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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한국 여성작가의 SF소설이라면 일단 읽어야겠지만, 장르소설과 어색한 나는 참 안읽힌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은가>는 꼭 영어이름을 써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나 싶을정도로 외국소설을 보는 이질감이 들었다. 난 그런 설정은 별로 좋아지 않나보다. 여튼 지금은 <스펙트럼> 읽는중. 처음엔 문체도 그렇고 안읽하더니 스펙트럼은 읽히는중. 한번 다 읽고 단편마다 짧게 리뷰를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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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남성에게,공동체에,전 인류에게 새로운 상상력과 지성을 제공한다. 남성이 자기를 알려면 ‘여성문제’를 알아야한다. 여성문제는 곧 남성문제다. 여성이라는 타자의 범주가 존재해야 남성 주체도 성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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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표준이나 평균을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사실, 평균이라는 것은 현실에서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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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잡담] 그때 그 독서권태기


단테의 신곡 살인
국내도서
저자 : 아르노 들랄랑드(Arnaud Delalande) / 권수연역
출판 : 황매 2007.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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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내가 중3인가 고1이었을때다.나는 이 책때문에 몇년간 책을 못읽게 되었다.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을 이유로 내 독서권태기를 설명하는건 비겁하지만,그래도 이 이후로 독서량이 뚝 떨어지고 책에 대한 흥미가 현저히 낮아진것은 사실이다.


내가 이 책을 구입하게 된 이유는 그냥 그맘때쯤에 추리소설 좀 읽어볼까하는 마음에서였다.자주가던 동네 서점이 조금 큰편이었는데 나는 학원을 왔다갔다하면서 그 곳을 자주 들렀었다.그리고 에스컬레이터 옆에 비치되어있던 이 책을 보게되었다.정말 우연히.단테의 신곡살인이라 이름만 들어도 강렬한 느낌이었다.이건 내가 읽어줘야만 할것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책 구입할때 다른사람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페이지도 정독하지 않고 휘리릭 넘겨보고 바로 구입해버린다.그러니까 예의상 펼쳐주는거였고 그냥 꽂히면 책을 구입했던것이다.거기서 침체기가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 책을 완독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두가지였다.첫번째로 나는 그때 단테가 뭔지 몰랐다.웃긴이야기지만 나는 단테가 이 책의 주인공인줄 알았다.단테의 소설을 바탕으로 이 책이 구성된건지도 모르고 읽으니 읽을수록 머리가 굳어가는 느낌이었다.고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니 책장을 도무지 넘길 수 없었다.두번째 이유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외워지지않아서였다.이탈리아 도시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지만 이름이 너무 길고 장황한데다가 새로운 인물둘이 갑자기 툭툭 튀어나와서 읽을 수 없었다.


몇번씩 읽어보려고 도전을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학교 도서관에 기증해버렸다.지금은 이 책을 읽어보라고하면 읽어볼 수 있을것같은데 그때는 책에대해서 정나미가 떨어져버려서 그 이후로 책 읽는버릇이 오랫동안 지하에 파묻혀있었다.정말 이 책이 시작이었다.


사실 어려울법도했다.그전에 읽던책이 사립학교아이들이나 가네시로 가즈키의 레볼루션,GO 이런 작품이었기때문에 단테의 신곡살인과 차이가 있었다.나름의 충격적인 이 사건으로 내가 느낀점이 있다.책은 훑어보고 구입하자.자기한테 맞는책이 있고 아닌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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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다자이오사무 - 인간실격 : 인간의 반의어


인간 실격
국내도서
저자 : 다자이 오사무 / 김춘미역
출판 : 민음사 200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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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을 읽으며"


제목만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어림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인간실격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가슴을 강하게 치고 지나가는지 제목의 힘을 다시한번 느꼈다.그리고 인간실격이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소설임을 알게되면서 더욱 무거운심경이 되었다.고독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엔 주인공 요조의 두려움에는 안쓰러움이 있었다.요조는 망가져가면서도 순수한 인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순수의 유사어는 심약함이라고도 할 수 있을것같다.마음이 여린사람으로 비추어지는 그의 모습은 나로하여금 아버지를 떠올리게했다.술에 취해 지금을 잊고싶어하는 모습마저도 나에겐 아버지의 모습과 비슷했다.아버지.아버지란 내게 무엇일까.요조는 내 아버지이며 나의 반쪽모습이다.숨기고 살 뿐이다.


