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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사람으로 태어나 가끔 천국을 믿어야만 할 때가 있다. 먼저 간 사람을 추억할 때, 그 사람이 잘 지낼것이라 생각해야 내 마음이 편할 때. 내 손목에는 십자가 모양의 타투가 새겨져 있지만, 먼저 말을 거는 사람에게 꼭 이야기해준다. 십자가가 아니라 그냥 가로줄과 세로줄일 뿐 그 어떤 의미도 없다고. 말을 하면서도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 진짜일까? 진짜 가로세로일 뿐 이야?

 

아빠의 아빠도 천국에, 아빠의 엄마도 천국에 있겠지. 난 아빠가 아빠의 엄마 아빠와 만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 가슴을 이렇게 짓뭉개놓은 사람이지만 용서하는 마음으로 백번천번을 생각해서 아빠가 부모님과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릴때 못받은 사랑도 듬뿍 받고 어른이 되고 부드럽게 불릴 일 없던 이름도 불려가며 다시 새롭게 사랑받고 살면 좋겠다. 현생에서 술로 다스릴 수 밖에 없었던 못난 자괴감도 엄마아빠 밑에서 사랑으로 어루만져졌으면 한다. 제발 넘치게 사랑받았으면 한다.

 

나는 아파트 주변에 몸을 못가눌 정도로 술에 취해 쓰러져있던 아빠가 너무 싫었지만, 술만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아빠가 너무 싫었지만 그 밑바닥에 어떤 감정이 깔려있는지 알고있었기에 마냥 미워하기보단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애를 정말 많이 썼다. 사실 노력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부분도 많았다. 이를테면 그걸 유전적 사고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비듬이 하얗게 내려앉은 아빠의 점퍼를 보며, 바둑게임에 열중해 욕설을 내뱉으며 담배를 피던 아빠를 봐도 나는 마음이 아팠다. 내가 어릴때 추억하던 아빠가 아니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 앞에 항상 밥상을 따로 차려 주었다. 아빠가 게임에 몰입해서 밥을 거르는게 아니라 가족에게 낯이 없어 본인도 상에 함께 앉지 못하는것을 알았기에 나는 그렇게했다. 어떻게든 아빠와 우리 가족을 다시 연결하고자하는 마음이 강했다.

 

예수가 못박혀 죽은날인지, 다시 부활한 날인지도 모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아빠는 커다란 나무를 트럭으로 싣고 와 천장에 닿게끔 집안 바닥에 박아두고는 했다. 어린 나와 동생은 약상자에 들어있는 솜뭉치를 떼다 붙이며 열심히 트리를 꾸몄다. 우리 아빠는 그런사람이었다. 화이트데이가 다가오면 큰 종량제 봉투에 온갖 사탕들을 쓸어담아 사오는 사람이었다. 이유가 생기면 어떻게든 선물을 만들어 주었다. 내 젓가락이 길어서 사용하기 불편하면,  집에 있는 연장으로 내 손길이에 맞게 젓가락을 잘라서 사포로 직접 갈아주었다. 나는 하나밖에 없는, 나만있는 젓가락으로 밥그릇을 비워댔다. 그 당시 동네에 아무도 가지고 있지않던 킥보드나 인라인스케이트를 깜짝선물로 주고, 가족끼리 시원한 바다를 보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게 주말을 빼놓는 아빠였다. 그랬었다.

 

교복을 입은 내게 담배 심부름을 당연하게 시키고, 핸드폰이 전원이 켜지지 않는다고 대리점에 가서 미친듯이 욕을 내뱉는 사람도 아빠였다. 그것도 아빠였다. 좋아하는만큼 내가 감당해야 할 아빠의 모습, 어른의 모습, 보호자의 모습이었다. 추억은 미화된다고 하니까 어릴때 추억이 더 미화된것도 많겠지만 확실히 아빠는 많이 망가졌었다. 한참을 허우적 거리더니, 그렇게 우리 가족을 가슴아프게 만들더니, 내가 집에 들어가기 싫어 놀이터에서 혼자 펑펑 울게 만들더니 조금씩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일을 했고 돈을 벌었고 술을 줄였다. 컴퓨터게임 하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다. 간혹 아빠가 담배를 피며 온라인 바둑을 두던 그 모습이 한여름에 낮꿈을 꾼것처럼 희미하게 떠오른다. 넓지만 낡은 베란다, 커다랗게 들어오는 햇볕, 그 쯤 어딘가에 낡은 등받이 의자. 그리고 커다란 스피커소리로 딱 -. 딱 -. 바둑을 두던 아빠. 새벽까지 이어지던 그 소리는 어쩔땐, 아니 꽤 자주 스트레스였다. 바로 옆방에서 뒤척거리며 잠들려고 애썼던 기억이 있다. 지독히도 헤드셋을 쓸 줄 몰랐다. 답답한 중년의 고집이거나 가족에 대한 배려심이 없거나, 반항이었을것이다. 그랬던 아빠는 갑자기 쓰러졌고, 돌아가셨다.

