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나 싸이코패스야

맞아 나 싸이코패스야


악한 마음 다 갖고있지않나.그걸 유혹이라 한다면 맞아.난 유혹에 약한애야.


유혹에 약한건 맞는데 그렇다고 그걸 실행에 옮기는 자기파멸의 길로 들어서진 않아.예를들어 분노감이 치밀어 올라 눈앞에 보이는 건물들을 다 때려부수고 불을 지르고싶어도 그건 내 분노가 만들어내는 허구의 이미지일뿐.그게 현실로 일어나도록 냅두지 않는다는 뜻이야.그리고 나는 대부분 그렇게 사는줄 알았거든? 근데 아니더라고.생각보다 건물 부수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더라.난 한번씩 모르는 사람도 막 줘패고싶고 그냥 치밀어오르면 그러던데,그리고 그건 언제나 생각에서 그치고 항상 언제나 그건 생각일뿐이지만.그런 생각조차 없는 사람도 있더라고.그럴땐 내가 나쁜건가 순수한건가 못된건가 여린건가 헷갈리더라고.지금도.


봐.재결합 할 기회가 얼마전 한번 있었다.나는 만나서 또 개 헛소리만 했지.사랑할땐 그게 예뻐보였겠지.술취하지 않아도 술취한것처럼 말하는게 내 특기고 욕망이라 그렇게 말했는데 아마 정 털렸나봐.모르겠다 그사람 마음을.더 무서운건 그사람이 받은 마음의 상처가 뭔지 가늠은 되는데 공감도 이해도 안가는거.맞아 나 싸이코패스야.보통사람이 뭔지 모르겠지만 늘상 말하는 그놈의 보통사람들과는 뇌구조 자체가 달라.사고방식이 달라.내 사고방식이 절대적으로 나쁜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나쁜가봐.아마 대부분은 그렇게 느끼나봐.이해할 수 없는 사고방식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내 이상형인것도 나는 이번에 알게됐어.나를 이해할 수 있는, 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그냥 귓구녕 열고 듣고만 앉아있는 그런 불상같은 사람.그렇다고 내가 도리를 안지키는 인간이기를 하니 뭘하니. 유혹에 약하긴 하다.사귀는 사이여도 이 남자 저 남자 눈에 들어올 수 있겠다 그건.그렇다고 내가 걔랑 뭘 한대?결국 그냥 스쳐지나가는 헛바람같은거고 난 그걸 잘 느끼는편일뿐이고,배신은 안한단 말이야.근데 그 사람은 내 천성이 불안한가보다.어쩌면 내 병이.어쩌면 내 말하는 방식이.스탠다드한 길만 걷던 사람에게 사회낙오와 조울증 환자가 경조증 상태에서 5톤트럭 몰고 부딪혀온거나 다름없는거야.이거는 그런 만남이었다.안될안.안될건 어차피 안될거였는데.


내가 시집을 받고 마음이 너무 들떠서 이틀동안 잠을 못잤다고 고백했는데,나도 잘 몰랐지만 그사람도 알았어야했다.그냥 내가 개또라이였다는걸.보통사람이 아니었다는걸.보통사람은 시집 선물받고 하루종일 푹 잘만잔다.나같은애만 그런데에 민감하고 눈동자가 약간 맛가있어서 꽂혀버려서 사랑에 시작된거다.나는 도무지 나를 믿을 수 없어.술쳐마시고 좀만 잘노는 성격이면 아무나 다 사랑했을것같아.물론 이 사람이 아무나는 아니지만.너무 평범하게 특별한 사람과 너무 또라이같이 특별한사람은, 처음에 서로 특별해서 만났겠지만 갈 수록 다른 세계에 있다는것을 느낀다.그 엄청난 외로움.그걸 이 사람도 느꼈겠지.


상처줘서 미안한만큼 너도 나 상처줬잖아.착쁜놈아.

나 불안하고 불안정해 생각이 끊이질 않고 언제나 생각만하느라 행동이 느려.

보통은 나를 현실감각 없다고 꾸짖지만 이게 천성이야.

나는 뱉는게 말이야 내가 뱉고나서 무슨말을 했는지 기억안나는때가 정말로 많아.

내 말에 상처안받았으면 좋겠어.


라고 내가 앞서 방패세워놨던것들이 역시나싶게 진짜 사실로 다가오면 이런 상또라이가 있나? 하면서 냅다 도망가는거다.내가 질려서 혹은 나한테 더 상처받을까봐.뭐든 조금.그런걸로 떠난거면 후회나 미련은없지.이건 내 평생 못고치는 분신같은거라.차라리 이 문제면 깔끔하게 포기.이 문제일것같긴하네.


아 속이 다 후련해.헤어지자는 말을 다시 들은건 아니지만 느낌상 이건 다시 헤어진거고.그 과정에서 상처는 그사람이 받았겠지만 나는 할만큼 어필했다는게 후련하다.맞아.나 싸이코패스야.남의 감정보다 내 감정이 중요해.그 사람 감정이 그런가보다 추측은해도 잘 안와닿아.그냥 나쁜년된것같아서 마음이 안정되는것같아.이건 내가 알고있던거잖아.됐다 됐어됐어.그냥 덜떨어지고. 나잇값 못하는 그런 연애나 하고싶다.멍청하고 동물같이 현재만 생각하는 그런 연애.내 나이 27살에 할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그래도 5년안으로 한명은 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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