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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서재

3월의 서재



<어떻게 당하지않고 살것인가> : 마르갈리스 프옐스테드

<아버지의 딸> : 이우경

<초인수업> : 박찬국

<페미니즘의 도전> : 정희진

<강신주의 감정수업> : 강신주

<포우 단편선> : 에드거 앨런 포우



3월이 참 빨리 끝나가는것같다.일을 그만둔지 한달이 채 안됐지만 약간 무료하고 또 자유롭고 우울하고 행복한 감정격돌의 하루하루를 보내고있다.자전거로 달리면 20분거리에 있는 교보문고와 알라딘을 많이 왔다갔다했다.어제는 필라테스 수업을 충동적으로 빼먹고 우울한마음에 교보문고로 향했다.심리학코너에서 한참동안 머물렀다.그래서 건진책이 <어떻게 당하지않고 살것인가>,<아버지의 딸>이렇게 두권이었다.


<어떻게 당하지않고 살것인가>는 심리학 코너에서 많이 훑어보고 지금의 나에게 필요하겠다 싶어서 구입했다.바로 전 글에도 썼지만 나는 그간 정말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애한테 친구라는 갈고리에 묶여 시달려왔기때문에 이런책이 필요했다.이 책은 자기애적 성격장애와 경계성 성격장애의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아온 사람들을 서술하고있다, 그 미친년은 자기애적성격장애가 분명할것이라고 나는 엄지손가락 한마디 다 걸고 이야기할 수 있다.물론 나만큼 그년도 내 단점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거라고 생각한다.중요한건 나는 다른사람이 아니고 '걔'라서 스트레스를 받은것인데, 걔는 내가 아니더라도 아무한테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문제들이었다.시발.


<아버지의딸>은 제목에 많이 혹한것같다.세부섹션을 살펴보니 아버지에게 사랑받고자란 딸 이야기도 많은것같은데 그렇게 딱히.뭐.아버지라는 존재는 평생 내가 짐짝처럼 안고가야할것이다.그 빈자리의 크기가 어떻든간에 내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것은 분명하니까 괜찮은 소비라고 생각한다.


<초인수업>은 니체의 초인론,위버멘시에 관심이 생겨서 교보문고에서 구입한 책으로 요즘 이 책으로 약간 용기를 얻고있다.구체적 서평은 다 읽고 게시할 생각이다.문체가 간결해서 잘 읽힌다.나같은 철학문외한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박찬국 교수님께서 많이 신경쓰신것같다.정말 좋은책이다 이책.안에 일러스트도 문체처럼 담백하다.이 책은 약간 힐링책 비슷한 느낌이다.


<페미니즘의 도전>은 어차피 언젠가는 읽어볼 책이었는데,친구가 선물해줬다.좋은친구다.사실 페미니즘 관련 수업을 한번 들은적이 있었다.조를 편성해 토론수업을 많이 진행했는데 거기에 남학우 한명은 내가 대놓고 공격적이라 많이 불편해했었다.딱히 그 남학우를 공격하려는것보다도 여자이기때문에 가지게 되는 사회적편견같은것을 이야기했는데 나는 안그러는데?이런 태도로 일관했었다.존나 뭘 어쩌라는건지.사실 나도 공격적으로 여성혐오 문제에 관해서 목소리를 높여왔던편이라고 생각은하지만,한편으로는 또 피곤하다.이게 인간 본성인가보다.분명 목표는 같은데 방법부분에서 차이가 난다.가치관도 다르고 의견을 피력하는 방식이 달라서일까.아직 정형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그런것일까.피곤하다고 느끼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뭐 어때 사람인데 피곤할수도있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동시에 든다.확실한건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점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팟캐스트 벙커1을 통해 강신주를 알게되었는데 나름  도움을 많이 받았다.휴학했을때도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는데 꽤 자신감을 갖게해줬다.근래 강신주의 언사때문에 커뮤니티에서 시끄러웠던 일이 있었다.페미니즘 관련해서 망발을 했던것같은데.나 이거 진짜 솔직히 강신주가 말했던 '페미니스트들의 공격적인 자세에 대한 문제성'.이부분에 대해서 반은 공감하고 반은 비공감한다.이러면 또 누군가는 그러겠지.에베베베 '좆같은 중립분자들 죽어라 죽어'.너나 죽어라.강신주의 발언이 사회적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점은 확실하나 사회적 물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각설하고 감정수업을 직접 읽어본적은 없지만,당시 팟캐스트에서 간봤을때 기회되면 읽어야지.다른사람들의 고민과 인생이 궁금하다.그리고 강신주라는 사람은 그 고민에 어떤말을 해줄것인지 궁금하다.그런생각을 했었다.