 

생각해보면 아빠의 유년기,청년기 모두 아빠 입에서 직접 들은 적이 없다. 아빠는 지독하게도 본인의 아빠이야기를 꺼리던 사람이었다. 나는 친할머니나 엄마를 통해서 대충 할아버지가 어떤사람인지 유추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아빠보다 더 한 사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빠가 그렇게 불안정한 사람으로 자란것도 나는 할아버지가 8할 정도 책임이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단 한번도 아빠입에서 '아빠'소리가 나온적이 없는것만 봐도 그랬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도 돌아가신 할아버지. 아빠는 확실히 많은 상처를 받고 자랐을 것 같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도 할아버지를 용서 할 수 없었을까. 한번 그런말을 한적이 있다. 끈끈한 외가식구들이 부럽다고. 아빠는, 어린애로 돌아가 다시 성장해야됐을 '애' 였다.

 

나는 그래서 친할아버지에게도 기회를 주고싶다. 당신이 망쳐놓은 것들이 한둘이 아니니 사랑으로 고쳐달라고. 이제 할머니도 하늘로 가셨으니 모두 모였으니 이제 세가족 잘 살아보시라고. 본적도없는 예수에게 무릎꿇고 비는 어느 멍청한 사람들처럼 매달려 빌고싶은 심정이다. 할아버지님, 부디 우리 아빠 행복하게 다시 키워주세요.

 

 

 

덧붙여 아빠가 천국에 갈까, 지옥에 갈까 그런생각도 많이했는데 이제 상관없어진 것 같다. 내가 다 용서했으니까 아빠는 천국에 있을것이다. 종교 뭐 이런거랑 다 상관없이, 내가 손목에 새긴 십자가 혹은 가로세로와 상관없이 아빠는 천국에 가 있을 것이다. 내가 그리로 올려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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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교회를 싫어하는 진짜 이유

내가 교회를 싫어하는 진짜 이유


진실로 믿었기때문에
진실로 사랑했기때문에
끝까지 붙잡아보려 노력했기때문에 이제는 정말 싫다.
그게 결론이다.

난 이제 크리스찬들이 내게 선의와 선민의식으로 꾸밈없는 신앙을 내게 보이면, 나도 꾸밈없는 불신과 신이없다는 내 의지를 내보일것이다.

신성하고 올곧아 성스러워 보이는 그들의 신념의 무게는 나의것과 다르지않다.나도 존중받아야하고 그들도 내 무신앙에 상처를 줄까 두려워해야한다.말을 아껴야한다.믿으라는 말 만큼 가벼운 말이 없다. 사탕 건네줄때도 쓰지 않을만큼 가벼운 하나님 믿으세요.

신과 그의 신자들은 진심으로 원수를 사랑하라.
믿지않는 사람까지도 사랑하는게 당신들 몫이고 나는 당신들의 신념에 기반이 되고 방향성이 되는 사람이니 차라리 내가 신일지도 모른다.

싫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실은.
깊은곳에서 치밀어오르는 토악질같은거.
배신감에 온몸이 떨리고 머리가 하얗게 날아가는거.
그들의 설교가 안쓰러운 귀뚜라미 울음소리같이 들리는거.이젠 나에게 그런거.고작 그런거 내게 그만 권해줘.겨우 그런거.이제 그런거 아무 위안도 실용도 없는거.


