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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만큼 추락하는법

올라가는만큼 추락하는법


이제는 진력이 난다.이걸 몇십년째 반복하고 있는데도 신물이 나서.이러다 죽나 싶다.


이겨내고 견뎌내고 받아들이고 살자,살아야지 이런 마음으로 눈도 일찍 떠지고 목욕하고 요리하고 청소하고 책읽고 영화보고 바쁜마음으로 지내도 한철일뿐


다시 힘들고 진창에 빠지는 나로 돌아간다.약을 타와야하는데 그것마저도 귀찮아서 그냥 누워만 있고싶다.쉬어도 쉬어도 피곤해서 더 쉬고싶고 잠을 자도 자도 개운하지가 못하고 꿈만 꾸느라 정신이없다.


일할때도 정신이 딴데 가있어서 실수연발.나 이러다 짤리는거 아닌가싶다.절망감에 빠지는게 아니라 절망감이 퍼지는것같다.결국 또 빙빙돌아 내가 찾은 내가 이러는이유의 첫번째는 또,과거.또 환경.


내가 토대가 잘못됐나보다.왜 정신이 온전히 건강치 못한걸까.그래도 예전엔 철들고 씩씩하게 잘 자라고있다고 생각했는데.다 커버리고보니 이렇게 시들시들할수가 없다. 사람농사 그르친 우리 엄마아빠는 내가 이해될까.죽는다고 나를 이해나할까.


내가 나를 위로하는 방법같은건 사실 내가 죽은 후 유서를 남기고 그 유서로하여금 주변사람들이 나를 이해해주는것.그런 상상을 하는것이 전부다.하고싶어서 하는것도 아니고 죽음을 결심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그거는, 그렇게 올수밖에 없다고 직감하게된다.죽고싶다가 아니라 죽고싶지 않지만 죽을수밖에 없을것같다. 그런거. 그냥 필연으로 느껴질때,어쩔수없는 숙명으로 느껴질때.오랫동안 가슴에 담아두고 살았다 참.


운이 좋아 이번은 이겨내고 살아가면 다음은 또 다를까?나는 이렇게 반복되는 인생이 많이 지친다.그나마 술담배 안하고 절제해서 이정도지만 내가 손대기 시작하면 정말 우리 아빠처럼 망가질지도 모른다. 그생각 하나로 버티고 산다.아빠처럼 되기는 정말 싫고 억울해서.


얻은만큼 잃는법.잃는사람은 잃는게 익숙한법.그래서 아무것도 가지지않는게 옳은법.올라가는만큼 추락하는법.중력보다 강한 내 인생의 법칙같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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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온종일 종교에 관한 잡념뿐

하루 온종일 종교에 관한 잡념뿐


원래도 종교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고 사는편이긴 했지만,한달이 넘어가도록 온종일 종교생각에 고민하고 괴로워하기는 처음인것같다.뭘 어떻게해도 전부 모순이며 모순이고 모순이라 벽이 부딪혀 반사되는 메아리처럼.답도없는 고민을 하고 또 하고.정의내리고 싶어서 괴로운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온전히 믿고싶어도 믿을수가없다.내가 체험한 기독교는 분명 이점도 많은곳이지만 그 교리 그대로 믿고 따르고 생활하기엔 모순점들이 너무 많고 인정할 수 없는 정의에 반하는것들이 너무 많은것이다.이를 두고 신앙심은 그런것들을 넘어서야 오는것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런것들이 너무 중요했다.난 신보다 사람이 소중한데.그냥 나는 휴머니스트 그게 되고싶을뿐이다.사람이 가지는 죄책감과 자비로움이 신으로부터 나오는것이 아니라 본래 가지고있는것이라고.그렇게 생각하며 현세를 잘 살고 싶을 뿐이다.