<포우단편선>은 에드거엘런포우를 읽어봐야해서 샀다.번역이 그렇게 맘에 들지는 않는다.알라딘에 몇권없더라.전에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한살터울 사촌오빠에게 내 블로그 글을 읽어봐라하고 툭 던져준적이있었다.약간 포우 느낌이 나는것같다고 했었다.수필에 형식은 없지만 그렇게 수필같지는 않다고 뭐 그런 비슷한 말도 했었다.그래서 포우를 알게됐다 사실은.갈까마귀나 검은고양이 같은 작품은 알지도 못했다.오빠가 그렇게 느낀다면 내가 읽어 볼 이유는 있다.


이중에서 읽고있는책이 현재 초인수업뿐이다.사실상 3월의 책 구입목록쯤 되겠다.



2016/08/19 - [E] - 8월의 서재






니년때문에 성공한다

니년때문에 성공한다


긴 시간동안 나는 끊임없이 네가 어떤친구인지 헷갈려왔다.부족한점,맞지않는점 사실은 모두가 다 부족한사람들이니까 너만의 문제는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내가 맞았던거지.이래서 사람의 육감을 무시하면 안되는거야.왜그렇게 나는 내 마음속에서 거부하는사람들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는지 모르겠다.친구라면 그정도로 내가 헷갈리지 않았을텐데,그걸 빨리 알았어야됐는데.


니체의 초인과 관련된 책을 읽고있는데 거기서 니체가 그러더라.니체가 제일 혐오하는 악덕이 원한이라고.니체의 말이 맞을거야.복수심에 불타는 경쟁은 나도 멀쩡하지 못하게 만들거야라고 생각은 한다만 이부분은 내맘대로 할란다.해봐야알지.복수가 될지라도 나는 이년에게 갚아줘야할것들이 많다.직접적으로 해코지하겠다는게 아니라.내갈길 잘 가면 얘는 어차피 배아파 뒤질년이라 나만 잘되면된다.


꽤 오랜시간동안 나는 내가 빛날 수 있는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이년을 만나면서 많이 바랬다.얘는 지나치게 이기적이었고 나는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녔다.친구관계에 갑을관계가 있으면 이런느낌이었을까.심지어 멍청한 나를 이끌어주는척했다.내가 죽은이유가 이것때문아닐까.가지지 않아도 될 죄책감을 갖게하고 내가 자기때문에 속앓이한것은 받아들이지도 않은채 본인의 속앓이만 풀어놓으며 내게 마음의보상을하라!와 다름없는 이야기나 뱉으며.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이게 딱 쟤 성정이었다.


