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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요즘 일기6

그냥 요즘 일기6

1.학원나간다.돈벌려고 나간다.지겨운 그림인데 또 돌아왔다.머리털 난 아이들을 가르치는건 쉽지않다.아니 가르치는건 쉽지만 관리하는것이 쉽지않다.고민중이다.1년 화끈하게 열정적으로 불태우다가 떠날까.2년 미적지근하게 월급 축내다가 나갈까.전자가 의미는 더 있을듯싶다.


2.<욱씨남정기>와<또!오해영>을 챙겨보고있는데, 오해영은 방영회차가 아직 2회차라 더 보고싶어도 볼것이 없고 욱씨남정기는 열심히 달리고있다.묘한 쾌감을 주는드라마다.욱씨남정기에 좋아하는 배우가 단 한명도 나오지않지만 극 자체가 매력있다.딱 현대사회에 적합한 드라마인데 생각보다 흥행이 안되나보다.JTBC에서 방영해서 그러려나.<밀회>를 생각해보면 종편에서 방영되는 드라마여도 극이 좋으면 나름의 소소한 화제성을 몰고다니는데 그 부분에서 많이 아쉽다.이 드라마를 공감대 삼아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없다.기회가 되면 리뷰를 남기기로.


3.나라에서 20대 청년들 자살하라고 만들어 준 학자금 덕분에 이자빚이 조금 더 늘었다.나는 내 빚이 700만원인줄 알았는데 800만원이 조금 넘더라.정신 바짝차리게 되는 요즘이다.1년만 고생해서 원금박치기로 받아버리고싶은데 열정페이 넉넉히 받아먹는 지금 내 근무지덕분에 1년에 퉁치기는 어려울듯싶다.2년을 목표로 잡고 조금 천천히 갚아야겠다.내 친구중엔 희한하게도 학자금 빚이 있는사람은 나뿐이다.다들 부모님회사에서 지원이 되거나, 그냥 부모님이 지원해주셨기때문에 제이름으로 빚내진 않았단다.속으로 부럽다고 생각하며 그래도 천단위는 안넘어가니 절망스럽지는 않다.생각보다 금방 갚을지도 모르겠다.


4.서울로 올라간 대학동기와 연락이 간만에 닿았다.서로 사는 얘기를 3시간이 넘도록 주고받았다.


5.정신 바짝차려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한다.책도 많이 읽고있고, 영화도 더 많이 보고있다.글쓰는 시간이 줄어서 의무적으로라도 늘려야겠다.다시 태어나야지.다시태어나야지.스스로 세뇌작업을 한다.나한텐 5개국어보다 힘든 마인드컨트롤.그거 하나 잘 할 요령으로 죽을때까지 스스로 세뇌시킬 계획을 세우는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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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정말로 종이 한 장 차이일까

그게 정말로 종이 한 장 차이일까


내가 사는 아파트는 분명 임대아파트인데도 불구하고 주차장을 가로지르다보면 1분에 한번꼴로 외제차를 마주하게 된다.이 동네에 숨어사는 부자가 많은걸까, 아니면 대포차일까.명의를 돌린거면 어떻게 감시망을 빠져나간걸까.그런 쓸데없는 생각을하며 발길을 재촉하면 아늑하고 포근하고 숨통이 막히는 우리 집 문앞에 도착한다.


몇개월전 기사를 본 적 있다.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동급생에게 따돌림을 당한다는 내용의 기사였다.아니, 동급생만 사상폭력을 휘두른다면 다행일지도 모른다.학부모들의 보이지않는 치맛바람이 담임선생님 휴대전화에도 넘실거리는 모양이었다.우리아이가 '휴거'와 짝꿍이 되지 않도록 선생님께서 신경을 써주세요.우리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해로울것같아서요 선생님.뭐 이렇게 부탁을 하려나.


내가 시대를 잘 타고난건지 가난하단이유로 따돌림을 당한적은 없었는데 요즘은 어째 더 퍽퍽한 모양인가보다.머리가 조금 큰 아이라면 알아서 괴로울텐데 그걸 남들까지 나서서 가난하다고 괴롭혀대니 살맛이 참 나겠다.


