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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요즘나날들

뭐 요즘나날들


1. 하루는 뒤질것처럼 억울해서 뱃속이 뒤집혔다가 요즘 며칠은 또 괜찮다.세상에대한 무력감이 극복이 안되니 속에서 썩어문드러져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그게 내 억울함이었다.예컨대 열심히하면 복이오나니같은 헛소리들이 내 무력감에 돌덩이를 더 얹어주었고 그말만 믿고 개처럼 살려고 노력했더니 누군가 내 뒷통수를 후려쳤다.너는 사람인데 왜 개처럼 살려고하니.


2. 알라딘 중고서점을 아주 요긴하게 써먹고있다.일주일에 한번나가는 학교수업보다 알라딘가는일이 더 잦다.학교보다 가까우니 당연한소리같긴하겠지만.신화멤버들 솔로앨범을 그냥 다 갖다팔았다.사실 몇개 남겨두기도했다.생각하지도못했던 싱글 몇개를 꽤 값을쳐줬다.커피값 3잔은 벌었다.현금으로 받아서 통장에 입금할 생각이었는데 책 코너를 한바퀴 돌고나니 2만원가량의 책을 손에 쥐어버렸다.반값에 샀다고 생각중이다.


3. 넷플릭스 한달 무료이용권이 종료되어서 왓챠플레이 이용권을 다시 결제했다.넷플릭스 무료이용일때 아처 시즌을 다 봤어야했는데 중간시즌까지밖에 못봤다.그렇다고 그 비싼 이용권을 다시 결제하자니 넷플이 가지는 장점을 모르겠다.뭐,넷플 오리지널시리즈에 대한 메리트만 약간 알겠는정도? 콘텐츠양은 왓챠가 압도적으로 많다.가격도 합리적이고.여러모로 나는 왓챠를 오래 쓸것같다.


4. 그래서 영화 <눈먼자들의 도시>,<1408>을 감상했다.눈먼자들의도시! 드디어 봤다.귀에 딱지않도록 들어본 눈먼자들의도시! 책을 읽지않은 상태에서 본 영화는 쏘쏘.괜찮았다.엔딩시퀀스로 향해갈수록 약간의 희열같은것이 느껴졌다.여자주인공은 유일하게 눈뜬자였고 영화를 보고있는 나도 유일하게 눈뜬자였다.눈먼자들 세상속에서 눈뜬자가 가지는 이권은 폭력적일정도로 강했다.폐허가 된 도심속에서 굶주린개같은 사람들과 눈뜬 나는 같은 위치일 수 있을까.식료품 지하창고를 털때 아니다라는 답을 생각할 수 있었다.내공이 없이 깊은 해석은 못할지라도 재밌게 봤다.밤에 불꺼놓고 스마트폰으로 누워서 감상했는데 종종 백색병의 시각적연출을 위해 스크린을 하얗게 만들때마다 눈이 멀뻔했다.<1408> 또한 재밌게봤다.귀신이나 악령들이 깜짝 놀래키기만을 위해서 존재하는것보다 내면의공포와 개인의 트라우마 그리고 딜레마의 공간화 모든것들이 심장을 압박했다.트라우마의 인셉션? 악몽의 인셉션? 약간 사일런트힐과 어느정도 비슷한맥락을 취하고있는것같기도하고 베리드와 비슷한 느낌도 들었지만,더욱 명확한 정의가 필요할것같다.사실 방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는 여러번 있었을지도 모른다.예를들어 부인과 레스토랑에 앉아있을때 기시감이 아마 그 신호가 아니었나싶다.중간중간 정말 무서운 씬들이 많았다.창문을 통해 옆방에 건너가려던 시도나 맞은편 건물 창가의 남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려했던것이나 반전의 반전.끝났나 싶으면 다시 당하게되는 저주의굴레.호텔방을 내면으로만 해석한다면 개인적 트라우마와 딜레마를 이기지못해 자폭한 사람의 이야기같다.내부적인건 대략적으로 알겠는데 외부적 해석이 궁금하다.방이라는 공간이 개인의 심리를 표현하는데있어 효과적이긴한것같다.예전에 내가 쓴 시놉 submerged room도 비슷한 근원점을 가지고 구상했었다.