신이 없다는게 내 깊은 신앙이고 종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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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ㄷ'

나의 'ㄷ'


"강아지는 다 예뻐.얘네들은 다 천국갈거야."

"맞아"

"강아지가 천국에 안가면 누가 천국을 가"

"맞아"

"천국엔 강아지들만 가득할거야 그러니까 천국인거잖아"

"맞아 맞아"


비밀인데, 강아지는 천사야.믿기 어렵지만 믿어야해.언젠간 너도 깨닫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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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ㄴ'

나의 'ㄴ'



누구였지 그게.내가 초등학교 놀이터에 홀로 있을때 '너 휘파람 참 잘분다'며 옆을 지나가던 사람이.


해가 기울던 때였다.학교 운동장은 주황빛이었다.밤이면 살아움직일 동상들의 그림자로 채워진 운동장은 찬가를 들을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냈다.눈치가 참 빨랐다.꾸물대는 그것들을 바라보고있자니 어둠이 오기전에 빨리 노래를 불러줘야 했다.사라지기전에 빨리.입술을 오므리고 후우 하는 바람소리를 뱉어냈다.입술 끝에 조금 더 힘을주고 소리가 빠져나갈 구멍을 점점 좁혔다.휘익 하는 소리가 구멍을 통해 흘러나왔다.탱탱한 국수가닥을 뽑아내듯 계속 휘익 소리를 뽑아냈다.소리가 찬가가 되기까지 채 10분도 걸리지않았다.음악시간에 배운 노래를 불러볼까.머리통은 다음 찬가를 고르느라 분주해졌다.이거 다음에는 저거,저거 다음에는 이거.예쁜 색으로 익어있던 흙바닥도 점점 냉동고에 쳐박아둔 동태색깔로 변해가고 있었다.나도 국수가닥을 뽑아내느라 바빴다.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건 예쁜 무지개빛 실타래같은것이었다.나풀거리며 입으로 토해지고 있는 실반죽들을 나는 보았다.


그게 버릇이 되었다.수업이 끝나고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도 하나 둘 저녁을 먹으러 집으로 사라져갈때 얼마나 짜릿하던지.자정이 되면 이순신동상이 살아 움직인다는 괴담은 순전히 괴담일뿐이었다.자정이 아니었다.노을이 질 때였다.그걸 아는 사람은 나뿐이겠지.내 손바닥에 내가 칭찬도장을 찍어주고 춤을추듯 입술을 오므렸다 펴며 매일 노래를 불렀다.


내 두번째 집.아무도 없었다.비어있는데도 많은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종소리도 없었다.떠드는 소리도 없었다.선생님들의 자동차도 없었다.대신 내가 보던것들은,떡볶이 한컵정도는 공짜로 먹겠다는 야심으로 철봉아래 흙바닥을 파헤쳐놓고 도망간 두더지들.뺑뺑이를 돌려대며 그 힘을 견디느라 손마디에 물집에 잡힌채 돌아가는 바보들.마른 모래사이로 축축히 젖어있는 짙은색의 동그라흙더미와 그 위에 꽂혀있는 나무막대기 하나.모든게 어지럽혀있는데 좋았다.조용하지만 상상만 하면 다시 시끌벅적해질 수 있는 공간이 좋았다.그래서 다시 살아나라며 예쁜 휘파람을 그렇게 불어대며.그네에 앉아서 멍하니 어느곳을 바라본게 아니라.전부 보고 느끼고 만지고 듣느라 운동장이 동태색깔이 되어서야 일어났다.그 날도 다른날과 다를바 없었다.


인상이 좋은 중년의 아주머니였던가.무섭게 생긴 아저씨였던가.이제와 생각하면 나와같은 20대중반의 어떤 언니였는지.내가 모르던 학교선생님이었는지.내 옆을 지나간다는 느낌조차 받지못했는데.나에게 그랬다.너 휘파람 참 잘분다며.따뜻한 표정과 웃음.춤추던 동상의 그림자들과 분주하던 내 입술근육과 출렁이던 그네줄과 모든것이 느리게 감겼다.해가 느리게 꺼졌다.


너 휘파람 참 잘분다

너 휘파람 참 잘분다.

참 잘분다.

너.