예를들어 이런건 어떨까.임대아파트에 사는 가난한 가정의 아이가 그 동네에서 좀 산다는 친구들을 불러모아 집 주차장으로 초대한다.차체가 낮아서 더욱 빛나는 무광블랙의 람보르기니를 손가락으로 딱 찝는다.흥미로운듯 반짝이는 친구들의 눈동자를 조명삼는다.주인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듯 아름다운 독백을 시작한다.사실 우리집은 가난하지않아.우리집은 가난을 빙자한 제테크중이거든.저게 우리 아버지의 수많은 외제차 중 하나야.특별히 너희들에게만 보여주는거니까 동사무소에는 찌를 생각 하지말아줘.그리고 씨익 웃어준다.여기서 미소가 굉장히 중요하다.절대 속시원하다는 표정을 짓지않고 여유롭고 조금 더 품위있게.빨간 고무대야 욕조를 써본적도 없는 고상한 부잣집 자식처럼. 내 어머니가  은은한 향을 뿜어내는 히노끼욕조에서 수중분만으로 나를 낳은것처럼.태초의 사치스러운 여유를 장착하고 씨익 웃어줘야한다.


뭐 가끔은 이런 상상 속 일말의 쾌감같은걸로 간간이 살아간다.어쨌든 나는 내가 가진것 중 제일 비싼 슬리퍼를 신고 은색의 아우디 앞을 터덜터덜 걸어갔으므로.


아,외제차라는게 나한테는 드림카여서 꿈에나 살 수 있을까 싶은데 생각보다 많이들 타고 다니더라.빚내서 타고다니나.사업을하나.공무원은 아니겠지.금수저일려나.내가 돈버는 맛을 몰라서 값 좀 나가는 물건 구입할 줄 모르는걸까.집값도 비싸고 차값 또한 집값인데 다른사람들은 대체 뭘 하면서 사는걸까.세식구 제 방 하나 갖지못하게 만드는 이 좁아터진 우리들의 공간속에 휘향찬란하게 자랑하듯 세워져있는 벤츠나 아우디를 보면서 나는 또 생각한다.어딜가나 부와 가난은 종이의 앞뒷장처럼 동시에 존재하는구나.그런데 그게 정말로 종이 한장 차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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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불쌍히 여기며

나를 불쌍히 여기며





의지없이 태어나 세상에 툭 떨구어진 나는 세상이 그런줄만 알고 살았다.그냥 다 그런줄알고.남들도 나처럼 이렇겠지.남들도 나처럼 하루가 길겠지.동화 속 이야기는 항상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났기에 나는 그런것들을 항상 믿으며 지냈다.믿는다는 자각도없이 낮이면 해가뜨고 밤이면 달이 뜨는것처럼 당연한 순리이고 진리인것처럼 그렇게 살았는데,살아보니 달랐다.


줄탁동시.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부리로 쪼아 내 작은세상을 깨고 밖으로 나갔을때 더 큰 절망을 맛봐야만했다.얇은 달걀껍질안에 다시 들어가 몸을 숨기고싶을정도로, 내가 감당할 수 없는것들.해일처럼 밀려들어오는 감정들.그때는 괜찮다고 생각했던것들이 전혀 괜찮지않게 염증이되어 나를 덮치니 차라리 내탓인가싶다.당신들은 부모로써 나한테 정말 그러면 안되는거였는데 나는 그게 당연한줄만 알고 그 세상에서 살았다.


내가 말 한마디 하지않았을까,내가 작은신호라도 보낸적이 없었을까.내가 사랑해달라고 말한적이 없었을까.그 속에서 내가 무엇을 배우길 원했고 얼마나 강하게 크길 바랐던걸까.얼마나 훌륭하게 크길 바랐던걸까.어린아이는 부모가 세상인데, 그 세상이 매일 온전하지 못했으니 내외로움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나할까.그저 원망만한다며 과거에 묶여사는 한심한년이 될 뿐이라 내 억울함은 누군가에게 당연하지도않다.구질구질하며 나약하며 더럽고 치졸한 내 원망은 20년이 다 되어서야 터져나왔다.나는 몰랐다.내색하지 않고 혼자 견뎌왔던 감정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것을 전혀몰랐다.이렇게 이해받지 못할 줄 몰랐다.