5. 아.이건 불안한 내 자격지심인지 아니면 진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요즘 내 친한친구들 사에에서 내가 못섞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이유는  얘네가 날 좋아할까?라는 작은 물음에서부터 시작됐다.나랑 10년을 넘게 티격태격했던 절친인애는 지금 바쁘니까,일하고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무언가 두려움이 솔솔 올라온다.어느부분에서 나에게 빈정상한부분이 있었을지도 몰라.같은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중이다.정말 나에게 빈정상했나? 상했다면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이유로? 끝도 없이 갉아먹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도닌다.더불어 다른 친구 한명도 나의우정과 얘의우정의 크기가 같지않나 싶을정도로 심장을 덜컥하게만든다.그러다 가장 정답과 가깝게 추론된 결론은 나도 비슷한것같다였다. 내가 우정을 표현하는 빈도나 얘가 우정을 표현하는 빈도나.다 똑같은것같다.나도 연락 잘 안하고 읽씹 자주하고 그러는데 뭐.아마 이게 맞겠지.5년전 실수를 반복하면 나만 힘들지.




주문을 외워보자

주문을 외워보자


조급해하지말자
겁내지말자

마녀가 있다면 나한테 이 주문을 걸어줬음 좋겠네.조급해하지말고 겁내지말라고 그럼 자연스레 결과는 네가 원하는 길로 가게 될거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네.짧지만 약간의 방향성을 얻었으면 좋겠네. 내가 할일은 빨리 지금 읽는책을 처리하고 바로 실행에 그것을 옮기는것.그것이면 좋겠네. 겁내지않고 조급해하지않으며.와중에 니년보다 내가 뜬다라는 저열함은 숨기지않으며.


좋은날이 온다는말은 주님이 세상을 구하러 내려오신다는 말과 같다

좋은날이 온다는말은 주님이 세상을 구하러 내려오신다는 말과 같다


종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미래를 희망하는 부질없는말들.행복해질거야.좋은날이 올거야.언젠가는,언젠가는 니가 꿈꾸는대로 다 잘될거야.다 잘될거야.다.전부다.모든게 하늘빛으로 빛나고 모든게 아름다워 보일거야.일상의 작은 행복들도 가슴을 부풀리게 만들어 잠 못이루게 만들거야.살아간다는 사실에 벅차오를때가 올거야.언젠가는,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행복해질거야.좋아질거야.행복해질거야.


기약없는 기다림과 어설픈 희망은 사람을 익사시킨다.살아보려 물장구치던 두 다리는 절박함이 무색하게도 힘없이 뻗어내릴것이고,아둔한 몸뚱이는 제일 낮은 뻘 바닥에 파묻혀 버려질것이다.자살도 아니고 타살도 아닌 그냥 사고사다.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것.세상이 개인을 죽이는것은 자연재해와도 같은 재난이자 사고사다.운이 나쁘게도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밖에 할말이 없는 안타깝고 허무한 죽음.


꽤 자주 신의 존재를 믿고싶어했다.나는 나름대로 종교와 밀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 시간이 오래가지못했다.초등학교때는 교회에서 나눠주는 선물과 과자가 좋아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어떠한 연유로 발걸음을 끊었다.중학교때는 단짝이던 친구를 따라 다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고 그 교회는 친척오빠도 다니는 교회여서 애착이있었다.방언이라는걸 했었다.개인의 경험에 비추어볼때 나쁘지 않은경험이었다.몸이 뜨거워지고 정수리 위로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정신적인 자기세뇌가 불러일으키는 효과일지라도 그건 일종의 희열같은것이었다.내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이기적인 기도를했다.어딘가에선 길바닥에 나앉은 오늘을 굶고있을 노숙자를 위해,집을 잃고 떠돌고있을 방황하는 청소년들을위해 기도를했겠지만 나는 나뿐이었다.내가 종교에 바라는이유는 오직 그것뿐이었기에 이기적인 기도를 멈추지않았다.그래서인지 교회사람들은 종교를 위해 이기적으로 나에게 책임감이라는 짐을 얹어주었다.시험기간에도 나와서 기도하기를,조장이 되어 조원들이 더 독실한 교회생활을 할 수 있기를 15살인 나에게 맡겼다.그정도 위인은 아니었다.나는 집에있는것만으로도 머리가 터질듯한 사람이었고 모든것은 부담이 되어버렸다.교회나가기를 그만두었다.


