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이 야

에라이 야



개신교니 천주교니 그만 좀 싸워라.내가 교회 엄청 열심히 다니던 시절 생각해보면 그 시절처럼 순수했던때가 없기는 한데, 그게 또 남을 해하는 무기가 된다.나도 성당다니는사람들이 하느님(하나님)한테 큰 죄를 짓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다.왜냐면 그렇게 배웠거든.목사님도 권사님도 친구들도 내게 그렇게 얘기했고 나는 셀조장까지 했으니까.교회가 only 교회만 진리인줄 알았다.


경험적 무신론자로 들어서면서부터 염세가 내 몸안에 꽉꽉 들어찼고.신은 죽었다! 니체가 말한것처럼 이미 종교는 끝이났을지도 모른다.다만 내가 계속 종교철학에 매달리려하고 공부하려는 까닭은 딱 한가지.평화를 찾기위해서다.마음의 평화.내가 좋다면 교회를 다녔겠지만,발걸음이 잘 안간다.그래서 찾은곳이 성당이다.솔직히 절이면 뭐 어때? 절이 집근처였으면 사찰도 가봤을것이다.나한테 좋으면 그게 종교다.유일신을 모시는 종교의 특성상 타교와 어우러짐은 배덕함이라는것을 잘 알고있지만 타교와 어울릴 수 없는 종교는 어느형태로든 폭력을 드러낼 수 있다.나는 그런 순수한 폭력성이 무섭다.교회다니던 순수한 그때의 나? 그런 폭력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고싶진않다.손가락으로 직접 누구를 비난하진 않았지만 머리깎은 스님들을 보며 사제복을 입은 신부님을보며 '안타까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는것 자체가 스스로도 너무 교만하게 느껴졌다.생각은, 생각으로 죄를 짓는다.내가 좋아하는 오디세아의 가사에도 그런 철학들이 잘 녹아있다.


"생각의 힘 안에는 투명하고 귀한빛과 순수와 자유 그리고 어리석음이 있죠"


난 이 가사를 곱씹을때마다 종교의 이면을 생각한다.동전의 앞뒷면처럼 붙어있는 순수와 어리석음.그걸 반복하고싶지 않다.일단 내가 깨어서 그 교회를 내발로 걸어나왔을때를 생각해본다면 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탕아같은 존재인것이다.마음은,마음으로 함께하고싶지만.그들이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대.더 많은 교제활동,더 많은 시간의 헌납이 있어야한다는건 나를 지치게했다.사실 교회밖에서도 진리는 찾을 수 있다.오히려 더 쉽게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순수하고 선한마음으로 믿음을 행하고 따르는 사람들을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거니와 나에게 그럴 자격도없다.개독 개독 하면서 욕하는것들도 저급하기는 마찬가지이다.어떻게보면 그사람들때문에 교회는 더 뭉치기 쉬울지도 모른다.핍박속에서도 믿음을 지켜나가는거잖아.얼마나 어렵고 성스러운 일이겠어.누군가 건드릴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인것이다.신앙이라는것은.그래서 참 멀고 무섭고 동시에 그걸 내가 어떻게 지녔었는지 놀라울뿐이다.


요즘 성당을 다시 나가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미사시간에 많이 외로웠다.성당은 교회보다 형식과 절차를 중요시한다.아마 나는 냉담자로 분류되어 교적에는 남아있어도 영성체를 직접모실 수 없을것이다.밀떡 안받아먹었다.기도문도 형식이 정해져있어서 노래하듯 운율로 기도한다.기억이 날랑말랑하더라.어쨋건 난 다녀볼 생각이다.이젠 천주가 있다는말도 구원이 있다는말도 별로 믿기진않지만 딱 하나, 내안의 평화를 위해서 조금씩 비워나가는것을 해보려고 한다.의문인데 구원이 없어도 하느님이면 믿을 수 있어야하는거 아니야? 사후세계를 쉽게 믿을 수 없지만 사람의 정신이 살아있다는것은 믿어지니 이게 좀 토속신앙같기도하고.나를 배덕하다고 욕할거야? 마음대로 해.


아니 어쩌면 말은 이렇게해도 정말 든든한 무기하나 허리춤에 차고싶은걸지도 모르겠다.신앙이라는 무기 참 근사하지.내가 교회와 성당을 둘다 다녀봤음에도 다시 성당으로 나가는 이유는 딱 하나야.성당은 교회를 "틀렸다"고 하지 않지만,교회는 성당을 "틀렸다"고 하니까.포용하는쪽이 더 종교같거든.그게 더 예수가 말한 사랑같거든.딱 그거 하나야. 아니 개신교도 갈래갈래 갈라져서 니교회 내교회 어쩌고 저쩌고하는마당에 그 꼴을 내가 또 들어가서 보고있으라고? 차라리 전세계 하나의 교회로 묶인 천주교가 낫다.이렇다고해서 내가 성당을 좋아하는건 아니니 오해금물.교회가 싫은것도 아니니 오해금물.내가 교회에 가도 또 실패할것같은 느낌이 있거든.그 특유의 배타성이 해결되지않는한 거기서 평생을 외롭고 괴로울것같아서.뭐 사실 성당도 똑같아.유일하신 하느님을 믿는거라 겉으론 타종교와 잘 지내는것같아 보여도 오로지 진리는 한분이거든.뭐 어떡하지 내가 종교를 만들어야하나?


딱 하나 내가 말하고싶은거.인간은 소중하고 가치있으며 원죄가 있든없든 사랑받아 마땅할 존재들이라는것.지금이야 자기가 메시아가 된듯 천국이 어쩌고 지옥이 어쩌고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말 죽으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잖아.그네들이 말하는 하나님(하느님)의 생각을 자기가 정말 다 알거라고 생각한다면 바벨탑세운 교만한 인간들이랑 뭐가달라.다른 사람을 도마위에 올려놓고 난도질하지 말아야한다.자신의 신앙이 말이 생각이 칼이 되는 순간이 바로 그런 순간이다.교회 다니며 양아치같은놈들도 많고 성당다니며 씹새끼같은 놈들도 많다.성전 밖에서 자애롭게 살다 죽는 인간들도 많다.누가 천국에 가까운지 천주 말고 누가 알겠어? 자기 자신이나 갈고 닦으며 믿음으로 수행하여 따뜻한 눈을 가지는게 먼저지.


나는 요즘 개신교교리,간증 영상,말씀,성경구절 읽기,카톨릭 역사,이슬람,유대교,그리스 정교회 이것저것 전부 다 읽어보고 공부아닌 공부하느라고 정신이없다.하루종일 하루온종일 매일매일 맨날맨날 그런생각뿐이다.나를 미치게 빠져들게한다.끊임없이 사고하게 만들고 찾게만든다.그 진리라는것을.그리고 어쩌면 모든것을 통달했다고 말할 시기가 오면 불교로 입문할것같은 느낌도 든다. 해-탈.열반의 경지.모든것은 무 였다.라는 그 어떤.....나 탕아 맞지?


세운것도 무너지고 무너지는것도 세우는게 천주의 능력이면 세워졌던 교회가 무너지는것도 한순간이겠지.그냥 다 무너지고 허허벌판에 벌거벗은 나무 한그루만 남겨놨으면 좋겠어.그게 내가 생각하는 에덴동산이야.나무 한그루 잘 키우는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끼게해주는 세상이 천국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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