못 비우고 방황한다면 물건이라도 처분하고 필요한것만 남겨야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어서.새삼 이런 생각을 조금 하고 나니 찬장안에 있는 내 텀블러들이 얼마나 사치스러워 보이는지.근데 난 또 사치도 좋다.하여간 난 호오도 정리가 안되나봐.여튼 이거 스테디-하게 계속 쓸라고.


그 외에 또 닥터브로너스솝,위치하젤 큐컴버 토너 4통 직구했다.큐컴버 토너는 예전에 써봤는데 트러블피부에 참 괜찮은것같다.오이추출물이 피부를 진정시켜주는것같아.난 이제 피부에 올인한다.진짜 이대로는 안되겠어.닥터브로너스는 사실 예전에 민트였나.그거 써봤는데 난 별로였거든.세정력도 맘에 안들고.근데 이번엔 티트리로 시켰으니까 내 트러블 진정에는 효과가 있겠지.화장품을 지금 전부 트러블케어 용도에 맞게 바꿔나가고있다.


또 내가 하고있는 뻘짓거리는 머리카락을 최대한 허리까지 길러보자인데,이번 일년을 잘 넘기면 가능할것같다.일단 가슴선은 넘어야지.아직 어깨 좀 넘은수준이라.사놓은지 좀 오래된 아이크림을 머리 끝에 쳐바른다음 자고 일어나서 깨끗하게 씻어내린다.그럼 손상된 머리카락 끝부분이 조금 차분해진다.이렇게 내가 살림꾼이다.인생도 텃밭같어.가꾸면 별것도 아닌데에서 재미찾고 그러는걸텐데 그걸 너무 늦게해서 내가.


앞으로 내 인생 복원하는데 힘쓸거야.그렇게하다가 20대 다 날아가도 나는 괜찮아.내 가정이 나에게 부실공사치느라 엉망으로 자랐으면 후발대인 나라도 고쳐나가야지.무릇 토대가 튼튼해야 그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을 수 있는거다.평생을 회복하는데 힘쓰며 살아가야지.그러다보면 뭐 인연을 만나게 될 수 있고, 아니면 시야가 트일지도 모르는거고.화이팅 인생아.킵 고잉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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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버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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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넷플릭스 이용권을 결제했다.왓챠플레이도 잘 쓰고 있지만 미국 컨텐츠가 상대적으로 너무 약해서 내가 좋아하는 미국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보는것이 힘들었다.그래서 결국은 넷플릭스까지 결제.


왓챠는 정말 다 좋은데 너무 일본애니메이션만 계약해오는것같아.일본 애니메이션도 뭐 기생수 이런거는 그냥 한번 짬내서 보고 그랬거든.근데 뭐 아니, 너무 니뽄틱하게 매니악한 애니메이션만 데려오는거 아니야? 애니메이션 카테고리 들어가면 좀 한숨나옴.다양성이 아예 없어.나는 아처같은 애니메이션이나 비비스앤버트헤드,사우스파크 이런거 좋아하거든.그러니까 내 맘에 안들지 뭐.


중국 드라마나 영화컨텐츠는 되도록 왓차를 이용할것같고 미국드라마나 애니메이션,TV쇼는 넷플릭스를 이용할 예정이다.볼게 너무 많다.컨텐츠 소비하고 잉여지랄떠는게 직업이면 좋겠어.그게 직업이 되면 또 이짓거리가 싫어지려나.




그래서 요즘 넷플릭스로 보고 있는 드라마는 리버데일.얘네 컨셉포토 정말 죽인다.딱 요즘감성으로 말해서 힙하다고 해야하나.스토리는 '미스테리한 무언가 있는듯하지만 아무것도없는 틴에이저 스토리'라고 말하면 될것같다.원작은 코믹스 아치시리즈.코믹스를 몰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혹자는 원작 캐릭터보다 드라마 캐릭터가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하던데 솔직히 내 알바 아니다.왜냐면 나는 코믹스를 안봐서 모르거든.


특히 갈수록 남주인공 아치(가장 오른쪽)의 매력이 반감된다는 여론이 거세던데,난 괜찮던데? 충분히 별볼일 없고 적당히 짜증나면서 매력있던데.난 이 사진에서 새끼손가락 접은 저 껄렁거림이 맘에들어.솔직히 뭐 주연들 얼굴 예쁘고 잘생겨서 보는 드라마다.원래 미국 틴에이저 시리즈라는게 다 그런맛에 보는거잖아.나도 틴에이저로 돌려줘.나도 미국에서 태어날래.그래 이게 내 사대주의일지도 모르지.