어쩌면 나나 얘나 똑같을수도있겠지.저년보고 나에대해 글쓰라면 비슷한 맥락으로 나를 맥이는 글을 쓸것같다.예상은 된다.며칠전 나에게 잘 지내느냐 안부연락 자체도 없이 나에게 터무니없는것을 요구했을때 나는 솔직히 이년 미친년인가 싶었는데 그냥 들어줬다.그러고 생각했다.아,이년 때문에 내가 성공해야겠다.그리고 몇년간 바꾸지않았던 연락처를 바꿀 예정이다.그 동안 잘라내지못해 끌려다녀 을 자리로 지냈던 내 자신이 좀 더 높은자리로 올라갈 수 있게 그리고 바깥세상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한다.내가 나중에 볼품없는 삶을 살게될지라도 굳건한 자신의 철학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년에게 다시는 무시받을일이 없을것이다.칼로 목을 베어가도 멀쩡할 수 있을만한 기지를 가지고싶다.사실상 난 얘보다 약자였으니까 정신적으로도,그리고 기가 약했으니까.넌 내가 필요해질 순간이 분명 올거야.그때 나랑 연 안닿아봐봐.졸라 재밌다 진짜.


전에 얘가 사업을 하겠다고 분주하던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흐지부지된것같다.한참을 고민해서 상호를 정했는데 몇달지났지만 그 기억이 나길래,며칠전에 검색해 들어갔다.별거없드만.너는 뭘 그렇게 실천하는척했냐.네가 말로는 인스타 폭파했다고했는데 느낌상 그게 아닌걸알았지.블로그도 마찬가지고.나랑만 SNS상 연을 끊은것이다.나는 얘가 가진 감성이 너무 좆같다.어차피 걔도 내 블로그를 모른다.전에 써놓은 비밀글중에 얘로인해 스트레스가 심해서 비밀글을 써놓은게 있었다.그게 내 인생에 제일 솔직한 글이다.


다만 이런 글을 쓰면서도 뭐랄까 좀.걍 이런글 쓰는 나도 좆같고 구리다.대외적으로 얘가 더 좋은평가를 받을지 몰라도 나는 니 속이 좆구린걸 아니까 속으로 이만 바득바득갈게되는거다.내가 얘를 좆같이 생각하잖아?근데 얘도 나를 똑같이 좆처럼 생각하니까.그럼 나는 얘랑 동급인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안할래야 안할수가없다.그래도 난 사람 하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병신만들진않았다.너는 그나마 너에게 희생적이었던 니 전애인이랑 나를 만나서 인간된줄 알아라.


두고봐라.아집일 수 있는 내 고집도 나중엔 삶을 살아가는 철학으로 굳어질테니까.쉽게 남 인생 패배자로 낙인찍는 너보다는 날테니까.평생 안정적으로 살아라.나는 위험찾아서 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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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세라세라는

케세라세라는


충격적일정도로 내 마음에 사무친 드라마라서 일년에 한두번씩은 꼭 정주행한다.내가 이 드라마때문에 한때나마 드라마 PD가 되고싶다는 꿈을 꾸기도했으며,미친 연출에 눈을뜨고 김윤철PD의 생각을 알고싶어,인터넷을 뒤지고 뒤져서 7인의PD라는 조민준 인터뷰집까지 구입할정도였으니.나는 케세라세라에 열정적이었다.지금도.

2007년작품이라서 정주행할때마다 패션의압박이 조금 있지만 보다보면 눈에 들어오지도않는다.2000년초중반에 참 좋은 드라마 많았었던것같다.이별대세나 소울메이트나 메리대구공방전도 그랬고 안녕프란체스카같은 시트콤도 혁명이었다고 느낀다.

내가 지금 낭만이 사라진건지 극에 푹 빠져볼만한 감수성이 부족해진건지.요즘 드라마도 충분히 좋은데 자꾸 옛 드라마가 생각난다.1년전엔 날밤을 새면서 천국의계단을 정주행했다.아,천국의계단을 정주행하면서 느꼈던 흥미로운점들이 있는데 이건 나중에 얘기해야겠다.뭐,여튼 학원 끝나자마자 달려와서 TV앞에 자리잡고 드라마를 보던 그때의 내가 그리워서 옛드라마가 더 땡기는걸수도있겠다.

