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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닫을까 고민

블로그를 닫을까 고민


내 감정을 해갈할 곳 없어서 썩어 문드러지는 속을 끌어안고 이 곳에 차곡차곡 쌓아왔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예전처럼 괴롭지도 예전처럼 세상이 잿빛으로 보이지도 않고, 마음이 편하다.

쌓여온 세월이 벌써 10년이네.
고민 좀 해보고 결정해야겠다.


존나 반성중

존나 반성중

진짜 나는 가끔가다 주제 모르고 설쳐서 망할 수 있겠다 싶음 쉬운 거 없다 역시 웹소작가님들 존경합니다 저 진짜로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어요 역시 하나의 세계를 돌파 하는 건 쉬운게 아냐


정신을 차릴바에야 제삿상을 차리는 게 빠를지도

정신을 차릴바에야 제삿상을 차리는 게 빠를지도

 

보조작가 일을 반 년째 하고 있는 중인데, 이게 월급이 쥐꼬리여도 안정적이다 보니까 전투력이 사라진다. 나 이걸 좀 위험하게 생각하고 있던 사람인데 내가 그거에 맞춰서 정신상태가 굉장히 안일해짐. 그래서 아무래도 내가 스스로를 괴롭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 봉착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

 

내가 사실 입시중독자 아닌가 싶을정도로 예종이나 아카데미에 매달렸던 적도 있는데 이젠 또 대학을(...) 진학해볼까? 심심하면 원서를 넣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입학이 된다한들 등록금 낼 돈도 없음 지금. 학자금 대출 받아야 하는데 이짓거리를 두 번이나 한다고 생각하면 머리가 핑 돈다. 근데 또 배우고싶긴 하잖아. 그동안은 인정 안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그냥 간판 가지고 싶어하는 거 맞는듯. 솔직해지자. 

 

정작 현장에서 영화과 간판이 그리 중요한 경우는 못봤다. 오히려 인맥이 중요한 경우는 살로 느꼈어도. 그런데도 나는 그 간판이라는게 갖고 싶은가보다. 물론 그렇다한들 따로 입시 준비하거나 목 매달고 죽을 시늉 하거나 그런 것도 아님. 넣어나 보고 되면 좋고 아님 말고.

 

마통도 뚫고 생활비 대출도 받았다. 사실 주제를 모르고 소비폭이 커진 탓인데 지금 뼈저리게 반성하며 집안 살림 다 당근에 내다 파는중. 근데 왜 연락도 안오냐. 나 카드값 나가는 날 전에는 다 팔아야 갚을텐데.  

 

이러나 저러나 돈은 궁하고 명예는 저 멀리 있다. 버티는 자가 용자. 버티는 자가 승자. 그래서 버티려면 투잡이 필요하고 지금 웹소설(사실 진짜 관심도 없음) 기웃기웃 대고 있다. 만약 웹소설까지 쓰게 된다면 나 진짜 건강은 버려야 하는데 사실 지금도 건강하지 않아서 그러려니 싶다. 상금 쫌쫌따리로 걸려있는 공모전은 주말에만 시간 할애해도 충분 할 것 같음. 그래도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이라 웹소 플롯에 맞게 변형만 해주면 되는거라. 미안한 말이지만 엄청 전문적인 분야라고 생각하진 않음. 진입장벽 낮은 것도 사실이고. 물론 탑 찍는 작가님들에게 하는 말씀은 아님. 그냥 기웃댈 수 있겠다 정도는 생각 가능하지 않나 싶은거지.

 

연구나 하자. 잘 살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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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 그니까 이 개고생 끝에

이 과정, 그니까 이 개고생 끝에


남는 게 있어야 할텐데


갑자기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의 질문

갑자기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의 질문


3n살인데 이거 시작하기에 늦은나이인가요? 묻는 거, 이상하다. 사례를 봐야만 도전할건가. 그래서 누가 하지말라면 안할건가? 그냥 하세요. 어차피 할거잖아요.




