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연애의 끝, 내가 지금 아픈건

짧은 연애의 끝, 내가 지금 아픈건


남과의 관계를 끊고 그 과정속에서 나를 만나고 있기때문이다.제일 알기 무서웠던 벌거벗은 나.내 생각보다도 더 찌질하고 못나고 막돼먹은 그런 모습의 나.그 사람이 나를 아프게 하는것이 아니다.내가 나를 아프게 하는것이다.그사람은 자신을 잘 알고있는 사람이지만 나는 나 자신을 몰랐거든.그래서 결국은 내가 아프고 흔들릴수 밖에 없는거다.


글쓰면 아플거라고 생각했다.아직은 아파서 글을 못쓸거라고 그래도 일주일째 되는 오늘이 삼일째보다는 좀 낫다.그니까 진정한 태초의 나를 조금씩 받아들이고있는것이다.어쩌면 사람들 다 자괴감속에 살아가는지도 몰라.연애가 끝날때마다 못나빠진 자신의 모습이 보일테니까.그사람은 무슨생각일까.나는 이것조차도 모르는거다.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솔직해야된다고 믿어서 다 터놨는데 생각해보니까 그건 미련한 일이었다.그런데 또 몰라 나중에 또 연애를 하게되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또 다 털어놓겠지.나는 뭔가 그런게 예의라고 생각했다.나는 이런 병신이니까 그래도 나랑 시작하려면 시작하라고.시작하고싶은 남자의 귀에 그런게 들리기나했을까 뭐 체감도안되고 그냥 상처가많은애인가보다 자기가 감당할 수 있겠다하고 시작하는거겠지.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어제는 죽을것같더니 오늘은 잘 살 수 있을것같으면서도, 내가 이렇게 아프니 그사람도 아팠으면 좋겠다가도 내가 이렇게 힘드니 그사람만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동시에.난 항상 모든 마음이 동시에들어.그래서 내가 중립분자들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그래서 어느곳에도 못 섞이는 느낌이 드는거겠지.나를 정의내리기가 그래서 너무 어려워.내가 뭐야?내가 뭐냐.하루는 내가 이런애같다고 정의내리고 살다보면 완전 그런애가 아닌거야.그래서 아 나는 반대쪽이구나 하고 반대쪽으로 사는데 또 마음이 아닌것같아.틀에 맞춰서 껴맞추고 연극하는것같아.내가 나한테 배역을 맡기는중인가? 내가 내 인생의 감독이 되어야한다고 느끼긴했지만 다중인격자처럼 여러 역할을 한번에 주고픈 생각은 아니었는데.나는 내가 다중인격자 싸이코패스 또라이에 순수하고 여리고 착한애같아.그거 동시에 되면 안돼? 말이 안돼? 내가 말하는 내가 그렇다는데도 공존할 수 없는 단어들의 나열이라고 따지면 내가 말하는 내가 다 거짓이야?


유예시간 일주일을 주자.일주일뒤에 연락이 안오면 접자.인연이 아닌거지 뭐.어쩌겠어.그래도 많은것들을 배웠다.아프긴 그사람이 더 아플것같기도하다.내가 워낙 말을 툭툭해야지.괴로운건 그거.그사람이 했던말보다 내가 했던말들이 더 상처야 나도.나도 웃긴년이다.주님때문에 헤어진게 반이니까 얘기를 해야지.


친애하고 원망하는 주님,나는 언제 나를 예뻐하게 되는건가요.나는 왜 전자발찌차고 전과자는 연애하고 결혼하지 말란 법이라도 있습니까!라며 당당하게 외치는 어떤 남자보다 당당해질 수 없는 건가요.주님 당신은 사랑을 주려면 사랑을 주던지 심판을 하려면 심판을 하던지.줄거면 제대로 주던가 빼앗아 갈거면 제대로 빼앗아 가던가.주님 근데 그거 아시나요.당신이 사랑하는 이 우주에서 당신이 사랑한다는 인간들이 당신때문에 제일 많이 싸우고 죽어가는건.그럼에도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들보면 그냥 속수무책인가봐.그래서 내가 죄를 지었지.속수무책인 사람하고 논리로 이야기하고 나를 이해시키려고한게.


하나만 더 묻자.주님 왜 나를 늙은호박으로 태어나게했나요? 나를 깨진 그릇으로 태어나게한것도 당신의 큰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고 그저 하루하루 곱창 열심히 먹는 낙으로 살아가겠습니다.간사한 사람으로 태어나 순수한 돼지 창자나 구워먹는 내가 얼마나 인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그렇게 만드셨으면 그렇게 살아야죠 뭐.아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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