근래에 밀회와 청춘시대 욱씨남정기도 나름 재밌게봤다.좀 됐지만 기억에 남는건 보통의연애도 물론.보통의연애같은 경우에 입소문이 더 나야하는데 좀 안타깝다.매니아들 사이에선 찾아보게되는 드라마겠지만 이 작품은 더 유명해져야한다고 생각한다.이때 연우진과 유다인에게 관심이 생겨서 두 배우가 나온 작품을 거의 다 찾아봤었다.유다인은 비전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된다. 깨끗한 마스크나 특유의 대사처리가 깔끔하고 담백하다.아홉수소년에서 비중있는 역할이 아니었지만 잘 어울렸다 꽤.

케세라세라 리뷰를 각잡고 한번 쓰기는 해야겠는데 너무 장엄하게도 할 이야기가 많아서 정리가 안된다.정확히 말하면 내 능력부족이고.이걸 한회차마다 나눠서 리뷰를 해야하는지 드라마 전체적으로 리뷰를해야하는지 글 구성부터 모르겠다.이건 내 노력부족이다.드라마리뷰 블로그들만 잘 흝어봐도 좋은 포맷을 발견하고 차용할 수 있을텐데 내가 부지런하지 못한탓이다.

케세라세라를 쓴 도현정작가의 최근작품이 마을이라는것도 알고있었는데 어째 볼 생각을 못했다.그것도 한번 찾아봐야겠다.방영당시 살펴본 반응은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이 많았었다.의심의 여지가없다.

주절주절 찬양을 좀 하자면, 나는 케세라세라의 제목도 마음에 들고 주인공들도 마음에 들고 이 드라마의 상징색인 보랏빛도 마음에들고 OST는 정말 정말 마음에 들다못해 벅차오를정도로 마음에 들어서 미쳐버리겠다.드라마 내내 사용되는 롱테이크기법도 마음에 들고 드라마 전반과 후반의 서로 다른 분위기도 마음에든다.이 드라마를 아직도 안 본 사람이 있다면 안타까움에 몸부림칠것같다.이 드라마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한명만 내옆에 있어도 10일내내 떠들 자신이 있다. 나는 이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전부 마음에 든다.특히 말로 뻗대는 강태주가 제일 마음에든다.마음속의 불꽃이 느껴지는 주인공이다.자기가 그걸 다룰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 불길에 자기가 상처입는다.나는 그런점이 제일 좋다.어쩌면 상대를,사랑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거라는 오만이 제일 큰 죄일수도있다.

이 드라마를 제대로 느끼려면 한겨울에 봐야한다.그때의 느낌과 충격을 강한인상으로 받으려면 혼자 조용히 정주행을 딱 끝내고나면 예술.진짜로 진짜로 진짜 나는 이 드라마가 너무 좋다. 좋은점을 전부 나열할 수 없을만큼 머리로 생각하기 어렵다.이건 마음으로 좋아하기때문이다.

한편으론, 요즘 방영했으면 난리났을거란 생각이 든다. 자극적인 씬이나 대사가 많아서.뭐 난 그런게 좋았다.여튼 케세라세라는 그냥 존나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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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못했던 새벽을 지나 도착한곳

잠들지 못했던 새벽을 지나 도착한곳


2015년 12월경의 풍경.

나를 한숨도 잠들지못하게 만든것은 깊은 우울과 불안이었다.동시에 무엇이라도 해야할것같은 조급함이었다.잠들어야 할 뇌가 초조함에 뛰어대는 가슴에 갉아먹혔다.그 추운 겨울 , 나는 아무도 없는 새벽거리로 나왔다.개강 전 대학자취촌은 황량하기 그지없었으나 어두컴컴한 침묵속에서도 눈내리는 풍경은 평온하기만 했다.어릴적에 살던 곳이 문득 그리워져 기차역으로 향했다.증평에 내렸어야했는데 잘못내리는바람에 나는 음성이란곳에 내려야했다.조용하고 깨끗한동네였다.한시간정도 주변을 구경했다.이때 반기문의고향이 음성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되었다.약간,있었다 그런게.촌에서 인물나는경우 그 인물로 최대한 시장을 돌려보려는 노력같은게.역에 도착해 관광안내표지판을 보는순간 느껴졌다.반기문 범벅이었다.그렇구나.

