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가 중요해

너희가 버린 신의 딸인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두눈 뜨고 똑바로 봐라.저런 인생도 있구나하고 바라보는것이 첫번째가 될것이고, 점점 너희들이 가지지못한 어두움을 가진 나를 부러워하는게 두번째가 될것이다.세번째는 겪어보지 못한 가난과 절망속에서 꽃을 피우는 나를 칭송하고 숭배하게 될것이다.그게 너희네 신이 나에게 준 축복 중 하나일것이다.남들이 갖지 못한 어둠.너무 반짝거리는 애들 사이에서 껌껌한 내가 눈에 띄지.내가 사는것을 봐라.잘 봐라.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우여곡절을 넘기고 삼켜서 살아갈지.너무 기대되는 내 앞날을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친구 다 불러모아 구경하여라.내 인생이 너희들에게 가르침을 줄 지어니.

사실 신은 아무나 될 수 있지.신만큼 쉽게 될 수 있는게 또 있어? 누구 한명 호구잡으면 개한테 내가 신인데.나는 파는거 잘한다고 했지.내가 알량한 자존심이나 정신이 없었으면 몸팔면서 지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도 천성이 따로있는거고.나는 불특정다수한테 내 절망과 구질구질함을 팔거니까 많이들 사라.사 그냥.먹지도않을 단백질파우더 사다놓고 썩히는거보다 내 인생구경하고 내 일기장 훔쳐보는게 훨씬 재밌잖아.남 일기 재미없어하는사람 한명도 없거든.관음이 취미거든 이 세상은.자기보다 잘난사람보면 우울하다고 SNS도 안한대 다들.그럼 나보면 되는거 아니야? 나 봐.나 보면 우울함도 낫겠다.이런사람도 있고 이런세상도 있다는걸 왜 몰라서 못찾아오나.찾아와.나도 여러명한테 팔고싶고 보여주고싶으니까.나는 그런 과정도 하나의 치유가 되니까.

여름이 길었으면 좋겠다.밤이 길었으면 좋겠다.내 눈이 조금 더 맛갔으면 좋겠다.사고 한번 거나하게 칠 수 있는 용기도 그거 아무한테나 주어지는거 아니지.그런게 진짜 선택받은것같아.미친놈같은 눈깔,그거 아무나 못해.차라리 나는 그런게 부럽다구.이제와 돈 더주세요해도 오냐하고 지갑열어줄 누군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잖아.

다정하게 걸어가는 젊은부부 사이에 꼬맹이를 보고있노라면, 보통사람들은 그 젋은 부부를 , 그 여자를 부러워하겠지만 나는 하나도 안부럽다.나는 그 사이에 끼여있는 꼬맹이가 부럽다.그냥 나보다는 완전해보여서 그런게 부럽더라.친구네 아들래미가 부잣집 손주라서 그런게 부럽더라.자기네 외할아버지댁 잔디밭에서 물놀이 하며 노는 그 4살짜리 꼬맹이의 인생이 확 그려지더라고.걔가 나보다 못나게 살 이유가없잖아.그래서 내 친구 자식이지만 걔가 부럽더라구.이상하지.새로 태어나는 애들이 부럽고 그렇다니.

사촌조카 꼬맹이 한명은 아프다.선천적으로 어려움이있다.나는 걔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고, 물어볼 수 없는노릇이라 그냥 웃는낯으로 아무렇지 않은척 만나지만 말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지, 제대로 들을 수 있을지.그 정도가 어느정도일지 무서워서 이름부르기도 미안하고 그러는데.부모인 사촌오빠는 오죽할까.애를 위해서 수화라도 배우고있어야할까.그생각도 하지만 수화를 배울필요가없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동시에한다.주위에서 아무리 잘해줘도 이 아이가 살아가면서 가지게 될 어둠이 있을텐데.그생각을 하니 입에 침도 써서 뱉어야할것같다.

어쨌든 형제들아 자매들아 기도하지마 시간아까워.니네 기도 아무도 안들어줘.니네 신? 니가 믿는 신? 그거 너 죽으면 없는신이야.너 죽으면 다 끝나.니가 만들어낸 신이니까.니가 믿어서 있는거지 있어서 믿는게 아니잖아.나는 그래.기도하지마.시간아까워.마음이 그래도 정 불안하면 그냥 두손 꼭 모으고 가만히 누워서 쿵쿵대는 심장을 느끼고 손에 뭐라도 잡아서 허벅지를 찌르는 상상하면서 버텨.그게 내가 버틴 방법이니까.하루에 알바 두세개를 연달아 하면서 바쁘게 큰 도로주변 인도를 걷던 내가 생각난다.예전의 나.