종교활동에 심취한 사람들은 일종의 정신수양자와 같다고 생각한다.내가 경험하지 못한 무언가를 체득하며 고양된 삶을 살아가고있는 수양자들은 이미 자신만의 철학이 완성된 사람들일것이다.그런 사람들은 존중한다.하지만 기독교 교리를 따라 누군가를 배척하고,틀렸다고 규정짓는 행위나 정신이 있을경우 나는 존중할 수 없게된다.나는 그렇다.


나는 늘 신의 존재를 믿고싶어했고 지금도 믿고싶어서 미치겠지만, 어렴풋 알수있는것은 내가 찾는 신은 기독교의 신이 아니라는것.어린시절부터 교회와 가까웠고 중학교시절은 부던히도 교회를 찾아 기도하는 하루를 살았고 방언이라는 은혜를 받았고 아버지를 잃고 절망을 떠안고 방황하면서 카톨릭고등학교를 지원했고 거기서 부적응환자가 되어 다시 특성화고로 전학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텅 빈 마음을 주체못해 무엇인가 찾으며 의지하려고했고 그래서 또 성당을 찾아 반년가까이 교리공부를 받으며 세례받고 열심히 다니다 또 냉담하게 되고.이렇게 착오적인 시간을 보내버렸다.모든게 의미없지는 않지만 순서가 어찌됐건 나는 종교 밖으로 나왔을것같다.생각이 많다.잡념이 많다.나는 무결하지 못하면서 내가 몸담을 곳은 무결하기만을 바란다.나조차 모순덩어리인데 무언가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싫었던것은 나의 성향이었다.나는 기본적으로 사교활동이 너무 피곤하게 느껴지는터라 그런것들을 내것이 아니라 여기며 사는데,성당이나 특히 교회는 사교활동하기를 적극적으로 권한다.이런저런 활동들이 너무 많고 그것들은 나를 버겁게 한다.그리고 내가 사교생활에 소극적이면 '신앙'이 부족하다며 나무랐다.신앙이 부족한게 맞을수도있다.허나 사람은 공산품이 아니듯, 각각 자기만의 그릇과 색깔을 타고나는것이다.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겉으로는 온화한척 속으로 나의 신앙을 재단하는 교회사람들의 인품에 넌덜머리가 나 도저히 견딜수가없었다.아직도 유일신을 믿는 종교는 다름을 인정하는것이 많이 어려운가보다.인정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데.그냥 다르니까 다른건데.


네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를 사랑하는 예수의 가르침은 지금 시대에 이르러 기독교인들끼리만 사랑하라는 가르침으로 변모한것같다.나는 예수를 한사람의 사상가,혁명가로 존중한다.나처럼 꼬인애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하는게 마음만 답답하다.종교를 울타리라고 생각한다면 울타리안에 들어가는것이 제 뱃속 편한줄은 나도 알지만,그 울타리가 도저히 내것이 아닌것같은데 어떻게 마음을 넘겨주어야하는지 이젠 정말 모르겠다.나는 내 맹렬한 신앙이 누군가를 해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면 기꺼이 버릴것이다.만약 정말 신이 있다면 그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라면,교회 밖에서 찾을것이고 성당 밖에서 찾을것이다.그게 올바른 믿음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나는 나를 믿고 내 선의의지를 믿으며 희생하고 사랑을 전파하려던 예수의 정신을 닮으려 노력할것이다.


신이 자신의 모습을 본 따 만든것이 인간이고,그 인간들을 사랑한나머지 인간의모습으로 지상에 내려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후,삼일만에 부활했다는것이 사실이라면.나는 인간을 사랑하고 환경을 사랑하는 정신으로 살아가면 그게 예수의 정신과 일맥상통하지 않는것인가.나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구원받을 수 없고, 교인들과 교제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지옥에 떨어진다면 현세에서 내 삶은 도대체 무엇이 되는것인가.교리는 나를 너무 나약하게 만든다.무적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이젠 달갑지 않다.