20대 초반에 휴학을하면서 다시 찾은 종교는 천주교였다.미사포를 머리에쓰고 내가 성스러운 무엇이라도 되는양 주변사람들에게 평화를 빌었다.어떤 역할에 심취하기위해서 노력했던것같다.청년모임회같은것이 있었다.그곳 사람들은 전부 좋은사람들같았으나 성정이 맞지않는 느낌이 들었다.온몸과 정신을 던져 예수를 믿기에는 의심가는것들이 너무 많았고,그 의구심마저도 품고 사랑하려고치면 모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사람이 좋아서 그 청년회를 계속 이어나가고싶었는데 고운 마음을 주님을 위해 쓰는척 연기하기엔 진실함이 딸렸다.


청년회에서 만난 팔에 타투가 있는 20대중반의 체격좋은 남자가 내 전공을 연결고리삼아 비슷한 나이 또래의 남자를 소개시켜주었고, 그 사람과 작업같지도않은 작업을 몇주했다.그 남자는 나에게 관심이 있었다.나는 그남자가 아니더라도 누군가한테 관심을 받고싶었다.막상 노골적인 시선이나 말을 받아보니 썩 개운치않았다.그만둔다는 나를 데리고 자취방에서 술을 먹였다.나는 술이 강했다.그 남자가 먼저 취했다.집에 가야했지만 그사람이 나를 붙잡아두었다.목적이 보였다.방 한구석에는 침대가있었고 나는 그사람이 작업하던 컴퓨터 인터넷기록엔 성인동영상이 있었다는것도 알고있었다.방벽을 채워놓은 위스키빈병들과 자유로운 성격으로 미뤄보았을때 그사람은 너무 외로워보였다.나도 외로웠지만 외로운사람과 하기 싫었다.조금 더 감성이 충만하고 조금더 나와는 다른 사람이길 바랬다.눈빛에 자자고 쓰여져있었지만 그러기싫었다.가방을 챙겨 집으로 가는내내 나에게 끈적하게 기대왔다.데려다준다는 명목으로 달라붙으며 계속 키스이야기를했다.주접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도망치듯 내 집으로 종적을 감췄고 그 와중에도 내 집이 어딘지 알수있는 거리에서 헤어진게 내내 불쾌했다.다음날 아침,나는 가방을 들고온게 아니라 그 남자의 작업실에 두고왔단 사실을 알게되었다.황량한 원룸주택 사이를 다시 걸었다.성스러운 성당을 지나 취하고싶은 이들이 가득했던 포장마차거리를 지나 반지하 작업실에 다시 문을 따고 들어가 가방만 들고나왔다.작업실에 그 남자가 앉아있었지만 별 말을 하지 않았다.그날 저녁까지나는 그 남자의 연락을 은근히 기다렸다.누군가 좀 더 매달려주기를 바랬다.부끄러움때문인지 정말 한낱지나가는 열기였는지 그 남자는 내게 연락하지않았다.그때 내 친애하는적은 본인 인생에 있어서 가장 영양가있는 남자를 만나고있었다.같이 여행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재밌는 하루를 보내고있었다.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쓸쓸해졌다.


뭐든지 어설프고,긴장하는것이 허무하게도 아무일도 없는 내 애정전선은 언제나 혼자걷는 평행선인데,주위를 둘러보면 전부 제 사랑 찾느라 곡선이라도 그리고 살고있었다.추운 밤이었고 겨울이었다.어둠은 더 칠흙같았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백라이트는 네온사인같았다.고요하면서도 분주한 그 움직임들을 육교다리에서 내려다보며 생각했었다.좋은날 오겠지.좋은사람 만나겠지.나도 언젠가는.나도 좋은날 오겠지.검은캔버스에 빨간빛의 꿈을 꾸는듯한 자기세뇌였다.정수리에 따뜻한 빛이 내리는대신 한겨울의 찬공기가 두피를 얼리는것같았다.구원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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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쓰이는 몇가지일들

신경쓰이는 몇가지일들


최근 병원을 다시 다니기 시작하면서 나름의 안정을 찾는듯했다.집에서도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하는편이고 그 기대에 맞춰갈수있게 나도 노력하려한다.그래서 요즘 일상은 그럭저럭 괜찮다.돈이야 언제나 없었으니까 차치하더라도 괜찮았다 요즘은.