그 다음날부터 나는 휘파람 부는것을 그만두었다.수업이 끝나면 우르르 쏠려나가는 아이들 틈에 끼어 같이 교문밖으로 나갔다.춤추는 유혹을 물리치며 자꾸 자꾸 외면했다.나를 부르는 정글짐도 무시하고,모래더미에 끼어 있는 반달모양의 고무타이어도 무시하고.내가 앉아있지 않아 비어있을줄 알았던 그네는 본적 없는 언니나 오빠들이 앉아있었다.왜 그랬을까.나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같았는데.나는 내가 항상 그네에 앉아 휘파람부는것을 알고있었지만 휘파람을 부는동안은 휘파람을 분다는 자각이 없었다.그냥 그 순간이 좋았었다.칭찬에 놀란건지.놀랐는데 칭찬인건지.두근대는건 설레서 그랬는지,무서워서 그랬는지.계절이 바뀔때까지 놀이터에 남아서 홀로 휘익 휘익 대는 일은 없었다.학년이 바뀔때까지도 없었다.종종 놀이터에 남아있기 했지만 쉽사리 입술이 오므려지지 않았다.말하는법을 까먹은 사람같았다.춤춘다고 느낀 동상들의 그림자도 따분하기 그지없어졌다.나와 같이 노래하며 춤추던 공간이 그냥 공간이 되었다.내 놀이터가 그냥 놀이터가 되었다.


다시 뉘엿뉘엿 해가 지고있었다.누구였더라 그게.누구였더라 나한테 칭찬을 한게.누구였더라 내 공간을 망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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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ㄱ'

나의 'ㄱ'


뜬금없이,그러나 기다렸다는듯이 ㄱ이 말했다.그가 몸에 지닌 염세적인 태도는 이미 그를 휘감고있었다.돌같은 그를 누가 뚫을 수 있을까.나는 그의말에 생각에 빠진척했다.피하고싶었다.그와 대화하는건 피곤한일이었다.


"평범하다는건 지루하고 따분하고 재미없는걸 다 견뎌내야 가능한거잖아.그렇게 사는건 재능이야"


휘적휘적.빨대로 이미 녹은 음료를 저어대고있는 그를 바라보았다.반복적으로 둥글게 원을 그려대고있었다.그의 손짓은 나에게 주문을 거는듯했다.빨려들어라.빨려들어와라.그래 어쩌면 그의 말대로 평범하게 사는것은 쉽지않을일일지도 모른다.비범하다라는 뜻과 많이 다른가.평범하다는 뜻이 순탄하다는 뜻과 같은가.쓸모 없는 고민은 항상 그 때문에 시작된다.이런 고민은 내가 밥을먹을때도 목욕을 할때도 심지어 영화를 볼때도 날 지배한다.그리고 끝내 생각은 내가 어쩌다 그와 깊어졌는지 의문을 가지는것에 다다른다.주문을 거는 그의 손만 빤히 바라보다가, 결국은 피했다.눈치채지 못한것같았다.그는 계속 자신의 신념들을 주절주절 늘어놓기 시작했고 나는 그의 음료너머를 바라보며 한귀로 흘려버렸다.결국 그는 폭발한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진짜 중요한 얘긴데, 진심없는 너랑은 같이 못있겠다"


나는 갑자기 턱뼈를 쳐맞은 기분에 그를 올라다보았다.내가 무슨 잘못을했을까 생각하기도전에 그는 이미 화가나있었다.미안하다고 먼저 말했지만 뭐가 그렇게 성에 차지않는지 씩씩대는 그를 난 어쩔수없었다.그러니까 맞장구라도 쳐줘야했던걸까.그렇게 하기엔 너무, 너무 패배자 같아서 그렇게 할 수 없었다.그의 말에 동의하는 순간 난 평범을 벗어나는 사람이 되는것같아서.그 혼자만 그러라고 놔두고 싶었다.항상 나서고 떠들고 격양되어있는 그는 매력적인 사람이었지만 동시에 위험하고 불안하고 현실적이지 못한 사람이었다.그래서 자꾸 주문을 거는 그를 피해버렸고 눈치빠른 그는 금새 알아채고 빈정이 상해버린것이다.나는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그러나 동의한다는말은 하지않았다.세번째로 미안하다는 말을 뱉을때 그는 눌러참는듯, 져주는 듯 자리에 앉았다.어색한 적막이 흘렀다.