한쪽에선 인간실격은 분명 우울한데 그 우울함에 개연성이 없어서 공감하기 어렵다는 리뷰도 있다.원래 우울함과 절망감과 패배감은 개인의 창자안에,뱃속에 꽉꽉 눌려있는 무거운 감정이기때문에 개연성을 찾기 어려운것이 당연한것이라고 느낀다.더불어 부러운마음도 든다.이토록 처절한 두려움에 공감하지 못한다니 부럽다.실격에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서 그럴 수 있는걸까.



"에곤쉴레의 꽈리와 열매가 있는 자화상"


좋은 표지선정이다.나는 민음사의 책으로 인간실격을 읽었기때문에 에곤쉴레의 그림이 이 책의 표지가 된것이 굉장히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자전적소설에 자화상표지라.사실 에곤쉴레도 평탄한 삶을 산 작가는 아니다.젊은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그 짧은 인생에도 굴곡이 심했다.그럼에도 그림속 자신은 턱을 살짝 쳐들고 오만한듯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응시하고있다.그림을 가만히보면 나를 쳐다보는듯한 느낌도든다.개인적으로 나는 저런 포즈와 표정은 예를들어, 화장실거울을 통해 자신을 쳐다볼때,세상의 시선에서 해방되어 조금 더 자신에게 도취되었을때 나올수 있는것이라고 생각한다.자아도취라고 하지만 나르시즘과는 조금 다르다.자신이 가진 불안과 패배감을 외면하지않고 있는그대로 본인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것이다.내가 사진작가 낸골딘(Nan goldin)에게 꽂힌 이유도 그것이다.트라우마의 미학이 있다.세상 어디에도 쓰일 수 없을것같이 처참하고 쓰레기같고 불안한 나여도 그것이 나임을 인정하기까지의 영혼을 깎는 과정인것이다.에곤쉴레의 자화상은 요조의 또다른 자화상이고 다자이오사무의 자화상이기도하다.




"죄의 반의어를 찾는일"


소설 내에서 요조는 어떠한가치를 정의내리기위해 분주해보인다.특히 죄의 반의어를 찾기위해 고뇌하는 모습은 죄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그의 노력이었다.죄에 본질에 다가가려는 이유는 역시 죄책감이라는것에 시달렸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죄책감.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을 상기시킨것도 어쩌면 자신이 받아야할 벌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호리키가 요조를 비난조로 슬쩍 건드릴때도 요조는 가만히 있을수밖에 없었다.마음속 어딘가에선 아니라고 소리쳤지만, 결국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던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그렇게 요조는 죄의 반의어를 알 수 있을듯 말듯하다가 결국 그만두고만다.죄책감은 죄이자 벌이다.그런차원의 영역이 아닐까.사실 잘 모르겠다.삶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풀리지않을 수수께끼같은 문제일것이다.요조도 죄의 반의어를 찾아 죄에 더 가깝게 다가가고자 했지만 생은 답보다 질문만을 주었을뿐이다.요조는 아내에게 동경하는점이 있었다.순진무구하게 사람을 신뢰하는것.요조가 아내와 결혼한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지않나싶다.인간사회에 섞여들지 못하는 패배자의 속성을 가진 자신을 의심의 여지없이 믿어주고 바라봐주는것.동경하면서도 가까이 가기 무서웠던것.그 믿음은 아내에게 일어난 어떠한일로인해 파괴당해버린다.요조는 괴로움속에서 신에게 묻는다.아내의 신뢰심은 죄인가요? 선이라고 믿었던 순수함이었는데,그것이 상처를 주기도한다.변하지않는 온전한 가치가 필요했을터이다.희극명사와 비극명사를 나누어 놀던 요조는 내가 파악하기에 심약하고 불안했기때문에 어떤가치를 어떻게든 정의내리고싶어한 사람같다.혼란스러웠기에 질서가 필요했던 사람이었는데 이젠 더 혼란스러워진것이다.고생끝에 고생이 왔으니,요조는 술에만 의지하게 된다.


술.술은 무엇일까.술은 현실을 잊게해주고 나를 무방비상태로 만들어주는것이다.무방비상태의 나에게 중독되지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알콜중독자들은 대게 그 사정이 딱하거나 견딜 수 없는 자괴감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많다.내아버지도 그랬다.요조는 어린시절부터 익살을 자기무기로삼아 가족에게,사회에게 섞여들여가고자했던 부자연스러움과 노곤함을 술로 털어내듯, 그렇게 무방비상태에 중독되었다.종국에는 뜻하지않게 정신병동에 입원당하게되면서 그때 "인간실격"이라는 단어를 쓰었다.