금요일은 처방받은 약이 다 떨어지는날이라 병원에 들러서 짧은상담을하고 다시 약을 타오는 날이다.기운이 없어서 대낮까지도 이불속에서 밍기적대다가 저녁6시 이전에는 진료접수가 되어있어야한다는 엄마의 당부전화에 정신을 바로하고 기름진 머리를 뜨거운물로 씻어내렸다.동생이 사온 보라빛의 바디미스트도 왕창 뿌리고 집밖을 나섰다.햇빛좋고,바람좋고 다 좋다.이정도면 완벽하지는 못해도 괜찮은 날씨였다.시청역으로 가야했다.지하철을 타는것이 좀 더 빠르지만 버스좌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싶은 마음에 시간이 더 걸리는 버스를 탔다.이어폰으로 좋아하는 밴드음악이 흘렀다.지나가는 사람들도 나른해보였다.괜찮다.그런생각을 계속했다.


찝찝한일은 시청역에 내려서 병원으로 향하던 그 순간에 생겼다.시원한 쥬스가 먹고싶어져서 쥬스식스에서 케일뭐시기를 시켜 마셨다.그때도 나는 음악을 들으며 횡단보도 앞에 서있었다. 정면을 응시하고있는데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나를 응시하는것이 느껴졌다.무시했는데도 계속 바라보는듯해 나도 그 사람을 쳐다봤다.아 씨발, 학원원장이었다.원장은 통화중이었다.둘다 멋쩍게 웃었다.신기하고 당황스러운척했다.그래도 난감한표정은 숨기지 못했을것같다.그 원장은 눈치가 빠르다.원장은 어디서 많이본 사람인것같아서 쳐다봤는데 너였구나 하면서 괜찮은 사무용미소를 보냈다.어디가냐,웬일이냐 등등 짧게 몇마디 주고받자 보행자 신호동에 녹색불이 켜졌다.엄청 멋쩍었다.원장은 계속 통화하고있었고 나는 계속 음악을 듣고있었다.어디가냐는 원장물음에 그냥 몸아파서 병원에 간다고 했는데 더 궁금한것이 없는지 아니면 대충둘러대는 내 맘을 읽었는지 더 묻지않았다.원장의 어머니는 노안때문에 입원중이라고 하였다.병문안 가는길에 만난거구나.걷는내내 의식되고 불편했는데 원장이 먼저 인사를하고 적색건물로 들어갔다.같은 건물에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다싶었다.


데스크에 접수를 완료하고 앉아있는데도 내내 찝찝했다.하필이면 왜 그 시간에 거기서 원장을 만나서.뭐 이런생각들을 멈출 수 없었다.가끔 그 근방을 걸어다닐때면 학원아이들을 만날까, 선생을 만날까 괜시리 눈치보며 걷던때도 많았다.그래도 만날거란 생각은 안했는데.대전바닥은 시공간을 종이접기로 접은도시가 틀림없다.어쩌면 그렇게 접착면같을까.어딜가나 마주치고 만나고 내 시공간과 내가 만나기 껄끄러운 사람들의 시공간은 무의식중에 공유되고 있는게 아닐까.그런생각을 계속하며 무려 한시간 반동안 소파에 앉아서 기다려야했다.금요일은 진료가 빽빽한 날이었나보다.


학원원장을 만나고 마음속에 꿀렁대는 불안함과 기분더러움의 이유는  더 깊은곳에 있었다.내가 종종 그년,그 좆같은년이라고 명칭했던 그 애가 자신의 블로그를 폭파했다.아무리 생각해도 폭파 할 이유가 없는데 폭파했다.내가 며칠 염탐질한것을 알기라도 하는것처럼 사업형블로그를 접었고,자신의 일상블로그의 이웃을 비공개로 설정해놓았다.방문자 위젯이 없는데 어떻게 내가 왔다간것을 안것처럼 그렇게 행동할 수 있지?싶었는데, 유입경로를 하나하나 다 분석했다면 그럴수도있을것같다.요 며칠 기분 더러움의 이유가 사실은 여기에있었다.거기에 P원장까지 만났으니 속이 복잡하다 못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내가 만약 학원에 다시 들러 인사를 할 때가 온다면 그때는 내가 존나 성공해있었을때였으면 좋겠다.아쉬우니 찾아가는 그런모습은 다시 보이고싶지도않고,재수없는 그 애는 내가 잘되면 알아서 배아파할테니 그 모습을 면전에 보여주고싶은 일종의 찌질한욕심이다.친구도 나한테 찌질하다고했다.그래.나 찌질하다.근데 찌질하면 뭐 어때.찌질한게 나인데,몇년간 그년이랑 붙어있으며 성인군자인척 남 배려해봤자 속병얻는건 나라는 사실을 깨닫게되었다.그냥 찌질한대로 표현하고 사는것이 더 인간적일수도있다.라고 나를 포장한다.