너는 그런 부모가 되지않을것같냐는 말 한마디에 대화는 또 단절되고 나는 내 미래까지 낙담하게된다.나는 우리가정의 자식으로서의 나를 이야기하는데, 방향을 틀어 나를 공격한다.내가 당신의 삶에 짐짝이 되었다면,자식이 그런 존재였다면 대체 왜 낳았는지 모르겠다.자식을 먹여살리며 걱정하는 책임외에 나에게 어떤 필요요건을 주었는지, 당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내가 어떤삶이라 느끼며 내 어린날을 보냈는지 이해하고싶은 마음이 없는듯해서 나는 절망스럽다.


금문교 자살영상을 보았다.당신들이 나에게 굳이 살고싶지도않은 세상을 주고,생명을 주었으니 차라리 죽는건 내 의지대로 내 뜻대로 죽는게 더 행복할수도있겠다라는 생각이든다.내가 자유죽음이라는 책을 읽었을때에도 작가는 살아있는것이 가장 큰 가치라고 말했지만 그 가치를 포기하는것 또한 살아있음의 가장 큰 가치아닌가.다리앞에서 바람을 맞으며 서있었던 그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남들 다 그렇게 지지고 볶고 사는거지,너만 힘든거는 아니잖니 오고가는 말 속에서 나는 내 미래를 장담할 수 없어서 무섭다.이대로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더 살 이유도없고,그런 시선에 억울해서 내 결백을 보여주고 싶어서 내가 죽게된다면 나는 너무 불쌍할것같다.나도 사과받고싶고 나도 사랑받고싶다.나도 정말로 사과받고싶고 정말로 사랑받고싶다.정말 정말 나는 사과받고싶다.내가 당신들때문에 너무너무 아팠다는것에 대해서 대단한 사과를 받고싶다.정말로 나는 사과받고싶고 동정받고싶다.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되든 나는 불쌍한 누군가로 영원히 기억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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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탈2

일상 일탈2



11월 28일 이후 시점이며 전 글과 이어짐.



아침몇시에 오프닝이 있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채,동시에 알고싶지도 않은 마음으로 새벽 내내 친구들과 떠들고 놀았다.그 친구의 방은 바닥이 무척이나 따뜻해서 아랫목에 누워있는 기분을 들게했다.엉성하게 깔아진 볼품없는 이불위로 두 몸뚱이가 굴러다녔다.주인친구는 침대에 누워 이미 잠이 들었고 바닥에서 밍기적 대는 나와 다른친구도 더 뒹굴대다 이내 잠이 들었다.상위로 어지럽혀진 음식물잔해와 쓰레기들은 신발장 구석으로 밀어넣은지 오래였다.기약없는 잠자리.내일 할일이 있음에도 서두르지 않는 무모함.이것이야말로 진짜 내가 삶을 사는 방식이지 않았을까?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지 않았을까? 영혼도 뿌듯함을 안고 육체와 함께 잠들었다.


