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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혀오는 힘

부딪혀오는 힘

나는 <저 바다에 쓴다> 이 노래를 좋아한다.특히 고훈정이 부른 버전으로.뮤지컬 사의찬미 중 하나의 넘버이다. 격동이 느껴진다.노래라는건 울림이있다.그 울림은 때로 강하게 내 가슴을 치고 혼을 빼놓고 벌벌거리게 만든다.예술이 주는것은 힘이다.이렇게 강하게 나에게 부딪혀오는 힘.그 속도를 느낄줄 안다면 어쩜 제대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제대로가 아니라면 적어도 나답게는 살 수 있을것이다.

글이 너무 좋지.하늘과 바다에 삶을 기록하고 던지는 일.프리드리히의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가 떠오르는 시상이다.격렬히 밀려오다 부숴지기를 반복하는 그 바닷바위 위에서 남자의 강인함과 초연함이 느껴지지 않는가.뒷모습은 힘이있다. 뒷모습은 말이없거든.그 모습은 그래서 강건해보이기도, 때로는 나약해보이기도한다.인간의 근본적 모습이다.강하고 약한면은 동시에 존재한다.

줄탁동시라는 말이있다. 병아리가 달걀을 깨고 나올때 수천번을 덜익은 부리로 세상벽을 쪼아댈것이다.어미닭이 도와줄 일이 아니다.그렇게 쪼아대면 어느순간 금이가고 그 틈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볼 수 있을것이다.그 틈.난 그것을 희망이라 부르고싶다.틈을 만나기 위해 부리를 써야한다. 내가 가진 모든것, 멀쩡한 사지와 살짝 아픈 머리와 나약함.이것들로 벽을 쪼아야 제대로 살 수 있는것이다.얼마나 별거없는가.이것들로 쪼아야 사는거다.그래도 벽 입장에서 내가 부딪혀오는 힘일것이다.언젠가는 깨진다. 파괴는 언제나 창조의 근원이 된다.

부지런히 나를 던지고 파괴하자.
새로운 나를 위해.
그게 나의 몫.




​​​<저 바다에쓴다>

저 바다의 물결은 누가 움직이나
내 인생의 파도는 누가 잠재우나
이 어둠의 공포를 누가 이겨내나
정해진 이 결말을 누가 바꾸나

누구도 나를 대신해주지않아
그건 나의 몫일뿐
누구도 나를 대신해주지않아
스스로 감당해야해

저 하늘에 쓴다 새로운 결말
적막속에서 생명을 노래하라
끝이 보이지 않는 별들에 내 삶을 기록하라

저 바다에 쓴다 내생에 결말
절망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라
끝이 보이지 않는 내 삶을 던지리라

내 삶을, 저 바다에 던지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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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 야

에라이 야



개신교니 천주교니 그만 좀 싸워라.내가 교회 엄청 열심히 다니던 시절 생각해보면 그 시절처럼 순수했던때가 없기는 한데, 그게 또 남을 해하는 무기가 된다.나도 성당다니는사람들이 하느님(하나님)한테 큰 죄를 짓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다.왜냐면 그렇게 배웠거든.목사님도 권사님도 친구들도 내게 그렇게 얘기했고 나는 셀조장까지 했으니까.교회가 only 교회만 진리인줄 알았다.


경험적 무신론자로 들어서면서부터 염세가 내 몸안에 꽉꽉 들어찼고.신은 죽었다! 니체가 말한것처럼 이미 종교는 끝이났을지도 모른다.다만 내가 계속 종교철학에 매달리려하고 공부하려는 까닭은 딱 한가지.평화를 찾기위해서다.마음의 평화.내가 좋다면 교회를 다녔겠지만,발걸음이 잘 안간다.그래서 찾은곳이 성당이다.솔직히 절이면 뭐 어때? 절이 집근처였으면 사찰도 가봤을것이다.나한테 좋으면 그게 종교다.유일신을 모시는 종교의 특성상 타교와 어우러짐은 배덕함이라는것을 잘 알고있지만 타교와 어울릴 수 없는 종교는 어느형태로든 폭력을 드러낼 수 있다.나는 그런 순수한 폭력성이 무섭다.교회다니던 순수한 그때의 나? 그런 폭력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고싶진않다.손가락으로 직접 누구를 비난하진 않았지만 머리깎은 스님들을 보며 사제복을 입은 신부님을보며 '안타까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는것 자체가 스스로도 너무 교만하게 느껴졌다.생각은, 생각으로 죄를 짓는다.내가 좋아하는 오디세아의 가사에도 그런 철학들이 잘 녹아있다.