잠깐 내가 위치적으로 우위에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걔가 블로그를 폭파하면서 다 망했다.그간 나는 이 관계에서 을 입장임을 지울 수 없었다.그러니 걔의 블로그 존재를 나만 알고있고,걔 생각을 염탐할 수 있다는게 세상에 얼마나 재밌고 일상에 활력소였겠는가.그런 위치적 우월감마저도 망하게 만들다니.진짜 진짜진짜진짜진짜 맘에안든다 진짜.나는 되게 진짜 니가 마음에 안든다.나도 내 블로그에 누구 싫은소리 쓰기 싫었는데 이렇게 쓰게만들다니 진짜 그래서 더 진짜진짜 맘에 안든다.염병.나는 작가든 감독이든 병신이든 돈벌어서 조금 더 떵떵거릴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가기전까지 니앞에 안나타난다.시뱅아.





그런생각을 한다

그런생각을 한다


만약 아빠가 돌아가시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행복했을까.우리집은 어떤 모양이었을까.누우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꽉 차는 이 좁은방에서 나는 누워서 생각하곤한다.만약 아빠가 돌아가셨을때 보험금이라도 타먹었으면 그러면 조금 나았을까.지금보다 나았을까.


16살의 나는 꽤 힘들었다.뜨거운 햇빛은 숨쉬기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여름은 정신을 내려놓는 계절이 되었다.조그마한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면 무성한 플라타너스잎들이 여름바람에 살랑거렸다.가만히 귀 기울이면 풍경소리가 나는듯했다.그래서 나는 더 외로웠다.어른들은 말했다.굉장히 좋게 갔다고.그때의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사람이 하늘로가는데 좋게갈 수 있다는게 말이 안됐다.아빠가 쓰러지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날 저녁은 먹어야했기에 어른들을 따라 설렁탕집에 들어갔다.나는 아직도 그 목넘김이 생생하게 기억난다.내 목구멍이 내것이 아니고 뜨거운 밥도 밥이 아닌것같았다.목구멍으로 넘기기까지 수십리는 되는것처럼 아직도 그 느낌은 종종 파편처럼 나를 괴롭힌다.


26살의 나는 많이 생각한다.창고인지 쓰레기장인지 알 수 없는 1평도 안되는 이 조그만 방에 틀어박혀 생각한다.아빠가 죽지않았더라도,모두 살아있었더라도,내가 나에게 솔직했고 아픔을 견뎌낼 수 있었더라도 나는 지금이랑 똑같았을거라고.불행도 만성이면 습관이 되고 중독이된다.해독제가 뭔지도 모르겠다.


내가 꿈꾸던 나는 사실 이런게 아니었는데,뭔가 다를줄 알았는데.남들도 다 그런가.남들도 정말 다 그럴까.다른 사람들의 열정이 부럽고 부러운데,정작 발 한쪽 딛기도 어렵고 큰일처럼 느껴진다.할 수 있을까.내가 할 수 있을까.나는 어떻게 걸어야할까.내가 걸을 수 있을까.항상 관전만 하는 관객에서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내가 내 인생을 한쪽으로 밀어두고 이렇게 사는게 맞지않다는걸 알면서도 방법을 모르겠다.모르니까 부딪혀야하는것도 알겠는데 부딪힐 용기가 안난다.그러다 다치면.죽으면.만약 살기싫어지면 그땐 어떡하지 진짜.만약 정말로 내가 살기 싫어지면 그땐 정말 어떡하지 억울해서.뭐 이런생각들을 좀 한다.그런다고 내 방이 한뼘 더 넓어지는것은 아니지만.







사랑 해보고싶다

사랑 해보고싶다


사랑해 보고싶다.

사랑 해보고싶다.

띄어쓰기 하나로 완전 다른뜻이 된다.