항상 이런식이었다.익숙해질만도 하지만 그건 내게 어려웠다.찌푸린 눈썹만 눈에 들어왔다.주위의 사람들이 무슨이야기를 나누는지 이제서야 들리기 시작했다.어느 대학원에 진학했더라 누가 무슨 차를 뽑았더라 다음달엔 외국으로 여행갈예정이다 등등 그들이 내 옆에와서 떠드는듯했다.우리 둘 사이는 조용함으로 채워졌고 다른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변을 뱅뱅 돌았다.오른쪽 귀에서 왼쪽귀로 돌고 도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목소리로 주문을 거는듯했다.빠져들어라.빠져들어라.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내 귓가를 춤을 추었다.


"그만 나가자"


놀란척하지 않고 주섬주섬 짐을 챙겨 일어났다.원래부터 그랬다.생각을 던지는것도 접게만드는것도 모두 그가 나에게 해주었다.그를 슬쩍 바라보았다.아까처럼 인상을 찌푸리고있진 않았다.원래 그런건가.말이라는건 흩어져서 계속 이어가지 않으면 그냥 공중에 퍼져나가기 마련이다.그는 내가 이어주길 바랬겠지만, 나는 그러고싶지 않았다.그래도 화가 풀린것같아 다행이었다.


따뜻하고 나른한 음악이 공간을 채우던 카페와 달리 거리는 춥고 한산했고 바람소리만 가득했다.서로 말없이 앞뒤로 걷기만했다.그의 뒤를 졸졸 따라가며 다시 생각했다.평범하다는게 무슨뜻인지, 그리고 내가 왜 그와 관계를 맺었는지.반갑지만 불편한마음이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그가 한발 한발 내딛을때마다 나의 기쁨과 불안이 교차되어 앞으로 나아갔다.바람만큼이나 차갑고 쓸쓸한 뒷모습을 보며 동질감을 느꼈다.내가 그와 친해진 이유는 사실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평범해서 혹은 평범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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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안아줬으면

누가 나를 안아줬으면


그 자체로 위로가 되었으면.위로의말을 들어도 들어도 끝이없을정도로 위로해줬으면.그 말을 듣다 듣다 잠이 들었으면.누가 나를 안아줬으면.나의 근본까지 사랑한다고 속삭여줬으면.배신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줬으면.그리고 나를 다시 안아줬으면.가만히 있어도 좋은 시간으로 물들었으면.


곁에 없어도 되니 그냥 자기자리에만 있어줬으면.나를 힐난하지않고 제발 그대로 바라보기만 해줬으면.더 이상 나를 다 알려하지않고 조용히 뒤돌아있었으면.


나와 거리를 유지해준채 그냥 거기 있었으면.움직임이 없는 정적인상태 거기서 나도 너도 평온하게 멈췄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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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시리즈] 대한민국 입시미술은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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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입시미술(회화를 포함한 모든 미술,특히 디자인)은 망했다.망해가고있고 앞으로도 망할것이며 망하기 위해 망하는중이니까 망할 수 밖에 없다.내가 10년 가까이 미술하면서 얻은 결론은 그것뿐이다.생각보다 복잡한 트러블로 구조상의 문제가 얽혀있을것같지만 사실 그렇게 복잡하게 망하지 않았다.대한민국 입시디자인은 그리고 디자인업계는 아주 단순하게 걍 망했다.


입시미술학원 강사로 몇년을 일하면서도 가장 큰 죄책감은 바로 아이들의 눈을 멀게만들어야했다는 사실이다.이미 어느정도 미술뽕에 취해 학원을 찾은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을 다시한번 입시뽕에 취하게 만들어야하는데 그 과정도 만만치않을뿐더러 나도 인간인데, 아이들에게 굉장히 미안해지고는 했다.입시미술학원은 무조건 명문대 입학생을 배출해야하기때문에 최대한 성적관리와 미술실기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쪽으로 지도를 한다.따라오는 애들은 따라오고 아닌애들은 안 따라온다.기본적으로 손빨이 되는 애들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하면 아이들 사이에 경쟁심이붙는다. 그것을 한번 더 자극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대학 실기대회다.