아 프렌즈도 얼마전에 정주행 완료했다.마지막에 그렇게 끝나니까 괜히 공허하더라.이거 그 당시 십년이란 세월을 살아오며 즐긴 사람들은 친구 하나 잃은느낌이었을것같다.가져본적도 없는 그네들의 아웅다웅한 청춘이 왜이렇게 내것처럼 그리운지 모르겠다.나한테 그랬던 시절이 있었던것같아.웃기지.프렌즈 맨날 돌려볼거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아처.시즌 많이 나왔더라.앞으로 볼 생각하면 신나고 신나고 신난다.나는 좀 이런 애니메이션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내가 일본애니메이션을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특유의 개성은 미국애니메이션이 더 강하다고 해야하나.넷플릭스에서 사우스파크랑 심슨시리즈나 계약 따왔으면좋겠다. 그거나 돌려보게.내 전공이 전공인지라 좋은점이 뭐냐면 어떤영상을 보던 제작과정이 보인다.세부적으로 캐릭터들의 모션까지 어떤 프로그램을 써서 만들었는지도 다 보이고.그렇게 안맞는다고 곡소리했던 내 전공님께 감사하다.세상 만물 어떤것도 안 감사한게 없어. 


그래도 좀 다른점은 나는 하늘에 감사하지.하느님에 감사하다고 안하는거.하늘도 내가 살아있으니까 있는거지.결론은 나한테 감사한거야.그래 이게 내 자뻑주의다.어차피 내가 죽으면 세상도 끝나고 의미없잖아.물론 나 하나 죽는다고 멀쩡한 세상이 갑자기 끝나는건 아니지만.내가 죽으면 내세상은 끝나는거잖아.내가 주인이다.태초의 주인이신 나님.언제나 이렇게 버티며 사는것에대해 감사합니다.항상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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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넥도트 가사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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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는 겪은 사람들만 알 수 있지.무게를 알기야 알겠냐.난 아들 자랑스럽게 내길을 걸어가네.이 구절에서 아니 약이나 빨아댄놈이 뭐가 자랑스럽지?라고 느끼면 이미 범주를 벗어났다.됐어 어차피 평생 이해 못한다.


뭐가 자랑스럽겠냐.이렇게 방황하고 구질구질하고 어지럽게 나다운것이 자랑스러운거겠지.나는 나다.걔도 걘거고.사람은 다 사람이다.이센스 미공개곡 여러곡 있는데 듣다보면 항상 알약 몇개 먹는다는 내용이 나오잖아.그런것도 그냥 숙명이다.먹어줘야 살 수 있는거고.그냥 그런거니까.감성적인 뇌를 타고나면 원래 삶이 힘들다.유혹도 많고 그래서 두려움도 많고 하루하루 그걸 이겨내면서 치기로 혹은 독기로 살아가야 하는거다.내가 이렇게 글 쓰니까 무슨 이센스 속에 들어갔다 나온줄 알고 글쓰는 빠순이 같겠지만 그것보단 글쎄,그냥 난 음악가 이센스가 정이가고 사람 강민호가 정이간다.그런 가사를 쓸 줄 아는게.


에넥도트 뭘 알고 듣기는 하냐.눈앞에서 아빠 잃어본 애들중에서도 상처가 깊은애들만 좀 마음에 와 닿는거 아닌가.다른사람의 성장일기같은 노래가 뭐가 그렇게 와 닿냐고 묻는다면 나도 성장일기 좀 쓰는 사람이라 와닿는다고 할 수 밖에.왜이래.나도 내 글같은거 조금 찌끄릴줄 아는 사람이라고.


염병.씨이발.나는 에넥도트같은 가사 공감되는 내가 처연해.그 가사속의 누나도 공감되는 내가 처연해.


그날이 아니었다면 내 삶은 지금하고 달랐을까.

성격도 지금 나 같을까.

소원이 있다면 아빠와 술 한잔 하고싶어.

지금 날 본다면 해메던 이십대의 나를 보셨다면.