왜 라는 반문도 허용되지않고 답을 줄 수 없는 정신적세계.그 속에서 왜 라는 질문은 암묵적으로 금기시된다.신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시간일것이다.시간이 신일지도 모른다.나를 계속살게하는것.나를 멈출 수 있게 만드는것.어쩌면 시간이 세상의 빛이고 소금이고 심판대인지도 모른다.아니 사실 나는 다 모른다.


교회에 몸담았단시절은 결코 거짓말이 아니다.타협하지 않는 교회의 자세는 어쩔때 부럽기도하면서 성스러운 무언가로 경이로움까지 느끼게한다.하지만 이런식으로 계속 교회가 세습되고 이어지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그래서 원하든 원치않든 낙오되는 사람들이 생기고 울타리 밖 사람들이 생긴다면.기독교는 얼마 못가 무너지고 말것이다.니체의 말대로 신은 죽었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기독교 정신은 예수가 시작해 예수가 끝냈을지도 모른다.이천년 넘는 세월동안 만질 수 없는 정신은 얼마나 변질되어 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나는 비겁하게도 그런것들을 믿을 수 없어진것이다.내가 믿는것은 오로지 자애와 사랑뿐이다.거기에 기준과 심판이란 없다.그걸 원하는 신이라면 나는 기꺼이 믿지않고 그냥 오늘 하루를 사는것에 충실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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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페이퍼

리디페이퍼




사진은 예전에 찍어두었던것들.

전자책시장이 지금보다 활성화되지않았을때 우연히 전자책리더기에 대한 정보를 얻게되고 거기에 꽂혀서 몇달을 고려한끝에 구입했던게 요놈이다.리디페이퍼.


킨들은 영어원서 읽는데에 도움은 되겠지만 국내서적을 읽기엔 크레마나 리디페이퍼보다 약했고,물리키가 있는 리디페이퍼를 생일선물겸 엄마에게 받았다.

한동안 참 많이도 손에 들고다니다가 요즘은 책장 구석에 쳐박아뒀는데 오랜만에 다시 꺼냈다.

안경희 저자의 <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를 읽기위해.설마 했는데 이북컨텐츠로 발행되어있어서 다행이다.난 또 교보문고까지 귀찮게 걸어가야하나 그 생각 했지.

열심히 읽자.뭐가 됐든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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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정신으로

니체의 정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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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하나의 유기체같아서 계속 변화한다.내가 지금 니체의 정신을 모토로 설정하고 살아간다해도 훗날 모든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그러나 현재,지금을 사는 나는 지금을 위해 니체의 정신으로 살아야할것같다.어쩌면 수많은 철학,종교신앙은 하나로 이어져있는지도 모른다.사람이라는 매개체로.힘의의지로.


나 자신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끌어안는일.두려워도 두려워말고 부끄러워도 부끄러워말고.나 자신과 마주하는일.본질적으로 위대한 초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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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출근길에 고양이를 보았다

며칠전 출근길에 고양이를 보았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노래가 흘러나오던 택시안에서 나는 고양이를 보았다.뒷자석에 앉아 흐릿한 하늘을 눈으로 훑어내리다가 그렇게 보고말았다.도로바닥에 버려진 고양이를.버려졌다고 표현해야될것같았다.그 고양이는 조그마한 머리통이 터진채로 대로 한가운데에 그렇게 버려져있었다.


자동차들은 무자비할정도로 도로 위를 쌩쌩 달리는데, 그 고양이는 그냥 거기 있었다.가슴 한켠이 답답하다 못해 터져 나갈것같았다.위험하니까 반대편으로 빨리 뛰어가라고 소리치고 싶었다.검은색 고무타이어가 고양이를 가렸다 사라지고 가렸다 사라졌다.찢긴 몸둥이를 덮고있는 갈색의 털이 바람때문에 솟았다 가라앉았다 솟았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했다.


