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글을 써볼까 아니 풋사랑 글이 되려나

첫사랑 글을 써볼까 아니 풋사랑 글이 되려나


고등학교 1학년 막 입학하자마자 한눈에 반한 한학년위의 오빠가 있었다.선후배는 선후배인데 그리 친하지도 않았고 같은 전공이었지만 얼굴볼기회가 많지도않았고 오히려 같이 다녔던 친구와 같은 학원이라 그 오빠는 친구랑 더 친했다.나중에는 둘이 사귀게됐고 난 그사이에서 한참 모른채 지내야했지만 이제와서 뭐.다 풋풋한 고딩때 얘기다. 애기때 이야기.


나는 좋아하면 좋아하는거지 그걸 뭐 사귄다 고백한다 그런개념도 잘 몰랐고 꼭 그래야하는 이유가 있는지도 몰라서 그냥 좋아하면 좋아하는채로 지냈다.등교길에 안녕하세요 인사한마디만해도 응 안녕 하고 받아주는 그 오빠의 얼굴에서 뒤에서 주님처럼 후광이 비치고 슬로우모션이 걸리는데 그때 알았다.이런거구나.


실기시간이면 내내 선배들이 쓰는 옆실을 쉬는시간마다 흘끔거렸다.그 오빠랑 복도에서 마주치면 그냥 숨었다.표나긴 오라지게 났을거다. 뭐 그러다 친구하고 사귀게되었으니 내얘기도 당연했겠지만.


많이 친하진않았지만 어쨌던 친구였던,걔가 나에게 어렵사리 우리 둘이 만난다 고백하고 나는 잠깐 벙쪄있었는데 그게 이상하진 않았다.그럴만했거든.예쁘기로 유명하고 착한 친구와 같은 학원을 다니는 인기많은오빠. 그거 둘이 사귀어야 만화책에 나오는 일 아닌가.얘가 나한테 왜 사과를 하지. 생각을하니 그냥 내가 둘이 사귀는걸 모르는상태에서 조금씩 내마음을 털어놨는데 꼴이, 여친한테 짝사랑을 토로한거나 마찬가지였잖아.그때쯤 얼굴이 붉어졌었던것같다.


아주 가끔 고교시절을 떠올리다보면 생각이난다.그 오빠는 지금 뭐할까.그 친구는 이미 결혼까지 다 해서 가정을 꾸렸다.대학 초반까진 그래도 내가 이곳에 내려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면 마주쳤는데, 뭐하려나. 뭐하는지 알면 뭐 달라질것도 아니고 애정의크기와 관심의크기는 나 혼자만 있었던건데.웃기지.이젠 진짜 순수하게 궁금하기만.SNS를 안하니까 이런게 심심해 참.


맞다 이런얘기 좀 했다고 나한테 싸보인다고 했던 학원동기놈이 생각난다.난 너처럼 좀 싸보이는 스타일은 싫고 여자다운 여자가 좋다고. 그래 너 나중보니 여자다운 여자만나더라 새꺄.근데 내가 싸보이면 어쩔거야.그냥 좋아해서 티좀난게 싸보이는거야? 그날 같은 자리에 있었던 단짝친구가 밤늦게 전화해서 걔가 너한테 한말이 너무 화나서 잠들수없다고 하소연했다.듣다보니 더 빡쳤고 한동안 얘 때문에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가 생겼다. 나름 친한 친구였는데 어디서 뭘하는지 니 알아서 찰 쳐먹겠지 미친놈아.3년만 기다려 나 엄청 잘되면 우연히 너 혼자 알아차리던가.


제대로 된 사랑다운 사랑을 해본적이없네.누구 잠깐 맘에들면 그것도 순간이고 오래 가질못해.병인가.이거 뭐 내잘못은 아니지? 나 솔직히 나는, 학창시절에 공부하고 그림그리느라 바빴어.정말 온통 그것뿐이었다.그래서 더 재밌고 그때의 열정이 내것같지 않아서 그립기도하고.


차라리 그때 내 자신이 더 사랑스럽다.그런게 첫사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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