며칠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어도 기운이 넘쳤다.셋중에 가장 먼저 일어났다.주인 친구도 곧 알바 갈 시간이라며 일어나 준비를 했다.걔 머리를 내가 조금 말려주었다.화장실에 들어가 나도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았다.독특한 보랏빛 샴푸거품이 바닥 하수구로 빨려들어갔다.제비꽃 냄새가 이런냄새인가.진득하니 맡아본 적 없는 냄새를 떠올리다 이내 머릿속에서 잡념을 지웠다.나의 졸업상영회날 아침은 다른 과 친구들과 달랐을것이다.시계를 보지도 않았다.지하철 노선으로 시간을 따지지도 않았고 난 그저 일어나서 씻은다음 얼굴에 화장을하고 고데기로 머리에 웨이브를 넣었다.자고있던 친구를 흔들어깨웠다.나 오늘 꿀리면 안되니까 네가 내 머리 좀 말아줘.뒷머리를 친구에게 부탁했다.긴 머리카락은 열이 잔뜩 난 동그란 기구가 꼬는대로 꼬였다.그리고 나서 또 드는 생각. 아, 너무 빡센가? 손으로 살살 머리를 흐트러놓았다.화장도 공을 많이 들였다.마음껏 쓰라던 친구의 화장대에서 고작 스킨로션만 덜어쓰고는 내 파우치에서 꺼낸것들로 조금의 틈도 없는 화장을 했다.눈썹도 칼로잰것처럼,피부도 잡티 하나 없는것처럼 왜냐하면 난 꿀리기 싫었다.준비를 마치고나서 냉장고를 열어 호박즙을 가득 챙겼다.처리 곤란했는데 다 가져가라는 친구의 말은 내가 호박즙털이를 하는데에있어 정당성을 부여해주었다.붓기빼는데에 좋다니 관리차원에서 쭉 마셔줘야겠다 따위의 생각을 하며 친구와 같이 집을 나섰다.


가는방향이 아예 달랐다.나는 지하철노선이고 버스노선이고 쳐다보는게 귀찮아져버려서 그냥 택시를 잡아탔다.어디 학교로 가주세요.말을 한 다음 창밖을 보았다.거지꼴로 손을 흔드는 친구가 있었다.바이바이.나도 창문을 열어 손을 흔들었다.잠을 며칠째 제대로 못잤어도 이토록 상쾌하고 개운한 아침이라니.만물이 피어나는 기분에 내가 먼저 택시기사님께 말을 붙였다.사람좋은 노년의 기사아저씨는 어린승객이 조잘대는것을 들어주며 같이 대화에 동참했다.호박즙 한무더기를 조수석 앞에 덜어드리니 좋아하셨다.그거 유기농이래요.유기농인지 아닌지 확인 할 길 없지만 그렇게 이야기했다.기사아저씨는 수많은 승객중 나를 태운것이 로또라도 맞은냥 좋아하셨다.그정도인가.신호가 걸렸다.기사아저씨께 세상사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있던 참이었다.주책인가 방정인가.나도 내 세상사는 이야기를 했다.짧고 강렬할 수 있는 첫 마디.저는 아빠가 어렸을적에 돌아가셨어요.그러면 자동반사적으로 저쪽에서 나오는 한마디.어이구.


예쁜 아가씨 잘가라는 인사를 들은후 택시에서 내렸다.보잘것없는 나를 위해 이곳까지 발걸음을 했을 내 친구들에게 전화가 많이 와있었다.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핑계를 대자면 내 휴대폰은 언제나 무음이기때문에,두번째는 원래 연락하는걸 별로 안좋아하기 때문에 뭐 그런이유로.오프닝은 언젠지도 모르고 그냥 내 작품 상영시간만 대충 맞춰서 도착을했다.지하 몇층이더라.길을 엄청 해맸다.빙글빙글 돌아 내 친구들보다 훨씬 늦게 도착한곳에서 출장뷔페음식들로 다과회가 한참이었다.나는 한입도 맛보지 않았다.굳이 먹고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고, 그 음식을 먹으면 내가 무언가에 소속될것같은 느낌에 그냥 입에 대지않았다.친구들이 보였다.친척오빠와 친척동생도 보였다.평생 언제 받아볼까 싶은 꽃다발을 안고 상영회장으로 들어갔다.여담이지만 친척오빠가 내 친구에게 약간의 호감을 느꼈나보다.자기 머릿속에 어떤 아름다운여성상의 기준이라도 있는걸까.그친구가 깔끔하니 예쁘긴한데 남의눈에 그정도로 비추어질줄은 몰랐다.괜히 뿌듯했다.짜식이.