인간실격.망망대해에 떨어진 조각배에 타고있는것처럼 불안했던 한 사람이 고뇌와 죄책감을 거치며 끝내 자신에게 정의내린단어.인간실격.실격이라는 단어는 장례식의 무거운 분위기와 맞먹는다.실격의 반의어는 확실히 합격이다.하지만 인간실격의 반의어가 인간합격일지는 모르겠다.요조는 죄의 반의어를 찾아 고민했듯이 인간과 인간의반의어를 찾아 고민했을것이다.'더 이상 인간이 아닌것'으로 본인을 인간의반의어로 정의내렸을때.그때 요조는 인간에대해 생각하는것을 멈추고 어떤 마침표를 찍었을지도 모른다. 


요조의 인생에서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의 인생에게 신은 전지전능하지 못했다.다만 면접관의 역할은 했을것이다.세상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인간들로부터 점수매겨지고 있었을것이고 합격여부가 판가름났을것이다.그 주제가 인간이었을것이다.요조는 인간실격을 원하지않았다.그저 무저항했을뿐이었다.주변사람이 힘들어하니까 그래서 나도 힘드니까.그만힘들고싶어서 무저항으로 받아들인선택이 인간을 아니게만들었다.사무칠정도로 불쌍한 결말이다.나는 어렴풋이 요조가 이렇게 자기파괴의길로 들어선 이유를 알것같다.주변 환경에 예민했고 여렸고 누구보다 세상을 보는눈이 정확했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그래서 외로웠고 사람들과 쉽게 섞이지 못했을것이다.그렇다고 다 자기파괴의 길로 들어서느냐? 그것은 아니다.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여린저항을 했기때문에 파멸의 길로 들어섰다고 생각한다.그 작은 몸짓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통감해야한다.여기서 저항은 단순히 반대의뜻이 아니라 요조가 요조의 자아로 살 수 있게 노력했다는 뜻이다.그 저항이 자의반 타의반 끝났을때 요조는 무저항은 죄인가요?하고 신에게 묻는다.죄에 대해서 그렇게 고뇌하고 죄의 반의어를 찾으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계속 하나씩 파괴당하고 하나씩 되물어볼 수 밖에 없게 되었다.요조는 이십대 후반에 백발에 가까운 머리색을 얻었다.새하얗게 바란 그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인생의 고단함과 덧없음을 느꼈다.술 한잔이 생각났다.





인간실격 中


모든것은 지나간다는것.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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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잡담] 요즘 책을 너무 지르는것같기도



3월에 구입한 책도 아직 다 읽지못했고 그 전에 구입한책들도 아직 다 못읽었는데, 그놈의 알라딘! 알라딘을 집처럼 왔다갔다하다보니까 책이 쌓여간다.2개월내 구입한 책들이 20권은 되는것같다.우선순위를 정해놓고 읽어야하는데 쉽지않다.왜냐면 난 정신산만한 사람이니까....TT


최근에 받은 줌파라히리의 책을 비롯해서 읽을책들이 정말정말 많다.시간도 많아서 노오력만 한다면 다 읽어낼 수 있겠지.그냥 읽는것에서 그치지말고 씹어서 내것으로 소화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초인수업과 인간실격,순정은 읽고있는중이다.초인수업 먼저 끝내고나면 니콜라 파르그의 책을 읽고싶다.아 그리고 친구가 선물해준 페미니즘 책도 읽어야하는데 언제 읽는다냐 이걸 다.


그래도 취미가 이런쪽에 붙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좀 더 활동적이고 운동신경을 자극할만한 취미도 좋지만 집순이의 일상에서 책읽기란 얼마나 선물같은가.더운물로 목욕하고 시원한 음료나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면서 책 읽는게 낙원이 따로없다.가끔은 맥주대신 웰치스 포도맛으로 분위기도 낸다.술같다고 생각하고 벌컥벌컥 마시면 나름 분위기 타진다.플라시보 효과 같은거라고 해야하나.포도주같은 맛이라고 계속 세뇌해야한다.그래야 기분이 알딸딸해진다.