각 대학 디자인실기대회는 사실 우습게 볼 대회가아니다.전국의 모든 미대입시생들이 참가한다고해도 과언이아니며 본상수상자에 한해 수시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기때문이다.그런 큰 대회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친구들을 옆에서 보다보면 본인의 그림에 자괴감을 가지고 슬럼프에 빠지는 애들도 많이 생겨난다.딱 요 시기.이때가 단순 경쟁으로 재미볼 수 있는 시기고 그래서 애들을 학원에 잘 잡아놓을 수 있는 시기이다.혈기왕성한 친구들 가둬다가 경쟁시키면 죽어라고 하기마련이다.당근과 채찍을 적당히 섞어서 단순히 학생의 승부욕을 자극하는것이다.물론 이것도 그리는것에 어느정도 열정이 있어야 가능한일이지만 솔직히 미술학원다니면서 친구랑 비교 안당해본 사람 없을걸.그게 니가 당한 채찍이다.그 후에 칭찬들은게 당근이고.생각해보면 졸라 단순한데 이게 뽕맞는거랑 똑같아.중독되는거야.


그렇게 고1,고2생활을 하다보면 곧 고3 대망의 수험생이된다.죽어라 가둬놓고 패는 형식으로 그림 오질라게 배워서 명문대에 입학해봤자 나중에 잘살고 성공하는사람은 원래 집 잘사는애다.예외야 있겠지만 척박한 이 땅에서 저주받은 예체능하면서 그 공식을 깨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부익부빈익빈을 깨려면 사회가 받쳐주어야하는데 그마저도 안되니 아티스트로 재능을 펼치고싶던 꿈많은 학생들의 9할이 대학생때 나가리된다.대학생때 정신병 안오면 내가 장하다고 칭찬해준다 정말.


뭐 운좋게 대학도 잘갔고 학점도 잘땄고 디자인도 생각보다 적성이 맞아.그럼 이제 취업시장에 나갈때다.그리고 한번 느껴봐야한다.아 디자인 이런 개 미친분야는 연봉도 적고 출퇴근도 엉망이고 모든게 미쳐돌아가는구나.아 이세상은 디자인을 설계하고 구상하는 직업으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고객 발 닦이용 수건으로 생각한다는것을 느낄것이다.야근수당 챙겨주는 회사는 너무 훌륭한 회사가 되는거고.정시퇴근 가능한 회사는 노벨평화상을 받아 마땅하지만 물경력이 될 확률 99%이니 조심해야한다.사회에 얼마나 많은 전공이 있고 직업이 있는데 그중에 왜 하필 디자인(미술)을 선택해서 열심히 공부한 노예생활을 하는지 스스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할것이다.


그래도 산업,시각디자인이면 그나마 낫다.전공자들이 워낙많고 쏟아지고 싼 값에 인력을 해치우려는 씹양아치같은 회사들이 넘쳐나지만.그래도 낫다.뭐 보다 낫냐고? 영상,패션 전공에 비해서 백배 낫다는 뜻이다.패션디자인이 그렇게 하고싶어 죽겠다는 애들보면 마음 한켠이 아리다.절대 걔네들을 받아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구조라는것도 없어.아무리 요즘 다 4년제 나온다지만 전국에 패션디자인과가 몇개나 된다고.그 고급인력들을 갖다가 월 80만원 주면서 개처럼 굴리는 회사가 널렸다.내가 범죄만 아니라면 불 수십번은 대신 질러주고 나왔다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책상앞에서 재료비 쏟아부으며 고사리같은 손으로 그림그려대고있을 내 수많은 제자들,얘들아.속지마 업계가 미쳐서 너네 못 받아줘.그중에 금팔찌 낀 내 제자야.너는 집이 잘 사니까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열심히하는 흙수저가 열심히 안하는 금수저네 집 화장실 타일디자인해주고 남는 방 세들어 살 수도 있어.농담같지만 현실이다.왜냐고? 대한민국 디자인업계는 미쳤고 망했고 제정신이 아니니까.이럴수록 입시학원의 사탕발림이 정말 역겹게 느껴질수밖에 없었다.진짜? 명문대 나오면 살길 생겨? 나는 아니던데?