처음보는 작품들도 많던데 굉장히 잘만들었다.나는 공동작품이었고 내뜻대로 되지않거나 그냥 울며겨자먹기로 했던 부분도 많고 기술적으로 분명 후달렸기때문에, 좋은 평을 들을거란 생각은 안했는데 나름 좋아하더라.뒤쪽에서 느껴지는 발칙한 리액션도 웃겼다.개인적으로 2부에서 마음에드는 작품이 2가지 있었다.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3,4부까지 볼 이유가 없었다.어차피 나는 이 공간도 다 지겹고 지루했기때문에 빨리 나가고 싶었다.친척오빠가 맛있는 밥을 사주겠다고 했다.이 근방에서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맛있는 밥까지 먹는다니.여행온것처럼 모든게 들썩였다.들썩들썩.구름도 들썩들썩.바람도 제 리듬을 타는듯 들썩들썩.손바닥이 미어터질정도로 꽉 잡고있었던 많은 꽃다발도 들썩들썩.아.마음껏 소리치고싶었다.무언가 새로웠다.모르긴 몰라도 며칠전의 내 모습과 다른 내모습은 정말 건강해져가는것같았다.그래, 좋은 밥 먹으러가자.대신 오빠가 사! 폐에 바람빠진 사람처럼 엄청 깔깔대면서 거리를 걸었다.



2015/12/01 - [E] - 일상 일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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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날 패배자로 정의내렸을때

네가 날 패배자로 정의내렸을때


나는 마음껏 오만해지기로 결심했어.눈빛에서 보이는거야.도장을 찍을까 말까.네가 생각할때 나는 너에게 동앗줄같은 인맥이 되어 줄 수 없는 존재다보니까 항상 나에 대해 고민하는 네 눈빛이 보이는거야.결국 나는 너의세계에서 패배자가 되었고 쫒겨난듯해.너에겐 이것은 내탓인거야.그래서 너는 얼마나 승리를 만끽하며 살고있니.너의 오만함을 보면 차라리 세상의 기준점에서 잠깐 꼬꾸라져있는 내가 낫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공상을 떠도는 나를 철 덜든아이처럼 한심해하던 너는 나름 표정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때는 관리가 잘 안됐나.상대방의 가치관을 꼬아야만 나올 수 있는 뒤틀린 바람소리가 입꼬리로 새어나왔어.왜 모를거라고 생각했을까.네가 하는 생각은 나도 하는것인데 왜 나를 그렇게 네 발밑에 두고 봤을까.


나는 네 곁에서 네 도움을 확실히 받았고 그래서 현실에 꾸역꾸역 적응하는 사람이 되어야했고 그만큼 사고반경이 갇힌 느낌이었어.나는 날기 위해 날개짓을 하는것이 아니라,그저 날개가 있기에 퍼덕이고 싶은거였어.네가 끌고가는 세계로 끌려가는 사람일뿐이었던 난 그것마저도 잘못인냥 움추러 들었어.네가 가둔게 아니라 내가 가둔거라고 인정해.네 덕에 나는 정신적으로 고달팠지만 날개짓하지 않고도 엉덩이를 바닥에 문댄채로 세상의 목적지로 끌려가는 법을 익혔어.그리고 생각했지.아 사회생활이라는게 이렇게 엉덩이로 끌려다니는 행위라면 난 좆같은 사회생활만 안한다면 뭐든지 잘 할 자신이 있어.네 덕이다 고마워.고맙다는 인사를 네가 어느정도 찝찝하게 받아들일 구석이 있게 전달하고싶어.네가 생각할때 네 모습은 마치 십자가를 진 예수의 모습과 같다고 느꼈을지도 몰라. 잘 생각해봐.내 세계를 다 무너뜨리며 네 세계로 끌고간게 누군지.십자가에게 물어본 사람이 있었니.예수의 등에 업히겠느냐고 넌 물어본 적 있었니.네가 영악하게 잘 살아남는건 누군가를 꼭 패자를 만들어야하는 천성 혹은 본능같은게 있어서였어.그래서 나는 너에게 고맙지만 또 너에게 고맙지가 않다.볼장 끝났으니 우리가 연락이 뜸해진 이유가 이것 아니겠니.어둠이 있어서 네가 새하얗게 보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했어.너는 너무 승자의 논리에 도취되어서 내 내면세계를 흔들고,핍박하고,일그러뜨렸어.그래도 존중했어.