"생각의 힘 안에는 투명하고 귀한빛과 순수와 자유 그리고 어리석음이 있죠"


난 이 가사를 곱씹을때마다 종교의 이면을 생각한다.동전의 앞뒷면처럼 붙어있는 순수와 어리석음.그걸 반복하고싶지 않다.일단 내가 깨어서 그 교회를 내발로 걸어나왔을때를 생각해본다면 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탕아같은 존재인것이다.마음은,마음으로 함께하고싶지만.그들이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대.더 많은 교제활동,더 많은 시간의 헌납이 있어야한다는건 나를 지치게했다.사실 교회밖에서도 진리는 찾을 수 있다.오히려 더 쉽게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순수하고 선한마음으로 믿음을 행하고 따르는 사람들을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거니와 나에게 그럴 자격도없다.개독 개독 하면서 욕하는것들도 저급하기는 마찬가지이다.어떻게보면 그사람들때문에 교회는 더 뭉치기 쉬울지도 모른다.핍박속에서도 믿음을 지켜나가는거잖아.얼마나 어렵고 성스러운 일이겠어.누군가 건드릴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인것이다.신앙이라는것은.그래서 참 멀고 무섭고 동시에 그걸 내가 어떻게 지녔었는지 놀라울뿐이다.


요즘 성당을 다시 나가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미사시간에 많이 외로웠다.성당은 교회보다 형식과 절차를 중요시한다.아마 나는 냉담자로 분류되어 교적에는 남아있어도 영성체를 직접모실 수 없을것이다.밀떡 안받아먹었다.기도문도 형식이 정해져있어서 노래하듯 운율로 기도한다.기억이 날랑말랑하더라.어쨋건 난 다녀볼 생각이다.이젠 천주가 있다는말도 구원이 있다는말도 별로 믿기진않지만 딱 하나, 내안의 평화를 위해서 조금씩 비워나가는것을 해보려고 한다.의문인데 구원이 없어도 하느님이면 믿을 수 있어야하는거 아니야? 사후세계를 쉽게 믿을 수 없지만 사람의 정신이 살아있다는것은 믿어지니 이게 좀 토속신앙같기도하고.나를 배덕하다고 욕할거야? 마음대로 해.


아니 어쩌면 말은 이렇게해도 정말 든든한 무기하나 허리춤에 차고싶은걸지도 모르겠다.신앙이라는 무기 참 근사하지.내가 교회와 성당을 둘다 다녀봤음에도 다시 성당으로 나가는 이유는 딱 하나야.성당은 교회를 "틀렸다"고 하지 않지만,교회는 성당을 "틀렸다"고 하니까.포용하는쪽이 더 종교같거든.그게 더 예수가 말한 사랑같거든.딱 그거 하나야. 아니 개신교도 갈래갈래 갈라져서 니교회 내교회 어쩌고 저쩌고하는마당에 그 꼴을 내가 또 들어가서 보고있으라고? 차라리 전세계 하나의 교회로 묶인 천주교가 낫다.이렇다고해서 내가 성당을 좋아하는건 아니니 오해금물.교회가 싫은것도 아니니 오해금물.내가 교회에 가도 또 실패할것같은 느낌이 있거든.그 특유의 배타성이 해결되지않는한 거기서 평생을 외롭고 괴로울것같아서.뭐 사실 성당도 똑같아.유일하신 하느님을 믿는거라 겉으론 타종교와 잘 지내는것같아 보여도 오로지 진리는 한분이거든.뭐 어떡하지 내가 종교를 만들어야하나?


딱 하나 내가 말하고싶은거.인간은 소중하고 가치있으며 원죄가 있든없든 사랑받아 마땅할 존재들이라는것.지금이야 자기가 메시아가 된듯 천국이 어쩌고 지옥이 어쩌고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말 죽으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잖아.그네들이 말하는 하나님(하느님)의 생각을 자기가 정말 다 알거라고 생각한다면 바벨탑세운 교만한 인간들이랑 뭐가달라.다른 사람을 도마위에 올려놓고 난도질하지 말아야한다.자신의 신앙이 말이 생각이 칼이 되는 순간이 바로 그런 순간이다.교회 다니며 양아치같은놈들도 많고 성당다니며 씹새끼같은 놈들도 많다.성전 밖에서 자애롭게 살다 죽는 인간들도 많다.누가 천국에 가까운지 천주 말고 누가 알겠어? 자기 자신이나 갈고 닦으며 믿음으로 수행하여 따뜻한 눈을 가지는게 먼저지.