영화전공에 대한 집착이 사라짐

영화전공에 대한 집착이 사라짐

 

다 똑같음. 난다 긴다 하는 영화과 친구들도 지금 보면....다 힘들다. 나도 힘들고. 근데 또 돈들여 영화전공을 하러 대학원을 간다? 안갈란다 이제. 그냥 현장에서 구르고 구르지 뭐. 도제식이든 아니든 나는 모르겠다. 온 힘 바쳐서 하다보면 기회가 오겠지. 그게 나에게 오겠지.


붕괴 직전의 한국영화 시장

붕괴 직전의 한국영화 시장

 

19살, 극장에서 어떤 영화를 보고 그날로 진로를 틀어버렸다. 아직도 그 영화를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황홀경에 빠진다. 이렇게도 지독하게 뭔가를 좋아해보고 사랑해 본 적 있었을까. 홀렸다는 표현이 정확해보이는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살아 숨쉬는 듯 하다. 첫사랑, 열병 같았던 영화. 내겐 영화란 그런 것이었다.

 

내가 아직까지도 외골수로 영화감독만을 지향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비쥬얼에 대한 열망은 적어졌고, 글에 대한 욕심이 많아졌다. 시나리오를 공부하고 쓰면서 익히는 모든 것들이 재밌고 또 할만하다.  지금은 드라마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OTT시장은 광활하고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진지 오래다. 부천국제영화제에서는 오징어게임에게 상패를 주었다. 뭔가, 계속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기고 무너지는 과도기속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참 빠르다. 돌아가는 속도가.

 

안타까운 건, 들려오는 한국영화의 현 위치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 솔직히 이야기하면 안타깝다 못해 처참한 수준이다. 투자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 빠르면 3년 이내에 시장이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나오고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팬데믹. 대재난을 겪으며 시장 하나가 무너졌으니 가히 대단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시장은 이미 OTT에게 승리의 깃발을 꽂아주었고 영화는 흐름을 읽지 못했다. 

 

사람들은 극장에서 가서 보아야 할 영화만 본다. 이 영화가 OTT로 볼 영화인지 극장에 가서 체험할 영화인지 관객들이 더 현명하게 구분할 줄 안다. 관객들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1. 티켓값을 내려라.

2. 다양한 한국영화를 만들어라.

 

두 가지의 요구중, 관객들의 마음을 헤아린 영화업계 관계자들은 아무도 없는 듯 보인다. 심지어 나와 말씨름을 했던  유명한 영화PD는 오히려 티켓값을 지금보다 더 올려받아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유럽을 예로 들면서, 영화가 이렇게 대우받지 못하는 것은 한국뿐이라며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지성인들이 영화 한편에 돈을 쓰기 아까워해서 되냐는, 내가 느끼기에 굉장히 우둔한 말들을 늘어 놓았다. 섣부른 판단일지 몰라도 한국영화 업계 사람들은 대부분 우월의식에 뇌까지 푹 젖어있는 느낌이다. 선민의식까지 느껴지는.  나도 한국영화 참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아직까지도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관계자들이 많으니 아무래도 시장이 도태 될 운명일 수 밖에 없나보다. 

 

영화판에서 작가에 대한 대우도 심각하다. 작가들이 전부 OTT, 드라마로 몰리는 이유가 있다. 대사 몇군데 고치고 각본에 낼름 자기 이름 올려버리는 양아치 감독들은 넘치고.  대우라고 하기도 뭐한, 글쓰는 노예로 부리고 감독의 시다바리로 부리는 그 못된 투명계급 사회가 아무래도 작가들이 이탈하는 현상을 낳지 않았나 싶다.

 

더 심각한 건 자정하려는 내부의 목소리조차 난 듣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영화 시나리오작가들이 힘을 합쳐봐도 감독파워에 밀리는건 부지기수. 그나마 작가들이 노력해서 기준을 설립한 작가 표준계약서 또한 이미 7년전, 8년전에 업데이트 된 구닥다리인데 뭘 바랄까. 심각하다. 한국영화 사랑하는데, 이렇게 가다간 망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을정도로 심각하다.