오늘도 화이팅 내인생아.열심히 읽다보면 남는게 있을거고 남는게 없어도 읽다보면 즐겁기라도 할테니까.독서활동은 옳다 옳아.열심히 좀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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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정유정 - 종의기원 : 침잠되어있던 악


종의 기원
국내도서
저자 : 정유정
출판 : 은행나무 201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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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에 전반적인 책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종의기원을 읽으며"


<7년의밤>으로 유명한 정유정작가의 <종의기원>을 며칠 전 완독했다.100페이지 넘어가기전까지 지독하게도 안읽히더니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술술 읽히기 시작했다.나는 이 책을통해 정유정작가를 처음 접해봤기때문에 작가의 스타일을 잘 알지 못하였다.완독 후 작가의말을 읽어보니 악에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듯 보였다.다른 작품들도 같은 주제의식을 가지고 진행된 글이지 않을까 싶다.종의기원은 조금 더 악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침잠되어있던 악"


주인공 한유진은 사이코패스중에서도 최상위레벨에 속하는 프레데터이다.한유진의 이모는 이를 '포식자'라고 칭한다.먹이사슬의 위쪽에 존재하는 포식자.지성과 교양으로 차있는 인간사회에서 포식자라는 단어는 어울리는가.한유진은 그정도로 위험한 존재로 여겨진다.엄마와 이모는 한유진의 포식자성질을 통제하기위해 약물치료와 인지치료등 할 수 있는 모든방법을 동원한다.자신의 병적발작이 간질때문이라고 믿었던 한유진은 후에 모든 사실을 알게되고 이모와 엄마를 향한 분노와 배신감으로 점철된다.종종 엄마와 이모 또한 한유진에게있어 가해자라는 리뷰를 보아왔다.한유진속에서 악이 발현한 까닭은 자아살인당했기때문이다.라는말에 어느정도 동의하면서도 이모와 엄마의 한유진케어의 명분은 상당히 도덕적이었기때문에 온전히 공감할 수는 없었다.


한유진은 악 그 자체로 존재한다.그러나 책이 끝날때까지도 한유진이라는 인간에 대해서 아리송하게 만드는 면이 많았다.우리가 생각하는 싸이코패스는 아무감정을 느끼지못하며 죄의식이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의 인물인데,한유진은 그 중간어디에 발을 걸치고있는듯한 캐릭터였다.물론 한유진이 저지른 과오들은 용납될 수 없다.사회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정유정 작가는 이 점을 염두에두고 글을 썼다고 한다.외부인의 시선으로 보는 악인이 아니라 주체로서의 악인으로 한유진을 그려냈다.그렇다면 우리는 조금씩 한유진과 다르지 않을것이다. 시대를 건너 올라가면 전쟁의역사가 있다.전쟁을 통해 패전국과 승전국이 나뉘어지면 승전국은 그에따른 이득을 취했을것이다.그렇다면 전쟁의 역사 이전에는 어떠했을까.이득을 따질 수 없는 사느냐 죽느냐,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을것이다.그렇게 인류는 살인의역사로 진화되어왔다.약간의 비약을 더하자면 우리의 조상들은 살인으로 승리한 승자들이며 우리는 그 후손들이다. 우리에게도 어쩌면 그러한 유전자가 잠식되어있을지도 모른다.나는 참 이말이 소름돋았다.살인 유전자가 내포되어있는 인류들의 인간사회라니.


끔찍한 포식자들은 우리 주변에도 있을것이다.학교를 가는 버스안에서도,밥을 먹는 식당안에서도 매의 발톱을 숨긴채 목덜미를 바라보며 사냥할 때를 노릴 수 있을것이다.하루가 부족하게 살인뉴스는 보도되고있고,그 내용들은 갈수록 경악스럽기 그지없어진다.인간 내면의 어둠의 숲은 누구에게나 있다.그 어둠의숲을 도덕과 이성으로 키워낸다면 사람을 잡아먹는 숲으로 진화하진 않았을것이다.한유진의 경우 생존에 위협이 느껴질때마다 살인을 행했다.그 피해자가 엄마와 이모와 친구이자 형제인 해진이다.다만 딱 하나의 사례.빗속을 걸어가던 우산을 쓴 여인을 살인한것은 한유진이 싸이코패스이기때문에라고밖에 설명되지않는다.살인을 하는 순간과 겁에질린 여인의 표정이 그의 심장을 격렬히 뛰게 만들었다.그 쾌감과 흥분감을 잊지못했을것이다.포식자가 아닌 우리들은 너무 비극적인 순간이지만 한유진에게도 그것이 비극이었을까.불행하게도 그는 포식자임을 자각하게되었지만 그는 불행하지 않았다.그는 진정한 자신을 만났다.