배가고파 밥을 먹고싶었지만 증평으로 가는 기차시간이 애매했다.그낭 더 걷다보니 한 학교가 나왔다.어슬렁거리며 구경했다.가까운하늘과 탁트인시야를 무대로 삼은 운동장은 학생들에게 축복과도 같았다.빳빳하게 얼어버린 막대걸레까지.덕분에 나는 내 학창시절을 회상할 수 있었다.

증평에 도착했다.증평 살 당시에 기차역이 있었는지 기억나지않는다.좀 걸어가니 내가 알던 그 동네가 그대로 보였다.그대로였는데 그대로가 아니었다.졸업한 초등학교 운동장이나 구경할까 싶었는데 학교관리인이 막아섰다.허가증이 있어야만 들어갈수있다고.요즘 문제가 많다보니 출입이 까다로워진것같았다.음성에서 둘러본 학교는 뭐지.개교기념일이었나.아쉽게도 발걸음을 돌려야만했다.교문옆에 불량식품가게는 문을 닫았다.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는듯 보였다. 몸이불편하신 아저씨와 아픈 강아지가 살던 곳이었다. 하교길에 꼭 가게를 들러 1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먹었었다.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추억하는 나의 어린시절은 굳게닫혀있는 이 불량식품가게처럼 이미 지나가서 손 댈 수 없는것이었다.

초등학교때 다니던 학원을 찾았다.7-8년쯤 이곳을 찾았을땐 학생수는 적었지만 분명 운영되고있는곳이었는데 이곳도 닫혔다.문만 반쯤 열려있었다.오랜만에 찾은 나를 알아봐줄까 설레며 선생님 이름을 몇번 부르고 난뒤 문을 열었지만 눈앞엔 쌓여있는 마늘더미만 있었을뿐이다.학원이 아닌 창고같았다.윗층에 있던 중학교때 다니던 학원을 찾았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었다.순수하고 예뻤던 그때의 추억을 음미할 틈이 없었다.

근처 만두가게는 영업을 하고있었다.종종 생각이났었다.반가운 마음에 들어가서 포장주문을 하려했는데 만두 쪄 낼 시간이 아니라고했다.어쩔 수 없었다.보강천에 가볼까. 하다가 그것도 말았다.대전으로 가는 기차시간도 애매했다.

전에없던 새로 생긴 수육국밥집에서 혼자 국밥한그릇을 먹고 다시 동네를 둘러보았다.그대로였다.그대로였는데 그대로가 아니었다.동네만 변한것은 아니었다. 아파트 단지 놀이터 그네에 앉아서 담배 한개피를 피우며 사색에 잠긴 나도 그때의 내가 아니었다.

아직도 인생은 명확한 답을 주지못하고 나 또한 방향을 알 수 없어 헤매고있지만, 약간의 해답을 얻은 느낌이 들었다.돌아오는 기차안에서 나는 새것과 다름없는 담뱃갑을 버리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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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업을 듣다가 꽂힌 작가

사진수업을 듣다가 꽂힌 작가


Nan goldin

낸 골딘.그녀는 자신의 삶을 사진을 통해 에세이처럼 기록한다.가장 질척거리고 가장 음습한 삶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는건 중요한 작업이다.지금 블로그 메인이미지로 사용중인 컷도 낸 골딘의 작품인데 많은 사진 중 제일 힘이 느껴지는 컷이라는 생각이 든다.한마디로 그냥 꽂혔다.

이 작가를 더 알고싶어졌다.유명세를 얻고 난 뒤 삶이 부유해지고 편안해지면서 작품의 아우라 달라졌다,예전만 못하다라는 평이 지배적인듯하다. 여전히 좋은 컷들이 내눈엔 보이는데…….변화한 삶도 작가의 삶이다. 나는 그 에세이적 성격의 사진들이 맘에들었던것이다. 자신의 삶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가들에게서 일종의 소명이 보인다. '나는 지금 이렇지만,불꽃을 가지고있어'라고 내게 말한다. 그 생명력이 맘에 든다.