나는 요즘 개신교교리,간증 영상,말씀,성경구절 읽기,카톨릭 역사,이슬람,유대교,그리스 정교회 이것저것 전부 다 읽어보고 공부아닌 공부하느라고 정신이없다.하루종일 하루온종일 매일매일 맨날맨날 그런생각뿐이다.나를 미치게 빠져들게한다.끊임없이 사고하게 만들고 찾게만든다.그 진리라는것을.그리고 어쩌면 모든것을 통달했다고 말할 시기가 오면 불교로 입문할것같은 느낌도 든다. 해-탈.열반의 경지.모든것은 무 였다.라는 그 어떤.....나 탕아 맞지?


세운것도 무너지고 무너지는것도 세우는게 천주의 능력이면 세워졌던 교회가 무너지는것도 한순간이겠지.그냥 다 무너지고 허허벌판에 벌거벗은 나무 한그루만 남겨놨으면 좋겠어.그게 내가 생각하는 에덴동산이야.나무 한그루 잘 키우는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끼게해주는 세상이 천국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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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내 꿈

진짜 내 꿈


진짜 내꿈은 나무냄새나는 깔끔하고 아늑한 집 하나 얻는것.도시로부터 약간 멀리 떨어진 곳에서 텃밭에 채소 키우며 사는 삶.아침이 즐겁고 밤이 설레는 그런 삶.

반찬이 없어 무우 하나로 요리를해도 맛있게 먹을줄알며 정말 맛있어서 행복해할줄아는 삶.작은것에 감사하고 지구를 지키기위해 지구의 한 부분인 인간으로써 노력하는삶. 어떤 종교가 됐건 나를 비워낼 수 있는곳에 영혼을 의탁하여 세탁하는 삶.

내가 나로서 나를 사랑할줄 아는 삶.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삶.내가 진정 원하는건 나와의 깊고 비밀스러운 대화.누구보다 나를 사랑하는게 나 자신이기를 간곡히 빌지않아도 그렇게 되는 삶.

내가 이토록 괴로운 까닭은 진정한 행복을 찾기때문일것이다.내 자신을 내 시간을 내 공간을 사랑할줄 아는 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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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안아줬으면

누가 나를 안아줬으면


그 자체로 위로가 되었으면.위로의말을 들어도 들어도 끝이없을정도로 위로해줬으면.그 말을 듣다 듣다 잠이 들었으면.누가 나를 안아줬으면.나의 근본까지 사랑한다고 속삭여줬으면.배신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줬으면.그리고 나를 다시 안아줬으면.가만히 있어도 좋은 시간으로 물들었으면.


곁에 없어도 되니 그냥 자기자리에만 있어줬으면.나를 힐난하지않고 제발 그대로 바라보기만 해줬으면.더 이상 나를 다 알려하지않고 조용히 뒤돌아있었으면.


나와 거리를 유지해준채 그냥 거기 있었으면.움직임이 없는 정적인상태 거기서 나도 너도 평온하게 멈췄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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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싶지 않으려 입에 술한모금 갖다대지 않고 산지 몇년이 훨씬 넘었는데도,좋은 노래 한곡들으면 그렇게 한잔두잔 마시게 될까봐 겁난다.살고싶어서 술을 끊었지만,동시에 나답게 살고싶어서 술을 마시고싶다.내 아비처럼 살기싫어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지만,동시에 그 피가 어디갈까 싶어서 그냥 긴장을 풀고싶은 생각도 든다.그게 나다.언제나 양쪽 갈림길이 눈에 들어오는 나.그 갈림길에서 나는 항상 선택을 하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왼쪽이 맞는지 오른쪽이 맞는지 일단 가봐야 아니까 발걸음을 재촉하는 친구들과 달리 나는 맞는지 맞지않는지 알 수 없어서 여기 제자리다.