한걸음 한걸음 걸을때마다 얼마나 쉬고 또 쉬었는지 십분거리를 삼십분이 넘도록 걷지 못해 알바에 늦었다.눈물 콧물은 범벅된채로.그때도 난 기도 안했어.그냥 쿵쿵대는 심장을 가만히 손으로 누르고 느꼈지.내가 지금 이 도로에 뛰어들고 싶구나.그생각을 하면서 느꼈지.내 뒤통수에서 눈앞으로 쌩쌩 지나다니는 자동차들을 보면서 아, 타이밍만 잘 맞으면 치여죽을 수 있는데. 나를 계속 충동질해서 심장이 쿵쿵쿵.그거 누르고 한걸음 또 걷다가.다시 또 뛰어들고 싶어서 멈춰서 스스로 타이르고 시간을 주고.다시 걷고.그렇게 걸었다.중간에 한번 억울해서 울다가 걷다가 참다가 걷다가 또 찍어누르고 다시 앉아서 울다가.

이해가 되나.그냥 인도하나 걷는건데.그냥 인도 하나 걷는거라고.근데 나는 그랬다고.수많은 유혹들과 절망들이 내 병에 버무러진것도 모르고 그냥 그러고 살았다고.그러니까 지금와서 이렇게 된거겠지.아니 이렇게된건 어차피 이렇게 될것이었는지도 모른다.언제부터였을까.교실문을 열고 들어가려면 갑자기 숨이막히고 어지러움이 몰려왔을떄부터? 아니 모르지.새벽마다 욕 섞인 소리를 지르며 동네사람들을 다 깨우고 다니던 아빠를 데리러가러 슬리퍼차림으로 뛰어다니던 시절부터? 집에 칼이 있는게 두려워 쌀자루속에 숨겨놓은 동생을 보고 놀란마음을 잠새웠을때부터? 그 개같은년 아들자식도 내 또래이며 내 옆학교를 다닌다고 들었던때부터? 구구단쉽게 외우기 포스터가 붙여져있던 동생과 내방, 그리고 그 바닥에서 죽어가던 엄마를봤을때부터? 어쩌면 그 약을 삼키는걸 보고도 어쩔줄 몰라 아니겠지 아닐거야라고 생각해서 결국 방관자가 됐던 그 순간부터? 아리랑고개에 가면 도박하는 빌어먹을새끼들은 니애비밖에 없다는말을 들었을때? 사람머리가 벽돌로 터질 수 있는걸 알았던때부터? 집이없어서 떠돌다 쓰러져가던 집을 수리해 더부살이해 노숙자현실을 간신히 면했던 때부터? 막노동 노가다.정말 지겹다.그 흙냄새와 발냄새.공구냄새.공사냄새.

어쩔 수 없다. 태생은 정해졌고.나는 그대로 살아와서.이렇게 됐고.이렇게 될 운명이었다.그니까 형제 자매여 잘 봐라.니네가 이룬거 니네 노력같지만 그거 아니거든. 나도 똑같이 노력했거든.나는 죽느냐 사느냐 문제에서도 죽어도 살겠다고 노력했거든.공부도 안한거 아니거든.한번도 쉰적없이 일했거든 근데 내가 너네랑 뭐가 다르게.노력의 크기는 내가 더 큰거같은데 뭐가 다르게.

부등호가 다르니까.너네 부모들이 부등호를,방향을 정해준거니까.내가 아무리 백으로 노력해도 팔자가 사자한테 잡아먹힐 물소 팔자면 그냥 잡아먹힐 팔자인거다.내가 이백으로 노력해봤자 좀 더 빨리 뛰는 물소인거고.그렇다고 물소가 사자를 잡아먹진 못하잖아.근데 사자바라.똑같이 노력해도 물소는 잡아먹히는 반면에 사자는 잡아먹잖아.나는 이게 처음에 억울했거든.근데 이제 억울해 안할라고.팔자인걸 어째.자연에서 동물들끼리도 저러는데 나라고 별 수 있어.나는 물소의 자식이고 너흰 사자의 자식이거든.고마워 해.너희는 너희가 사자인것도 모르고 살지만 나같은 물소새끼 한마리보면 그때 발톱을 드러내고 사냥본능 나올 거 아니야.그래서 나는 이제 재밌기도해.맘대로해라.봤으면 죽어라고 쫒아와봐.잡아먹으려면 먹어봐.두려울게 이젠 하나도없다.맘대로 제발 맘대로해.어차피 나 아니면 한끼 굶는 좆같은 하루를 보낼텐데.뭐가됐든 나는 너네의 식사고 너네의 살이고 피고 너네의 씹을거리이며 너네의 경배의 대상이 될테니까.자 받아먹어라.내 살점을.자 받아마셔라.내 피를.이제 알겠냐.신 되는게 얼마나 쉬운일인지.너네 먹여살리려고 내가 이땅에 왔잖아.

성경 재밌지.많이들 읽어.읽을수록 비꼴만한게 계속 생기니까.

돌려줘 제발

가만히 있어도 쉬는날이어도 몸이 늘어지고 피곤하고 힘들기만해

약빨일까 약빨이 아니라서 그런걸까 약빨로 이렇게 살아도 되긴되나

간이 약해졌나 운동을 역시 해야겠지

다 필요없고 체력만 줘 통장잔고보다 이게 더 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