"깊고 검은 물"


물의 이미지를 잘 사용한것같다는 생각이 든다.물은 한유진에게 양수와도 같은 공간이었을것이다.물속은 한유진에게 있어 세상밖과 단절되는 공간이다.엄마의 히스테릭한 '유진아!'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는 공간.자유가 허락되는공간.그 공간은 단순히 현실에서 벗어나는 도피처로 그치지않는다.생명의 기원이 바다에서 시작됐다는 말이 있듯이 만물의 어머니인 물은 한유진도 품에안을 수 있다.그리고 그 속에서 한유진은 악으로서 잉태되기 시작했다.몰래 약물을 중단하고 수영대회에 나갔을때,부둣가에 앉아 바닷물을 바라볼때,비내리는 스산한 도로위에서 한 여자만 응시하고 뚜벅이며 걸어갈때,자신의 집을 파탄내고 도망치기위해 검은바다로 뛰어들었을때.이 모든 순간들은 한유진에게 자아를 드러내도록 만든다.한유진이 살기 위해 도망친 겨울바다는 손으로 검은액체라도 퍼올릴 수 있을것처럼 새까맣고 깊고 차가운 어둠 그 자체였다.그 속에서 한유진은 스스로 생존했다.어쩌면 영웅기처럼 보일수도있는 그의 모습은 그래서 모순적이다.도의적인 명분이 아닌 오로지 생존을 위한 살인.그 살인을 운명처럼 행하는 살인마 한유진.뱃노동자 세월을 끝내고 우리네 거리속으로 들어온 한유진을 우리는 가려낼 수 있을까.피한다면 피할 수 있을까.집을 부수고 검은물을 지나서 우리네 세상으로 들어온 한유진은 누구일까.





작가의 말 中


프로이트에게서 얻은 미약한 실마리 하나


'도덕적이고 고결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깊은 무의식 속에서는 금지된 행위에 대한 환상, 잔인한 욕망과 원초적  폭력성에 대한 환상이 숨어있다.사악한 인간과 보통인간의 차이는 음침한 욕망을 행동에 옮기는지,아닌지의 여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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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서재



<어떻게 당하지않고 살것인가> : 마르갈리스 프옐스테드

<아버지의 딸> : 이우경

<초인수업> : 박찬국

<페미니즘의 도전> : 정희진

<강신주의 감정수업> : 강신주

<포우 단편선> : 에드거 앨런 포우



3월이 참 빨리 끝나가는것같다.일을 그만둔지 한달이 채 안됐지만 약간 무료하고 또 자유롭고 우울하고 행복한 감정격돌의 하루하루를 보내고있다.자전거로 달리면 20분거리에 있는 교보문고와 알라딘을 많이 왔다갔다했다.어제는 필라테스 수업을 충동적으로 빼먹고 우울한마음에 교보문고로 향했다.심리학코너에서 한참동안 머물렀다.그래서 건진책이 <어떻게 당하지않고 살것인가>,<아버지의 딸>이렇게 두권이었다.


<어떻게 당하지않고 살것인가>는 심리학 코너에서 많이 훑어보고 지금의 나에게 필요하겠다 싶어서 구입했다.바로 전 글에도 썼지만 나는 그간 정말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애한테 친구라는 갈고리에 묶여 시달려왔기때문에 이런책이 필요했다.이 책은 자기애적 성격장애와 경계성 성격장애의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아온 사람들을 서술하고있다, 그 미친년은 자기애적성격장애가 분명할것이라고 나는 엄지손가락 한마디 다 걸고 이야기할 수 있다.물론 나만큼 그년도 내 단점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거라고 생각한다.중요한건 나는 다른사람이 아니고 '걔'라서 스트레스를 받은것인데, 걔는 내가 아니더라도 아무한테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문제들이었다.시발.


<아버지의딸>은 제목에 많이 혹한것같다.세부섹션을 살펴보니 아버지에게 사랑받고자란 딸 이야기도 많은것같은데 그렇게 딱히.뭐.아버지라는 존재는 평생 내가 짐짝처럼 안고가야할것이다.그 빈자리의 크기가 어떻든간에 내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것은 분명하니까 괜찮은 소비라고 생각한다.