학원도 물론 생계고 먹고 살야아 하는 일이니까 그렇다고 치자.그래도 애들 꿈팔아먹는 장사라는건 마음속에 좀 담아두고 살아야하는거 아닌가? 애들이 헷갈려한다니까.회화학원도 디자인한다는애들 설득하고 상담해서 지 학원에 남아있게만들고,디자인학원도 다른거 한다는애 상담잡고 사탕발림하고 겁주고.염병 시바 나 진짜 이짓 하기 싫었어.전공 돌릴애야 알아서 돌리지.근데 맨날 희생양은 어른말 잘듣고 잘믿고 착한애들.걔네만 다 피해자들이야.하여간 원장들만 제일 배부르게 살아요


디자인 전공해서 지금 존나잘먹고 잘사는 애가 내 주위에 한명있다 한명.근데 걔는 원래 잘먹고 잘살고 집도 서울로 이사가서 월세걱정 없는 애였고.비교군이 아예 다르지? 거기다 대기업 들어갔다.그만하면 사정이 나은거지.근데 그게 쉽냐고 시바.대기업 안들어갔어도 사람답게 살만큼은 벌고 쉬고 성취감도 있고 그래야하는거 아니냐? 당연 아니지.그게 미술이야.없어 그런거.


하여간 나는 입시미술학원 수명 10년본다.10년안에 다 망해.망한대도 폭삭 망하지는 못하겠지.그림그리고 싶은애들은 어디에도 많으니까.그런애들 데려다가 꿈팔아먹으며 대학으로 넘겨버리는 학원들도 어영부영 살기야 살겠지.그래도 나는 10년 본다고.더 처참해.고급인력 다 놀고쳐먹고 앉아있는 이 실정에 지금 애들이 홍대나온다고 뭘 그렇게 인생에 꽃이펴.그것도 그 전공이 맞아야말이지.종이에 기초디자인으로 입시하는거랑 컴퓨터로 디자인 모델링 작업하는게 얼마나 다르게.그 머리가 그 머리 같지만 흥미차이가 얼마나 나게.겪어봐야알지.


불쌍하지만 열심히사는 내 제자들이나 돈 잘벌어먹고 살 수 있게 앞길 닦아놓으실 위대하신 누군가를 찾습니다.일단 난 아니야.난 내 입에 풀칠하기도 바빠.여튼 망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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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물음

부드러운 물음


지금 꾸는 꿈은 그냥 좋은음악 들으면서 나른하게 누워있는정도.그정도예요.이렇게 새벽에 잠이 오지 않을때 피아노연주곡들을 들으면 마음이 잔잔해져요.깊은곳에선 일렁이기도해요.지금 살아있는것같고 내일을 잘 살것같아요.술이 필요없는 이유이기도해요.굳이 취하지 않아도 이 시간대에는 나른해져요.그냥 시간이 흐르도록 내버려두면 저 알아서 나를 꿈꾸게 해줘요.

어쩔땐 사랑에 대한 가사를 통감하지 못하는것이 괴롭기도하지만 비참하진않아요.언젠가 올 날이겠지 기다리는 마음이 반이고 사랑이 별로 특별하다고 느끼지않는 비관이 반이예요.아직도 느껴야할것들이 많은것같아요.더 많은것을 보고 더 모르는 나를 알아가야하고 더 많은 바깥공기를 마셔야할것같아요.그러다보면 시간이 그냥 흘러갈지도 몰라요.

흘러가면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려고해요.그게 내 꿈대로 사는법같아요.급한 마음도 없어서 살다가 만나면 만나지고 이루면 이뤄지겠지 그렇게 생각해버리곤 해요.

한때는 내가 특별하다 믿었는데 그토록 원하던 평범을 얻게되어서 안도하면서도 안주하고 있어요.나는 고여있어요.뭉쳐있어요.어떻게든 나는 흐를거예요.지면에서 더 낮은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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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 무대

무대 뒤 무대



손 때묻은 안경알을 만지작 거리던 아이가 있길래 물었습니다.너 왜 여기있니.그랬더니 아이는 내가 여기 있기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소매끝엔 알록달록 물감이 묻어있었습니다.그래서 물었습니다.너 왜 안올라가니.그랬더니 아이는 내가 안올라가서 그렇다고 답했습니다.나는 아이에게 질문하는것을 그만두었습니다.