살만큼 산 어느 어른이 내게 그랬어.그 애가 맞아.그 애가 영리하게 잘 살고 있는거야.그래서 나는 그 어른의 말을 무시했지.나는 '그 애가 맞아'라고 이야기 할 어른이 안될거거든.나와 다른 부류의 사람이기도 했지만 한치의 부러움도 느껴지지 않는 부류였거든.나눔에 의문을 품는사람으로 살기가 싫었거든.없다고 내것 꽁쳐두고 안 나누며 살기 싫었거든.무엇보다 자기 인생관은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다른사람이 옳다고 생각 할 여유가 없나봐.네가 옳을 수 있어.하지만 내가 틀린건 절대 아니야.누구보다 내 지난몇년이 존나 한심하게 보였을지 몰라도 내 하루는 네 하루보다 결코 쉽지않았어.장담하건데,너의 모든 이야기를 너에게 들은 내가 장담하건데, 내 인생의 굴곡과 짐덩어리는 마른 네 어깨에 올려놓을 수 있는것들이 아니었다고.


요즘엔 이상한 오기가 생겨.투지가 생겨.억울함이 나름 전투적인 힘으로 승화되고있는것같아.네 덕분이기도하고 세상덕분이기도하고 내 천성머리 덕분이기도하고.자,생각해봐.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 지금까지 네가 말했던 스쳐지나가는 대화속에도 이 세상속에서 낙오되고 도태되고 뒤쳐지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어나와서 알게모르게 벽을 짓고 그 밖에서 대화를 했어.엄청 위험한논리.다른것보다 내가 존중해 줄 수 없는 오만함 중 가장 위험하고 시뻘건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도 너는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말했어.넌 가난한사람을,뒤쳐지는사람을,낙오되는 사람을 인격적으로 존중하지 않는듯했어.그렇게 잔인한승자의 논리로 남을 은근 짓밟았어.나는 참 웃긴게 네가 고생 조금 덜 해봤다고 그렇게 생각하는게 너무 웃음이 나왔어.너와 같은 사람들덕에 경쟁이 재밌기도하지만 어차피 상대방은 죽는게임이 되잖아.너와 같은 사람들이 이미 눈빛으로 상대방을 반 죽여놓고 게임하잖아.널 곁에 오래 둘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했었어.그래서 지금 사무적인 사이 괜찮아.상처가 하나도 안돼.예상했었거든.


나는 어떤 병신을 봐도 그 병신의세계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매력을 찾으려고 노력해.사실 노력하지 않아도 잘 보여.나는 그런게 보여.그리고 그 병신을 최대한 잠재력이 있는 어떠한 존재로 받아들여서 내 사람으로 만들어.그래서 그사람들만 내 사람들이 됐어.열려있고 창조적이고 때론 병신같은 사람들이 내 사람들로 남았어.이 과정은 네가 생각하는것처럼 간단한 절차가 아니야.웃기겠지만 나는 니가 패자라고 정의내린 그 사람들만 내사람들로 남겨두었고 그 속에서 무지 행복해.살아있는 느낌이 나.너는 용의꼬리가 되기를 선택했는데 나는 용의 여의주가 될거야.뱀의머리도 용의꼬리도 안될거야.두고봐.사랑하는 친구의 눈에서 한심하단 눈빛을 받은 내가 한심해서,그리고 자본주의적 논리로 앞으로 내가 네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것이라고 판단하고 한심하단 눈빛을 보낸 네가 너무 분수를 모르는 사람인것같아서 증명 해 보이려고 요즘은 노력중이야.넌 내가 보였던 가능성들을 잊지말아야해.그것들은 과거에 오랫동안 네 안에 열등감을 자극했을거야.나는 분명하게 그렇다고 생각해.미안하지만 나는 너한테 없는 무지 중요한게 있어.미안하지만 넌 나만큼 빛난적이 없어.내가 어땠는지 너는 정확히 기억해야해.내 속에 있는거 알아보는사람은 알아 봐.네가 다 보고도 못본척하고 있는거야.나는 사회부적응자가 아니야.너 똑똑히 기억해야돼.너는 미치는걸 미친년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인이 될거고 나는 한번만 미치면 된다고,딱 한번만 미치면 된다고 기도하는 내가 될거야.나는 그냥 내가 될거야.너는 샐러리맨이 될거야.근데 나도 샐러리맨이 될거야.너는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 될거고 나는 언젠가 미칠 수 있어.나는 그렇게 내가 될거야.이 때 내가 너를 패배자로 정의내릴게.그 다음 이렇게 물어볼거야.어때 내가 너랑 그렇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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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요즘 일기5