또 요즘 난 철학자 니체에게도 관심이생겼다.명확히 말하자면 니체보다도 니체가 말한 '초인론'에 궁금증이 생긴것이다.뮤지컬 쓰릴미를 프레스콜 영상으로만 감상한 내가 좀 애처롭긴한데, 거기서 리차드가 계속 니체니체 노래를 하길래 니체의 뭐에 쟤가 꽂혀서 저렇게 또라이가 된걸까싶어서 찾아봤더니 초인론이랜다.그래서 내 지적수준으로도 이해가능할만큼 아주 얕게 파봤는데, 와 빠질만하겠더라.사람을 자의식과잉으로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다. 정신적 각성제라고 할까. 여튼 이건 좀 더 파보기로. 생각보다 유투브에 컨텐츠가 많지않더라.곧 서점에 갈일이 생길것같다.


체력 딸려서 이런짓거리 하고있다

체력 딸려서 이런짓거리 하고있다


영양제 먹는다. 어릴땐 영양제 자주 챙겨먹었는데 오히려 크면서 등한시했다.내 체력이 이정도로 쓰레기가 될 줄 몰랐는데 마음아프다. 난 언제나 괴물체력일줄만 알았다.

체력엔 비타민B가 중요하다는데 나는 비타민C챙겨먹는다.이유는 비타민B가 중요한걸 어제 알았거든. 미리 알았으면 그거 샀겠지.어쩔수없다. 아이허브에서 주문한 히알루론산과 그린커피가 도착해서 며칠전부터 복용하는중이다.

히알루론산을 먹는이유는 피부때문인데, 이 망할놈의 일 하면서 공기가 안좋은곳에 오래 갇혀있어서인지 스트레스때문인지 얼굴 곳곳에 붉은 여드름과 트러블이 생겼다.사춘기 이후에 이런 여드름은 처음이라 심각하게 생각하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주문했다.흉터볼때마다 속상해죽겠다. 피부 속 당김도 심해진것같다.이제 관리 좀 해야지. 너무 피부를 방치해뒀다.돈만 있으면 피부관리실도 다니고싶다.

그린커피는 체중감량효과와 변비해소 하나 보고 시켰는데 확실히 변비해소는 뛰어난듯.복용만 하면 그냥 다이렉트 죽죽.내 장을 일자로 만들어 주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화장실가서 건강하게 일본다.이건 장기복용 생각해봐야겠다.변비는 이제 그만 내 인생에서 사라져줬음 싶거든.

그 외에 오메가3도 종종 먹고있고 로얄젤리도 뭐에 좋은진 모르겠지만 종종 먹고있고 올리브영에서 전에 구입했던 맨 퍼포먼스였나 그것도 가끔 먹고있다.뒤에 보니까 비타민B 포함이라고 써있는데 그럼 이거먹음 덜 피곤한가?

여튼 영양제는 일단 이만큼만 먹어도 내가 챙기기 힘들만큼 많이 먹고있는것같으니 운동도 좀 해야겠지.집 뒤에 좋은 하천이 있어서 운동하기엔 딱 좋은데 역시 귀찮다.체력딸려요-운동하세요-운동할체력이없어요.뭐 하긴 해야겠지. 운동안하면 안되겠지.

너무 피곤하다보니까 혹시 갑상선에 이상생긴거 아닐까.이런 의심중이다.가족력도 가족력이고 뭣보다 너무 피곤해 미치겠어.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정도 저질체력은 아닌데 최근에 너무 너무 너무 심하게 피곤한게 저하증아닐까 약한 의심이 될 정도. 근데 검사도 역시……귀찮다.

정리 : 내 체력관리는 많은 영양제와 귀찮지만 운동과 귀찮지만 갑상선검사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