해봤으면 좋겠다.그런데 지속적인 관계가 너무 어렵다.그렇다고 일시적인 관계만을 원하는것도 아니다.그냥 어렵다.나는 내면에서 이 이유를 찾으려고 많이 고민해봤지만 답을 찾지못했다.모르겠다 지금도.누구는 나한테 무성애자 아니냐하는데 아닌것같다.내 스스로에게 무성애자를 당하는중이라면 좀 말이 되나.그냥 그런것보다는,좀 두렵다.


뭐가 두렵냐면 그냥 어떤 사람을 만나던 나는 그 사람에 의해 바뀔텐데 그걸 마주하기가 무섭다.예를들어 행복에 젖어 하루하루 그사람을 볼 생각에 설레고 아침에 일어나는것이 즐겁고 이런 변화조차 무섭게 느껴진다.그러고싶은데 그러면 무서울것같다.분명 만나다보면 이별하게 될텐데 그럼 그사람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것이 힘들고 비가 오면 우울해질텐데.순간의 감정일텐데.약간 마약 비슷하게 생각이 된다.사랑이라는게 마약이랑 비슷해서 취했을때 이게 내 몸과 마음에 좋은건지 구분을 못하다가 잠에서 딱 깨어나는순간 아 이건 아니었구나.그 자각의 순간이 너무 비참할것같아서 두렵게 느껴진다.


그리고 의지하게 될까봐 무섭다.나는 이게 제일 무섭다.내면의 제일 약한 내가 그사람한테 한없이 의지하게되면 나는 그야말로 끝이라고 생각된다.기대고싶고 내 아픔을 털어놓고싶고 사실 나는 이만큼 사회생활도 못하고 병신이지만 그래도 나를 좋아해줘서 고마워요라고 고백하는것도 수치스럽다. 난 기본적으로 사랑이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그래서 맨날 노래도 책도 영화도 그 타령이잖아.너로 인해 나는 미칠것같다.너만 생각하면 나는 미친다.맨날 미친대. 그러니까 정신병이지 사랑이.만약 그사람이 너무 좋아.좋아서 어쩔줄 모르겠어.그럼 나는 어디가는거지? 나는 없어지고 그사람만 머릿속에 가득하고 그사람을 위해 살고 그사람이 내 삶의 동기가 되고 이런것들이 무서운거다.그래 있을땐 잘 돌아간다고 쳐보자.만약 없어지면? 영원은 없다.


무섭고 두려워서 관계맺는것에 병적으로 결벽증이 있다고해서 내가 남들이 사랑하는것조차 못봐주고 그런건 아니다.그럴땐 또 부럽다.그래도순간순간 진실되게 행동하는것같아서.나만 비겁해서 내 감정으로부터 도피해있는것같아서 패배감같은것도 생긴다.약간은.불나방처럼 자기 짝 찾아가는 모든 타인의 행동들이 한심하게 보이다가도 나보다 용감하고 멋있게 느껴진다.그냥 그런거다.


영화를 봐도 음악을 들어도 가슴으로 느껴지는 전율이 조금씩 덜한것같다.전부 사랑타령인데 점점 공감이 안된다.그동안은 어렴풋이 상상이나마 잘 했는데 이젠 그런 감정도 모르겠다.몰라서 다행인지 불행인지도 모르겠다.만나질 못하는건지 만날 수 없는건지 찌질한건지 이것도 모르겠다.그냥 혼자가 아닌 내가 너무 어색할것같다.나는 혼자여야 할 것 같다.이런생각이 크다.


또, 내가 만약 아빠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딸들은 아빠닮은 남자한테 끌린다는데 실제로 나는 체감한적이 있다.내 인생 말아먹기 싫다.남자 잘못만난 여자의인생?너무 끔찍하다.아빠도 잘못만나고 남편도 잘못만나면 나는 너무 가치없는 인생을 사는 사람이 될것이다.물론 그렇다고 지금 내 삶이 가치있는건 아니지만.여튼 두렵다.


누구의 내가 되는것이 어렵고 나의 누구를 만드는것도 어렵다.그것이 가져다주는 불안함을 감당할 정신적 내구성이 약하다.라고 나는 생각중이다.누군가는 열어주겠지.누군가는 내맘을 두드려주겠지.꿈은 꾸지만 기대는 없는채로, 어쩌면 누구보다 많이 기대하고있는채로 그렇게 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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