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넥도트 가사 말이야

에넥도트 가사 말이야


그거는 겪은 사람들만 알 수 있지.무게를 알기야 알겠냐.난 아들 자랑스럽게 내길을 걸어가네.이 구절에서 아니 약이나 빨아댄놈이 뭐가 자랑스럽지?라고 느끼면 이미 범주를 벗어났다.됐어 어차피 평생 이해 못한다.


뭐가 자랑스럽겠냐.이렇게 방황하고 구질구질하고 어지럽게 나다운것이 자랑스러운거겠지.나는 나다.걔도 걘거고.사람은 다 사람이다.이센스 미공개곡 여러곡 있는데 듣다보면 항상 알약 몇개 먹는다는 내용이 나오잖아.그런것도 그냥 숙명이다.먹어줘야 살 수 있는거고.그냥 그런거니까.감성적인 뇌를 타고나면 원래 삶이 힘들다.유혹도 많고 그래서 두려움도 많고 하루하루 그걸 이겨내면서 치기로 혹은 독기로 살아가야 하는거다.내가 이렇게 글 쓰니까 무슨 이센스 속에 들어갔다 나온줄 알고 글쓰는 빠순이 같겠지만 그것보단 글쎄,그냥 난 음악가 이센스가 정이가고 사람 강민호가 정이간다.그런 가사를 쓸 줄 아는게.


에넥도트 뭘 알고 듣기는 하냐.눈앞에서 아빠 잃어본 애들중에서도 상처가 깊은애들만 좀 마음에 와 닿는거 아닌가.다른사람의 성장일기같은 노래가 뭐가 그렇게 와 닿냐고 묻는다면 나도 성장일기 좀 쓰는 사람이라 와닿는다고 할 수 밖에.왜이래.나도 내 글같은거 조금 찌끄릴줄 아는 사람이라고.


염병.씨이발.나는 에넥도트같은 가사 공감되는 내가 처연해.그 가사속의 누나도 공감되는 내가 처연해.


그날이 아니었다면 내 삶은 지금하고 달랐을까.

성격도 지금 나 같을까.

소원이 있다면 아빠와 술 한잔 하고싶어.

지금 날 본다면 해메던 이십대의 나를 보셨다면.


이 구절이 가지는 무게가 뭔지도 모르는 놈들아.절대 알지 못하지.알 수 없으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지.과거에 그만 연연해라.지나간 일 언제까지 붙잡고 살거냐.과거 일 때문에 상처받은채로 살아가는 사람이 어른인지,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살아가는게 어른인지 누구한테 물어볼까.항상 애 취급하더라.그래.돌아가신거 불쌍하지.옛 상처는 내가 스스로 처리해야하는것도 맞지.누구보다 제일 잘 아는건 나 자신이지.그걸 몰라서 이야기하는게 아니지 사실은.누구보다 잘 아니까 외로워서 이야기하는건데, 이야기 하는 순간 나약해보이나봐.약한애로 비춰지는거지.이 상처에 대해 스스럼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는 사실 먼저 죽은사람뿐인데, 죽어서 얘기를 못하잖아.뭐 이 답답함과 폭격맞은 공허함을 어떻게 이해 할 수 있겠냐.


아직 중2병이라 미안해.근데 상실의아픔도 잘 모르고 살면서 남한테 조언할거 없어.내가 너보단 어른이지.


나는 아직도 그날 새벽이 생생하다.문득문득 그 기억은 나를 너무 괴롭혀서 지나간일이라는걸 알면서도 주체하기 힘들정도로 익숙하고 낯선 공포에 갇힐때가 있다.사실 나는 죽음에 대해서 일찍부터 생각하고 살긴했었다.왜냐면 그냥 둘 중 하나가 죽을것같았거든.학교에가서 앉아있으면 그렇게 불안할 수 없었다.조퇴라도 하고 빨리 집으로 가야될것같은 불안함속에서 대체 내가 뭘.그때의 내가 할 수 있는건 오로지 하나.씩씩한척 하는거.


그 이후로 확실히 난 뭔가 달라졌다. 아니 뭔가 터질게 터졌다고해야하나.그 무렵 나는 열심히 다니던 교회도 때려쳤다.왜냐고? 공손히 두손모으고 본적도 없이 있다고만 전해들은 그분을 향해 눈물흘리며 기도하는게 너무 바보천치같아 보였거든.그 엉겹의 시간이 광년의 거리를 만들어냈다.나는 신앙이랑 그때 작별인사했고.내가 책임져야할것들이 너무너무 많아졌지.짐같고 집같은 내 식구들.어디에다가 외치고싶었다.나는 어떻게 해야할까.나는 무엇을 해야할까.왜 나만, 그래야할까.왜 나일까.


우라질새끼들아 있을때나 잘해.난 있을때 잘했어 그정면.나한테 못한건 아빠지.나중에 나중에 소중한거 많이 잃고나서 에넥도트 들을때 사람이라는게 얼마나 약한동물이고 동시에 현실적인 동물인지 그 비극과 희극사이의 간극을 잘 맛보라고.맛있으니까.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동사니 폭풍쇼핑했다  (0) 2018.02.11
넷플릭스 버닝중  (0) 2018.02.10
청산에 살어리랏다  (0) 2018.01.26
삐걱거리는 사람이 있다   (0) 2018.01.22
짧은 연애의 끝, 내가 지금 아픈건  (0) 2018.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