그냥 요즘 일기5



1.거짓말을 했다.거짓말은 잘 안하는편인데,아니 이것도 거짓말이려나.여튼 거짓말을 했다.그게 합리적인것같았다.순간에는.


2.내부자들을 두번 봤다.한번은 사람들이 꽉 찬 극장안에서,한번은 좌석이 텅텅 비어있는 극장안에서.물론 처음볼때와 다시볼때의 느낌이 다른것은 당연하지만 내부자들은 유독 그 차이가 극명했다.길다고 느껴진 런닝타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빵 터지며 웃어야 제맛인 부분도 리액션이 적어 별로 웃기지않았다.처음은 연극보듯 두번째는 다큐멘터리보듯 보고 나왔다.탄탄하고 짜임새가 좋은 영화다.좋은 한국영화가 또 나온것같아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3.사무적인 사이란 무엇일까.절친했는데,아니 이것도 거짓말이려나.여튼 사무적인 사이가 되었다.예상 못 한 일은 아니다.


4.상담을 하나 잡았다.대전 내려가서 심리상담을 받고 다음주엔 또 병원에가고 그 다음날도 또 병원에가고.요즘 드는생각은 내가 혹시 꾀병이 아닌가 하는 그런거.


5.밤에는 꼭 자야하고 삼시세끼 꼭 챙겨먹어야하며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야하며 술 담배는 절대 안됩니다.라고 조언하는 누군가도 술을 마시거나 혹은 담배를 피거나 혹은 밤까지 야근해야하는 직장인이거나 아니면 밥 챙겨먹기 힘든 자취생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아침일찍 일어날 수 없는 저혈압이거나 그럴지도 모른다.


6.누가 누굴 챙겨.나 하나 건사하기도 바쁘다.


7.김기덕감독을 워낙 좋아하기에 리디북스를 뒤적거리다 김기덕영화에 대한 평론지를 구입했다.기대에 찬 마음으로 읽어내리는데 글에 공감을 못하겠다.위악과 위성.김기덕의 영화가 대중들에게 호불호가 극명한것도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것도 맞는말이지만 폭력의이미지를 영화언어로 아름답게 포장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그 글에 나는 공감 할 수 없었다.왜냐면 나는 내 맘에 쏙 드는 글을 예전에 먼저 읽어버렸기 때문이다.언젠가 어떤 평론가가 말했던 김기덕의 영화는 사회적 논란을 부추길 수 있으나 그것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다 라는 말.나는 관음증환자가 느낄법한 재미를 꿈꾸며 스크린 앞에 앉기 때문에 김기덕감독의 영화가 제일 좋다.평론지는 구입한 이상 돈이 아까워서 다 읽긴해야겠다.


8.아마 내가 우리학교에서 학고의 역사를 새로 쓴 사람 아닐까.맨온와이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주인공처럼 제적의 낭떠러지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무형문화재같은 그런 대단한선배가 있었어 하면서 나중에 영웅담으로라도 남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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