<초인수업>은 니체의 초인론,위버멘시에 관심이 생겨서 교보문고에서 구입한 책으로 요즘 이 책으로 약간 용기를 얻고있다.구체적 서평은 다 읽고 게시할 생각이다.문체가 간결해서 잘 읽힌다.나같은 철학문외한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박찬국 교수님께서 많이 신경쓰신것같다.정말 좋은책이다 이책.안에 일러스트도 문체처럼 담백하다.이 책은 약간 힐링책 비슷한 느낌이다.


<페미니즘의 도전>은 어차피 언젠가는 읽어볼 책이었는데,친구가 선물해줬다.좋은친구다.사실 페미니즘 관련 수업을 한번 들은적이 있었다.조를 편성해 토론수업을 많이 진행했는데 거기에 남학우 한명은 내가 대놓고 공격적이라 많이 불편해했었다.딱히 그 남학우를 공격하려는것보다도 여자이기때문에 가지게 되는 사회적편견같은것을 이야기했는데 나는 안그러는데?이런 태도로 일관했었다.존나 뭘 어쩌라는건지.사실 나도 공격적으로 여성혐오 문제에 관해서 목소리를 높여왔던편이라고 생각은하지만,한편으로는 또 피곤하다.이게 인간 본성인가보다.분명 목표는 같은데 방법부분에서 차이가 난다.가치관도 다르고 의견을 피력하는 방식이 달라서일까.아직 정형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그런것일까.피곤하다고 느끼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뭐 어때 사람인데 피곤할수도있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동시에 든다.확실한건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점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팟캐스트 벙커1을 통해 강신주를 알게되었는데 나름  도움을 많이 받았다.휴학했을때도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는데 꽤 자신감을 갖게해줬다.근래 강신주의 언사때문에 커뮤니티에서 시끄러웠던 일이 있었다.페미니즘 관련해서 망발을 했던것같은데.나 이거 진짜 솔직히 강신주가 말했던 '페미니스트들의 공격적인 자세에 대한 문제성'.이부분에 대해서 반은 공감하고 반은 비공감한다.이러면 또 누군가는 그러겠지.에베베베 '좆같은 중립분자들 죽어라 죽어'.너나 죽어라.강신주의 발언이 사회적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점은 확실하나 사회적 물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각설하고 감정수업을 직접 읽어본적은 없지만,당시 팟캐스트에서 간봤을때 기회되면 읽어야지.다른사람들의 고민과 인생이 궁금하다.그리고 강신주라는 사람은 그 고민에 어떤말을 해줄것인지 궁금하다.그런생각을 했었다.


<포우단편선>은 에드거엘런포우를 읽어봐야해서 샀다.번역이 그렇게 맘에 들지는 않는다.알라딘에 몇권없더라.전에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한살터울 사촌오빠에게 내 블로그 글을 읽어봐라하고 툭 던져준적이있었다.약간 포우 느낌이 나는것같다고 했었다.수필에 형식은 없지만 그렇게 수필같지는 않다고 뭐 그런 비슷한 말도 했었다.그래서 포우를 알게됐다 사실은.갈까마귀나 검은고양이 같은 작품은 알지도 못했다.오빠가 그렇게 느낀다면 내가 읽어 볼 이유는 있다.


이중에서 읽고있는책이 현재 초인수업뿐이다.사실상 3월의 책 구입목록쯤 되겠다.



2016/08/19 - [E] - 8월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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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서재


인간실격 : 다자이 오사무
채식주의자 : 한강
종의기원 : 정유정


남들 다 하는 먹고사는일을 시작하면서 책과 더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때문에 월마다 목표를 잡아 책을 읽어보려한다.2016년이 끝을 향해 달려간다지만 지금이라도 읽어야지.어차피 시간은 멈추지않으니 지금이라도 읽어야지.

책 한권을 완독하는 습관보다 이 책 조금 읽고 저 책 조금 읽고 갈아타는 습관이 들어있다.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좋은점도 딱히 모르겠다.요즘은 변화를 위해 노력중인지라 예전과 달리 한권을 끝까지 붙잡고 읽고있다.지금은 종의기원을 읽고있는데 이 뒤로 한권을 더 읽을 수 있도록 일찍 일어나 택시타지말고 버스를 타야겠다. 출근지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햇빛이 내리쬐는 창가에 앉아 책을 읽으면 그 시간이 내 하루 중 제일 행복한 시간이다.비록 이십분남짓 짧은 시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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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많은 디자인씨 : 여백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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