겁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관객이 많아도 적어도 무대에 오르는건 배우에게 숙명과도 같은 일입니다.후들거리는 발로 계단을 밟아오르고 무대 중심에 서야합니다.아이는 그것을 모르는듯 했습니다.나는 아이를 한번 더 곁눈질하였습니다.이번엔 아이가 물어왔습니다.연극배우세요? 나는 고개를 좌우로 돌려 대답을 대신했습니다.아이가 다시 물었습니다.무슨 무대인지 아세요? 나는 아이에게 물었습니다.너는 알고있니? 아이도 고개를 젓는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시간이 되었습니다.이제는 무대로 올라야합니다.나는 아이를 바라보았습니다.내가 올라갈 채비를하자 아이는 급하게 서둘렀습니다.나는 올라가야했습니다.계단을 서너칸 밟았을때 아이가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보챘습니다.같이가요.나는 고민했습니다.고민하는 시간동안 아이가 준비를 다했습니다.내 밑으로 계단을 밟아오르고 있었습니다.조금 긴 계단을 밟아가며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나는 떨렸습니다.아무리 경력이 많이 쌓인 배우라할지라도 무대는 쉬운곳이 아니기때문입니다.입안에 침이 마르는것을 느끼며 다리도 후들거리기 시작했습니다.화장실이 급해졌습니다.뜨거운 조명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반대로 나는 도망치고 싶었습니다.뒤에는 아이가 있었습니다.아이가 두려워하지 않을것이 두려워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콧등위로 땀방울이 송글송글 솟아났습니다.


무대 중심에 섰습니다.위에 달린 조명들이 너무 강해서 아무것도 보이지않았습니다.빛 한가운데에 들어와있는 기분이었습니다.무슨말이라도 해야하는데 턱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용기가 필요했습니다.그래서 텅빈 관객석이 필요했습니다.빛이 약해야 빈좌석들이 보일텐데,빛은 그것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아이가 내 옆에 있는지 뒤에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내겐 중요하지 않았습니다.확인만이 필요했습니다.이곳에 아무도 날 보러오지 않았다는 확신말입니다.등이 축축해지는것을 느꼈습니다.땀이 엉덩이골로 흐르는것도 내버려두었습니다.눈을 바쁘게 굴렸습니다.숨을 가쁘게 들이마시고 내뱉고 반복했습니다.나는 어떻게해야할지 몰랐습니다.나는 어떻게해야하는지 정말 알 수 없었습니다.


옆에 아이가 있었습니다.아이가 내 옷자락을 잡고 끌어당겨 알 수 있었습니다.이게 맞아요.아이가 그랬습니다.빛에 반사되어 아이의 안경은 거울처럼 조명을 튕겨내고 있었습니다.나는 눈이부셔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아이가 그랬습니다.이해해요.나는 무엇을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아니,무엇을 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모습으로 멍하니 있었습니다.괜찮다고 이야기하는것같았습니다.아니,괜찮다고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하는것이 맞았습니다.그러나 난 관객석이 불안했습니다.지금 이런 우스꽝스럽고 부자연스러운 행동들도 계속 바라보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숨이 쉬어지지 않는 기분이었습니다.봐야했습니다.확인해야만 괜찮아질 수 있을것같았습니다.이번엔 강하게 옷자락을 잡아당겼습니다.신경질이 나서 아이를 쳐다봤습니다.아이도 신경질이 난것 같았습니다.이해할 수 없었습니다.아이는 배우가 아닙니다.나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계속 노려보았지만 아이도 지지않겠다는듯 나를 노려보았습니다.반짝이는 안경알을 쳐다보자니 이길 수 없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그것은 눈싸움이 아니었습니다.


알고있었습니다.그 아이는 나입니다.같이 무대에 올랐을뿐입니다.이 일은 나에게 매우 힘든일입니다.나는 배우가 아니고 이 무대가 어떤 무대인지 모릅니다.그래도 아이는 말했습니다.괜찮다고.



2015/09/07 - [Essay] - 내 상처가 무대위로 올려지길 바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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