 

2000년대로 돌아가고 싶다. 한국영화의 전성기라고 불리던 그 황금시대를 겪었던 나로썬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크지 않은 돈으로 쉽게 접할 수 있던 종합예술의 극치라고 생각했던 영화가 이제는 경쟁력을 잃었다. 뮤지컬, 연극처럼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배우들의 호흡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찍은 디지털 영상 돌리기만 하면 그만이다. 넓고 큰 TV와 빵빵한 스피커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집에서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도 마음이 돌아서고 있는 지경인데, 사람들은 오죽할까. 업계 관계자들 정신 차리면 좋겠다.

 


광고 카피라이터, 드라마 - 영화 기획작가 면접 보고 옴

광고 카피라이터, 드라마 - 영화 기획작가 면접 보고 옴

 

 

일단 광고쪽은 안맞긴 오질라게 안맞을 것 같은 느낌. 그걸 회사도 아는 것 같더라. 계속 포폴 보고, 이력 보고 하는 말이 고정되어 있음. "그런데 극영화 쪽이랑 저희가 하는 일은 다를텐데...괜찮을까요?". 그러나 취직이 급한 나는 이렇게 말한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고 탈락. 광고회사는 두 번이나 면접에서 탈락했다. 나는 아무래도 면접이랑 척진 사람 아닐까? 아니라면 이럴 수 없다.

 

신생 드라마 제작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력과 포폴을 잘 봐주신 것 같다. 어쨌든 출퇴근 하는 기획작가라니. 나도 집에서 재택근무하는 거 일하는 맛 안나서 질릴 것 같았고 회사원 기분 좀 내고 싶었거든. 아 물론 아직 안붙었다. 면접 분위기는 좋았다. 어쩌다가 그 자리에서 그림 실력을 물어보길래 그냥 졸업작품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온다 말했더니, 그 자리에서 직접 확인하셨음. 조금 놀라긴 했지만 세 분이 모여서 졸업작품을 보면서 나름 인상 깊게 봐준 것 같았다. 면접 분위기는 내내 좋았던 것 같다. 면접관분들은 모두 인상이 좋으셨다. 다재다능하다느니, 재능이 많다느니, 우리도 이런 사람을 찾고있었다느니. 좋은 말은 다 해줬는데 이래놓고 안 뽑는 거 아니겠지? 여튼 다음주 안으로 연락을 할 예정이라고 하니, 연락이 없으면 떨어졌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아, 근데 진짜 돈이 좀 간당간당하다. 이러다 두달도 제대로 못 즐긴 닌텐도 당근에 내다 팔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슬픈일이다 참말로. 그래서 이번 기획작가 면접 본데서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 극영화, 드라마 쪽이기도하고 광고쪽과 다르게 내 이력을 우수하게 봐주시기도 했다. 그러니까 저를 좀 뽑아주세요. 제가 얼마나 성실하고 근면한데요. 나름 직업 윤리의식도 가지고 있다구요?

 

취업하면 또 글 쓸게요. 아, 참 좋은 소식 하나 더. 저 신축 임대아파트 당첨 됐어요. 1년 뒤 반지하 벗어납니다. 박수 짝짝.

 

 

 

 


KAFA 비영상포폴 연출전공자들이 별로였나보다

KAFA 비영상포폴 연출전공자들이 별로였나보다

 

방금 입시요강을 훑어봤는데 이젠 구분 없이 뽑더라. 망했음. 비포폴 전형 있을 때 붙어야 했는데 망했음 망했어.


나 이제 엄마가 좀 보이기 시작했어

나 이제 엄마가 좀 보이기 시작했어


어떡하지 엄마의 여생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거지? 올라가야 할 길이 많은 내 인생과 앞으로 내려올 일만 남은 엄마의 인생을 어떻게 가꿔 나가야 하지?

엄마, 꼭 해주고 싶은 말. 다음 생에는 나 낳지말고, 자식한테 묶이지 말고 살고 싶은대로 엄마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하면서 살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