이 구절이 가지는 무게가 뭔지도 모르는 놈들아.절대 알지 못하지.알 수 없으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지.과거에 그만 연연해라.지나간 일 언제까지 붙잡고 살거냐.과거 일 때문에 상처받은채로 살아가는 사람이 어른인지,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살아가는게 어른인지 누구한테 물어볼까.항상 애 취급하더라.그래.돌아가신거 불쌍하지.옛 상처는 내가 스스로 처리해야하는것도 맞지.누구보다 제일 잘 아는건 나 자신이지.그걸 몰라서 이야기하는게 아니지 사실은.누구보다 잘 아니까 외로워서 이야기하는건데, 이야기 하는 순간 나약해보이나봐.약한애로 비춰지는거지.이 상처에 대해 스스럼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는 사실 먼저 죽은사람뿐인데, 죽어서 얘기를 못하잖아.뭐 이 답답함과 폭격맞은 공허함을 어떻게 이해 할 수 있겠냐.


아직 중2병이라 미안해.근데 상실의아픔도 잘 모르고 살면서 남한테 조언할거 없어.내가 너보단 어른이지.


나는 아직도 그날 새벽이 생생하다.문득문득 그 기억은 나를 너무 괴롭혀서 지나간일이라는걸 알면서도 주체하기 힘들정도로 익숙하고 낯선 공포에 갇힐때가 있다.사실 나는 죽음에 대해서 일찍부터 생각하고 살긴했었다.왜냐면 그냥 둘 중 하나가 죽을것같았거든.학교에가서 앉아있으면 그렇게 불안할 수 없었다.조퇴라도 하고 빨리 집으로 가야될것같은 불안함속에서 대체 내가 뭘.그때의 내가 할 수 있는건 오로지 하나.씩씩한척 하는거.


그 이후로 확실히 난 뭔가 달라졌다. 아니 뭔가 터질게 터졌다고해야하나.그 무렵 나는 열심히 다니던 교회도 때려쳤다.왜냐고? 공손히 두손모으고 본적도 없이 있다고만 전해들은 그분을 향해 눈물흘리며 기도하는게 너무 바보천치같아 보였거든.그 엉겹의 시간이 광년의 거리를 만들어냈다.나는 신앙이랑 그때 작별인사했고.내가 책임져야할것들이 너무너무 많아졌지.짐같고 집같은 내 식구들.어디에다가 외치고싶었다.나는 어떻게 해야할까.나는 무엇을 해야할까.왜 나만, 그래야할까.왜 나일까.


우라질새끼들아 있을때나 잘해.난 있을때 잘했어 그정면.나한테 못한건 아빠지.나중에 나중에 소중한거 많이 잃고나서 에넥도트 들을때 사람이라는게 얼마나 약한동물이고 동시에 현실적인 동물인지 그 비극과 희극사이의 간극을 잘 맛보라고.맛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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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에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과거청산에 살아리랏다.나 이제 바뀔래.천천히.내가 원래 좀 느려.빨라봤자 좋을것없다는 명확한 사실은 이미 내삶이 나에게 증명했잖아.어릴때 너무 일찍 자랐잖아.애어른으로.


나 이제 천천히 느리게 나로 살래.손가락질 이제는 안무서워.마음껏 씹고 이해못하면 수군거려라.나는 여려도 약하진않아.내 종교는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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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거리는 사람이 있다

삐걱거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게 원래 있다.있다고 그런게.


그게 천성이야.천성은 안변해.못변해.설령 변하더라도 고꾸라지면 그거 죽는거다.모든게 다 삐걱거리고 한발 내딛기 어렵고 그런사람이 있는거라고.말하면 뭐해.보통 이런사람들을 사회는,사람들은 바보병신천치로 보잖아.난 그런 사람들 잡아다가 곤장 오백대 쳐서 하체 날려버렸으면 좋겠어.니새끼들때문에 자꾸 숨고 도망치고 사람이 어려워지는거잖아.오만한 니새끼들 때문에.하여간 일진놀이는 각목으로 사람패는거 말고도 위너마인드로 나는 위너 너는 루저 편가르고 땅따먹기 하는 십새끼들이 더해요.위너랑 루저도 아니야.지들이 그렇게 정의내린거지.죽일까 진짜.


정의내리지마 나쁜새끼들아.나는 인생에 클래식정신과 락스피릿이 공존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꼬인애니까.느려도 내 갈길은 가.느려도 길은 간다고.느리니까 주변 풍경이 어떤지 감상하면서 살 수 있잖아.난 빨리가고싶지 않더라.고장날수도있지 사람마음도 내구성이 있는건데. 고장난채로 달려도 달리는거다 그거.무시받을일 아니다.세상에는 그렇게 삐걱거리며 달리는 사람도 있는거라고.


