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해보고싶다

사랑 해보고싶다


사랑해 보고싶다.

사랑 해보고싶다.

띄어쓰기 하나로 완전 다른뜻이 된다.


해봤으면 좋겠다.그런데 지속적인 관계가 너무 어렵다.그렇다고 일시적인 관계만을 원하는것도 아니다.그냥 어렵다.나는 내면에서 이 이유를 찾으려고 많이 고민해봤지만 답을 찾지못했다.모르겠다 지금도.누구는 나한테 무성애자 아니냐하는데 아닌것같다.내 스스로에게 무성애자를 당하는중이라면 좀 말이 되나.그냥 그런것보다는,좀 두렵다.


뭐가 두렵냐면 그냥 어떤 사람을 만나던 나는 그 사람에 의해 바뀔텐데 그걸 마주하기가 무섭다.예를들어 행복에 젖어 하루하루 그사람을 볼 생각에 설레고 아침에 일어나는것이 즐겁고 이런 변화조차 무섭게 느껴진다.그러고싶은데 그러면 무서울것같다.분명 만나다보면 이별하게 될텐데 그럼 그사람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것이 힘들고 비가 오면 우울해질텐데.순간의 감정일텐데.약간 마약 비슷하게 생각이 된다.사랑이라는게 마약이랑 비슷해서 취했을때 이게 내 몸과 마음에 좋은건지 구분을 못하다가 잠에서 딱 깨어나는순간 아 이건 아니었구나.그 자각의 순간이 너무 비참할것같아서 두렵게 느껴진다.


그리고 의지하게 될까봐 무섭다.나는 이게 제일 무섭다.내면의 제일 약한 내가 그사람한테 한없이 의지하게되면 나는 그야말로 끝이라고 생각된다.기대고싶고 내 아픔을 털어놓고싶고 사실 나는 이만큼 사회생활도 못하고 병신이지만 그래도 나를 좋아해줘서 고마워요라고 고백하는것도 수치스럽다. 난 기본적으로 사랑이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그래서 맨날 노래도 책도 영화도 그 타령이잖아.너로 인해 나는 미칠것같다.너만 생각하면 나는 미친다.맨날 미친대. 그러니까 정신병이지 사랑이.만약 그사람이 너무 좋아.좋아서 어쩔줄 모르겠어.그럼 나는 어디가는거지? 나는 없어지고 그사람만 머릿속에 가득하고 그사람을 위해 살고 그사람이 내 삶의 동기가 되고 이런것들이 무서운거다.그래 있을땐 잘 돌아간다고 쳐보자.만약 없어지면? 영원은 없다.


무섭고 두려워서 관계맺는것에 병적으로 결벽증이 있다고해서 내가 남들이 사랑하는것조차 못봐주고 그런건 아니다.그럴땐 또 부럽다.그래도순간순간 진실되게 행동하는것같아서.나만 비겁해서 내 감정으로부터 도피해있는것같아서 패배감같은것도 생긴다.약간은.불나방처럼 자기 짝 찾아가는 모든 타인의 행동들이 한심하게 보이다가도 나보다 용감하고 멋있게 느껴진다.그냥 그런거다.


영화를 봐도 음악을 들어도 가슴으로 느껴지는 전율이 조금씩 덜한것같다.전부 사랑타령인데 점점 공감이 안된다.그동안은 어렴풋이 상상이나마 잘 했는데 이젠 그런 감정도 모르겠다.몰라서 다행인지 불행인지도 모르겠다.만나질 못하는건지 만날 수 없는건지 찌질한건지 이것도 모르겠다.그냥 혼자가 아닌 내가 너무 어색할것같다.나는 혼자여야 할 것 같다.이런생각이 크다.


또, 내가 만약 아빠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딸들은 아빠닮은 남자한테 끌린다는데 실제로 나는 체감한적이 있다.내 인생 말아먹기 싫다.남자 잘못만난 여자의인생?너무 끔찍하다.아빠도 잘못만나고 남편도 잘못만나면 나는 너무 가치없는 인생을 사는 사람이 될것이다.물론 그렇다고 지금 내 삶이 가치있는건 아니지만.여튼 두렵다.


누구의 내가 되는것이 어렵고 나의 누구를 만드는것도 어렵다.그것이 가져다주는 불안함을 감당할 정신적 내구성이 약하다.라고 나는 생각중이다.누군가는 열어주겠지.누군가는 내맘을 두드려주겠지.꿈은 꾸지만 기대는 없는채로, 어쩌면 누구보다 많이 기대하고있는채로 그렇게 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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