망가지고 싶은 욕구가 강한걸지도 모른다.이젠 내 주사도 모른다.내 주사가 뭘까.외로운 마음을 들킬까 무서워 사람들 속에 섞이지 못한다.소주잔 한잔 위로 쳐들고 짠 한번 하는게 뭐가 어렵다고 그속에 끼어들어가는것같아서 그런것조차도 내키지않는다.술을 한참 마실때에도 나는 자취방 냉장고에 종류별로 쌓아놓은뒤 혼자 안주만들어 먹고 마시고한게 전부였다.물론, 같이 마시고싶지.같이 마시고싶어.그게 누군지는 모르겠어.이렇게 방황하는 나를 어떤눈으로 바라볼지 궁금한 아빠와 한잔 하고싶은걸까.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연인과 한잔하고싶은걸까.


상대방을 질리지 않게 만드려면 나를 설명하고 나를 표현하는걸 줄이라는데,그러기는 어렵다.평생을 나 자신을 설명하는일에 매진하여 살 나를 설명하지 말라는건.물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하라는것과 같은 이치이다.나는 그냥 나이기때문에 나를 설명하는거고.그 과정에서 누군가 지쳐 나가 떨어져도 큰 상처는 아니다.나는 괴롭고 상처가 자주나지만 그래도 그 위에 딱지가 앉는다.얼굴 몸 온곳에 딱지투성이지만 그런대로 괜찮다.어쩌면 소나무옆에 서있으면 내가 소나무같을지도 몰라.나는 나만의 결을 지녔다.흉하고 더러워도 나 자신만큼은 나를 싫어하지 않기로 계속 노력하고 노력한다.이게 뭔지 모르는 사람들은 자아에 대한 성찰이나 고민 자괴감도없이 사는 편한 사람들이고.나는 이런생각들로 345일을 시달리고 쫒기고 때로는 맞서고.매일매일 싸우는 과정.매일매일 벌어지는 전투.승리해도 내가 다치고 패배해도 내가 다치는 아이러니한 이런 싸움은 머리와 마음을 항상 시끄럽게한다.그래도 괜찮다.그래도.


왜냐하면 나는 그래도 살아갈거니까.사고회로 한구간이 잘못된 내가 좋다.어느 감정이 결여된 내가 좋다.생각이 끊이지 않는 내가좋다.술을 마시고싶은 내가 좋고 담배를 피고싶은 내가 좋고 사람을 버리지않고 아껴주고싶은 내가 좋다.동물을 사랑하는 내가 좋고 햇빛좋은날 혼자 누워있고싶은 내가 좋다.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정갈하게 담아먹고 싶은 나도 좋고 집안 곳곳 온 유리창을 깨버리고 가스관을 폭파시켜 버리고싶은 나도 좋다.겉으론 고요하지만 누워서 칼로 내 허벅지를 찔러 죽이는 상상을 하는 내가 가엽고 좋다.아니, 좋다기보다는 그냥 자연스럽다.나는 이제 나에게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내 껍데기도 내 영혼도 모조리 내것이다.내 모든것을 위탁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그렇게되면 나는 버텨온 삶이 거짓이된다.어쩌면 과거는 다 거짓의 영역으로 치워버리고 새삶을 시작하고싶은 나약한 내가 좋다.동시에 아집으로 버티고 알수없는 말을 늘어놓는 병신같은 내가 좋다.자연스럽다.그게 나인거다.나는 거기서 시작하고 거기서 끝난다.예의없어서 미안.아니, 예의는 바른데 싸가지가 없어서 미안.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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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나 싸이코패스야

맞아 나 싸이코패스야


악한 마음 다 갖고있지않나.그걸 유혹이라 한다면 맞아.난 유혹에 약한애야.


유혹에 약한건 맞는데 그렇다고 그걸 실행에 옮기는 자기파멸의 길로 들어서진 않아.예를들어 분노감이 치밀어 올라 눈앞에 보이는 건물들을 다 때려부수고 불을 지르고싶어도 그건 내 분노가 만들어내는 허구의 이미지일뿐.그게 현실로 일어나도록 냅두지 않는다는 뜻이야.그리고 나는 대부분 그렇게 사는줄 알았거든? 근데 아니더라고.생각보다 건물 부수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더라.난 한번씩 모르는 사람도 막 줘패고싶고 그냥 치밀어오르면 그러던데,그리고 그건 언제나 생각에서 그치고 항상 언제나 그건 생각일뿐이지만.그런 생각조차 없는 사람도 있더라고.그럴땐 내가 나쁜건가 순수한건가 못된건가 여린건가 헷갈리더라고.지금도.