어째 나는 글을 쓰면 쓸수록 강해지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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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연애의 끝, 내가 지금 아픈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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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의 관계를 끊고 그 과정속에서 나를 만나고 있기때문이다.제일 알기 무서웠던 벌거벗은 나.내 생각보다도 더 찌질하고 못나고 막돼먹은 그런 모습의 나.그 사람이 나를 아프게 하는것이 아니다.내가 나를 아프게 하는것이다.그사람은 자신을 잘 알고있는 사람이지만 나는 나 자신을 몰랐거든.그래서 결국은 내가 아프고 흔들릴수 밖에 없는거다.


글쓰면 아플거라고 생각했다.아직은 아파서 글을 못쓸거라고 그래도 일주일째 되는 오늘이 삼일째보다는 좀 낫다.그니까 진정한 태초의 나를 조금씩 받아들이고있는것이다.어쩌면 사람들 다 자괴감속에 살아가는지도 몰라.연애가 끝날때마다 못나빠진 자신의 모습이 보일테니까.그사람은 무슨생각일까.나는 이것조차도 모르는거다.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솔직해야된다고 믿어서 다 터놨는데 생각해보니까 그건 미련한 일이었다.그런데 또 몰라 나중에 또 연애를 하게되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또 다 털어놓겠지.나는 뭔가 그런게 예의라고 생각했다.나는 이런 병신이니까 그래도 나랑 시작하려면 시작하라고.시작하고싶은 남자의 귀에 그런게 들리기나했을까 뭐 체감도안되고 그냥 상처가많은애인가보다 자기가 감당할 수 있겠다하고 시작하는거겠지.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어제는 죽을것같더니 오늘은 잘 살 수 있을것같으면서도, 내가 이렇게 아프니 그사람도 아팠으면 좋겠다가도 내가 이렇게 힘드니 그사람만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동시에.난 항상 모든 마음이 동시에들어.그래서 내가 중립분자들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그래서 어느곳에도 못 섞이는 느낌이 드는거겠지.나를 정의내리기가 그래서 너무 어려워.내가 뭐야?내가 뭐냐.하루는 내가 이런애같다고 정의내리고 살다보면 완전 그런애가 아닌거야.그래서 아 나는 반대쪽이구나 하고 반대쪽으로 사는데 또 마음이 아닌것같아.틀에 맞춰서 껴맞추고 연극하는것같아.내가 나한테 배역을 맡기는중인가? 내가 내 인생의 감독이 되어야한다고 느끼긴했지만 다중인격자처럼 여러 역할을 한번에 주고픈 생각은 아니었는데.나는 내가 다중인격자 싸이코패스 또라이에 순수하고 여리고 착한애같아.그거 동시에 되면 안돼? 말이 안돼? 내가 말하는 내가 그렇다는데도 공존할 수 없는 단어들의 나열이라고 따지면 내가 말하는 내가 다 거짓이야?


유예시간 일주일을 주자.일주일뒤에 연락이 안오면 접자.인연이 아닌거지 뭐.어쩌겠어.그래도 많은것들을 배웠다.아프긴 그사람이 더 아플것같기도하다.내가 워낙 말을 툭툭해야지.괴로운건 그거.그사람이 했던말보다 내가 했던말들이 더 상처야 나도.나도 웃긴년이다.주님때문에 헤어진게 반이니까 얘기를 해야지.


친애하고 원망하는 주님,나는 언제 나를 예뻐하게 되는건가요.나는 왜 전자발찌차고 전과자는 연애하고 결혼하지 말란 법이라도 있습니까!라며 당당하게 외치는 어떤 남자보다 당당해질 수 없는 건가요.주님 당신은 사랑을 주려면 사랑을 주던지 심판을 하려면 심판을 하던지.줄거면 제대로 주던가 빼앗아 갈거면 제대로 빼앗아 가던가.주님 근데 그거 아시나요.당신이 사랑하는 이 우주에서 당신이 사랑한다는 인간들이 당신때문에 제일 많이 싸우고 죽어가는건.그럼에도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들보면 그냥 속수무책인가봐.그래서 내가 죄를 지었지.속수무책인 사람하고 논리로 이야기하고 나를 이해시키려고한게.


하나만 더 묻자.주님 왜 나를 늙은호박으로 태어나게했나요? 나를 깨진 그릇으로 태어나게한것도 당신의 큰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고 그저 하루하루 곱창 열심히 먹는 낙으로 살아가겠습니다.간사한 사람으로 태어나 순수한 돼지 창자나 구워먹는 내가 얼마나 인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그렇게 만드셨으면 그렇게 살아야죠 뭐.아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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