기사님이 더 빨리 운전해서 이 대로를 벗어나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심장이 계속 쿵쿵댔다.아는 사람이 죽기라도 한것처럼 자꾸 불안해지고 무서워졌다.너무 가여웠다.가여워해줄 사람이 나뿐인것처럼 더 가여워했다.대체 왜 거기있니.그냥 길을 건너려던것뿐인데 왜 거기 그렇게.길을 건너려했던것이 죄인것처럼 무서운 벌을 받은것처럼 왜 그렇게 있니.


일터에서도 자꾸 그 고양이 생각이났다.나는 몇번씩이나 길바닥 위에 놓인 죽음을 마주한다.작년 여름에는 참새가 무언가를 잘못먹은듯 초록색 액체를 토해놓고 죽은것을 보았다.햇빛은 그렇게 아름답게 내리쬐는데 그 참새는 지독할정도로 흉하게 죽어있었다.사람들은 커피한잔씩 손에들고 하하호호 지나다니는데 응달밑에 홀로 죽어있는 그 모습이 애처로워 내내 마음에 걸렸고,점심을 먹은 뒤 어떻게든 해줘야겠다라는 생각에 그 장소를 다시 찾았지만 참새는 없었다. 누군가가 쓰레받이에 옮겨서 버렸을까. 화단근처에 다시 버려졌을까.이미 버려진것을 또 한번 옮겨서 또 버렸을까.그 참새처럼 계속 그 고양이 생각이 났다



나는 그냥, 조그마한 머리통을 한번 쓸어주고싶었다.보기가 무섭게 터져버려있었지만 그애가 살아있었을땐 눈동자가 보석같지 않았을까.어둠속에서도 혼자 빛나는것처럼 그렇게 반짝이지 않았을까.


고독한 노래와 창밖의 고독한 풍경.그 느낌이 너무 무거워서 퇴근길에 그냥 눈물이 펑펑났다.자꾸 길 위에 죽어있는것들이 보인다.자꾸 그런것들만 보인다.그리고 그런것들에게 무릎꿇고 사과하고 싶어진다.나의 위선일지도 모르는 일방적인 동정도 길바닥에 묻히는듯 했다.


다음날 출근할때 또 택시를 탔다.기사님은 가까운 길을 놔두고 일부러 먼 길로 돌아갔다.나는 그냥 그렇게 하시라 냅두었다.아직도 그 자리에 있을 고양이도 마음 아프고, 사라져 옮겨버려졌을 고양이도 마음 아픈 일이기 때문에 미터기 숫자가 계속 높아져도 아무말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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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Winehouse : 그녀가 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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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음악을 어릴때부터 들어왔다.한동안 그녀를 잊고 살다가 우연히 택시뒷자석에 앉을일이 있었는데,그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곡이 Rehab. 그렇게 자주 듣던 그 노래.


Rehab은 재치있으면서도 녹진하게 깔린 슬픔이나 외로움이 매력적인곡이다.아이러닉하다.


참 안타까우면서도,동시에 그런운명이 그럴운명으로 비추어지기도한다.그녀는 그냥 그녀가 된것이므로.언제나 자기자신이 되기 위해 방황하지 않았나.나는 그런 음악가들이 마음에 남는다.아프고 방황한 역사가 있는 그런사람들.


유독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목소리는 짙고 외롭다.정말 지독하게 쓴 술한잔 털어마셔야할것같은 목소리를 가진 그녀는 그래서 술에 약했다.아니면 술에 약해서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걸까.쓴 보드카에 입가심으로 올리브 하나 딱 먹으면 이 느낌일까.


그녀가 표현하는 영혼과 세상과 사람과 감정들이 예쁘고 외로운 그림으로 다가온다.한동안 에이미의 노래를 많이 들을것같다.시간이 흘러 익으면 익을수록 음악이 더 맛있어진다.


에이미 와인하우스.
완벽한 노래와 완벽한 이름과 불완전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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