봐.재결합 할 기회가 얼마전 한번 있었다.나는 만나서 또 개 헛소리만 했지.사랑할땐 그게 예뻐보였겠지.술취하지 않아도 술취한것처럼 말하는게 내 특기고 욕망이라 그렇게 말했는데 아마 정 털렸나봐.모르겠다 그사람 마음을.더 무서운건 그사람이 받은 마음의 상처가 뭔지 가늠은 되는데 공감도 이해도 안가는거.맞아 나 싸이코패스야.보통사람이 뭔지 모르겠지만 늘상 말하는 그놈의 보통사람들과는 뇌구조 자체가 달라.사고방식이 달라.내 사고방식이 절대적으로 나쁜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나쁜가봐.아마 대부분은 그렇게 느끼나봐.이해할 수 없는 사고방식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내 이상형인것도 나는 이번에 알게됐어.나를 이해할 수 있는, 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그냥 귓구녕 열고 듣고만 앉아있는 그런 불상같은 사람.그렇다고 내가 도리를 안지키는 인간이기를 하니 뭘하니. 유혹에 약하긴 하다.사귀는 사이여도 이 남자 저 남자 눈에 들어올 수 있겠다 그건.그렇다고 내가 걔랑 뭘 한대?결국 그냥 스쳐지나가는 헛바람같은거고 난 그걸 잘 느끼는편일뿐이고,배신은 안한단 말이야.근데 그 사람은 내 천성이 불안한가보다.어쩌면 내 병이.어쩌면 내 말하는 방식이.스탠다드한 길만 걷던 사람에게 사회낙오와 조울증 환자가 경조증 상태에서 5톤트럭 몰고 부딪혀온거나 다름없는거야.이거는 그런 만남이었다.안될안.안될건 어차피 안될거였는데.


내가 시집을 받고 마음이 너무 들떠서 이틀동안 잠을 못잤다고 고백했는데,나도 잘 몰랐지만 그사람도 알았어야했다.그냥 내가 개또라이였다는걸.보통사람이 아니었다는걸.보통사람은 시집 선물받고 하루종일 푹 잘만잔다.나같은애만 그런데에 민감하고 눈동자가 약간 맛가있어서 꽂혀버려서 사랑에 시작된거다.나는 도무지 나를 믿을 수 없어.술쳐마시고 좀만 잘노는 성격이면 아무나 다 사랑했을것같아.물론 이 사람이 아무나는 아니지만.너무 평범하게 특별한 사람과 너무 또라이같이 특별한사람은, 처음에 서로 특별해서 만났겠지만 갈 수록 다른 세계에 있다는것을 느낀다.그 엄청난 외로움.그걸 이 사람도 느꼈겠지.


상처줘서 미안한만큼 너도 나 상처줬잖아.착쁜놈아.

나 불안하고 불안정해 생각이 끊이질 않고 언제나 생각만하느라 행동이 느려.

보통은 나를 현실감각 없다고 꾸짖지만 이게 천성이야.

나는 뱉는게 말이야 내가 뱉고나서 무슨말을 했는지 기억안나는때가 정말로 많아.

내 말에 상처안받았으면 좋겠어.


라고 내가 앞서 방패세워놨던것들이 역시나싶게 진짜 사실로 다가오면 이런 상또라이가 있나? 하면서 냅다 도망가는거다.내가 질려서 혹은 나한테 더 상처받을까봐.뭐든 조금.그런걸로 떠난거면 후회나 미련은없지.이건 내 평생 못고치는 분신같은거라.차라리 이 문제면 깔끔하게 포기.이 문제일것같긴하네.


아 속이 다 후련해.헤어지자는 말을 다시 들은건 아니지만 느낌상 이건 다시 헤어진거고.그 과정에서 상처는 그사람이 받았겠지만 나는 할만큼 어필했다는게 후련하다.맞아.나 싸이코패스야.남의 감정보다 내 감정이 중요해.그 사람 감정이 그런가보다 추측은해도 잘 안와닿아.그냥 나쁜년된것같아서 마음이 안정되는것같아.이건 내가 알고있던거잖아.됐다 됐어됐어.그냥 덜떨어지고. 나잇값 못하는 그런 연애나 하고싶다.멍청하고 동물같이 현재만 생각하는 그런 연애.내 나이 27살에 할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그래도 5년안으로 한명은 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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