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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먹었던것들

해먹었던것들






최근에 해먹은 토마토 스파게티

로제,크림파스타는 별로 안좋아한다.너무 느끼해서.깔끔하게 토마토 아니면 봉골레,알리오올리오 그냥 이정도.스파게티면은 0.5인분.나머지는 냉장고 처리용으로 양파와 브로콜리로 채웠다.청양고추도 좀 썰어넣으니 맛이 헐씬 좋았다.






잡곡밥, 청국장,도이치햄,볶음김치,우엉조림,락교,부추무침.

그래도 이땐 부지런히도 챙겨먹었다.





저녁으로 우유에 요플레 섞고 연시, 바나나, 키위.







겨울에 해먹었던 밀푀유나베.

엄마가 생각보다 너무 잘 드시길래 내심 속이 좋았다.샤브용 소고기는 2겹 이상씩 쌓았다.밑에 콩나물,청경채,숙주나물 잔뜩 깔아넣고 멸치다시마 우린 육수 부어서 끓여먹으면 끝.우리식구들은 칼칼하고 맵싹한것을 좋아해서 삼삼하게 먹다가 끝에 대파와 청양고추 투하.다음에 또 세식구 둘러앉아 만들어먹을 생각이다.







처음만들어 본 에그타르트.

두번째 만든 에그타르트가 이것보다 더 맛있고 괜찮았다.





방금 구운 녹차아몬드쿠키.

이번 쿠키는 잘 나왔다.저번에 구운 커피쿠키와 녹차쿠키는 설탕량이 적고 버터량이 많아서 잘 부서지고 쓴맛이 좀 났는데 이번 녹차쿠키는 대성공.땅콩이랑 아몬드 왕창 갈아넣고 녹차분말도 2배로 넣었더니 색도 예쁘고 맛도 좋다.모든 쿠키는 설탕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서 명목상 다이어트를 하고있는 나는 몇개만 집어먹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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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이 너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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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음식은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편이었지만 정신이 좀 맑아지니 이것저것 더 해보고싶더라.그래서 녹차쿠키도 구워보고 커피쿠키 머랭쿠키 에그타르트 등등 오븐을 써가며 구워보고있다.특히 에그타르트는 파는것보다 맛있게 구워냈다.첫판에도 맛있더니 두번째판은 장사해도 되겠다며 나름 칭찬도 듣고.이거 꽤 고상한 취미 아닌가?여자맞는데 더 여자가 되는 기분.


한식,중식,일식,베이킹하지 않는 디저트류는 잘 만든다.베이킹은 초보라 힘든데 그것도 잘 해내고있고 뿌듯하다.사실 내가 먹는것보다 만들어서 남 주는게 얼마나 행복한지.별것도 아닌데 그렇게 기분이좋다.소소한 행복이 무언지 알아가는 요즘이다.


다음에는 식빵을 구워볼까.견과류 듬뿍넣은 버터식빵을 한번 만들어봐야지.엄마가 좋아할것같은 깨찰빵도.아 쿠키랑 에그타르트는 왕창 구워서 다시 자취방으로 가져 올 예정이다.친구들한테 나눠준다 약속했으므로.본가에 내려가면 여러모로 할일이 많아지겠다.그래도 남을위해 요리하는게 나혼자 쳐먹는거보다 백배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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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는것을 배우는것

놓는것을 배우는것




주위를 둘러봐도 알겠지만 겉보기와 다른 사람이 참 많다.나는 그 대표적 예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남들은 나를 알고보면 참 인정많고 허허실실거리는 속좋은 사람으로 보는게 대다수다.속은 좋지.이정도면 착하다고 자부한다.중요한건 그 너머의 단계에 있다.내가 남들에게 속좋은사람이 되면 그들은 날 쉽게 믿을 수 있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나보다.비밀도 맘껏 털어놓고 고민상담도 엄청나게 해 온다.누군가가 나를 믿어준다는것 역시 행복한 일이다.하지만 가끔 외롭다.이 사람들은 나정도의 사람도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구나.그런데 나는 누구에게 고민을 털어놓고는 하지?내가 믿을만한 사람의 기준은 누구길래 남들은 다 있는데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없을까.하는 따위의.


내가 생각하는 나는 엄청나게 불완전한 사람이다.학창시절엔 공부를 못하진 않았지만 빼어나게 잘 한적은 없었고 미술은 뭐,잘했다.내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잘 했다.내 윗사람들도 내 그림을 부러워하고 질투느끼고 배우려고 물어가는게 일상다반사였으니.그런데 난 아무리 해도해도 만족이 되지 않았다.자기비하가 심했고 옆에서 지켜보는 내 또래친구들은 위로하면서도 속으로 재수없어 했었다.쟤는 잘그리면서 왜저래.


자기만족이 쉽게 되지않는 유형이 바로 나다.허허실실 욕심없이 살것같지만 사실은 엄청나게 욕심있고 깡으로 버티는 근성도있다.있었다.라고 말하는게 더 적합하겠다.열정은 좀 무뎌졌지만 아직도 욕심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적어도 내가 하고싶어하는 일이나 내가 하고자하는 일에는 완벽주의자 성향이 너무나 짙어지는데 사실 힘들다.결과가 바라는대로만 나온다면 더할나위없이 기쁘지만 세상일이라는게 그렇게 내맘대로 되는것이 아니더라.욕심부린만큼 해답을 얻지못할때가 더 많았다.그러면 나는 거기서 많이 좌절한다.도약하기까지의 시간이 남들보다 더 걸렸다.왜?준비를 너무 오래 꼼꼼하게 해오다보니 한번 넘어지면 데미지가 큰것이다.


사소한것 하나도 내 선에서 이해가 되지않거나 충족되지않거나 완벽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상 나는 쉽게 넘어가질 못한다.그림을 그릴때만 해도 그랬다.아주 사소한거지만 이것이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어서 내 머릿속에 어떠한 체계로 자리잡지 않는이상 나는 유려하게 사고할 수 없는 인간이다.몸도 마음도 많이 고단하다.정말 고단하다.마음이 먼저 지치고 뇌가 먼저 지친다.


더 살다보니 느끼는것 한가지는 완벽주의자 성향이 나쁘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해서 모든일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사실 그럴수도 없거니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일 투성이더라.시야가 좁아짐을 가장 두려워해야하는데 그 위험군 1순위가 바로 완벽주의라고 생각한다.깊게 파고 들다 주변을 못보게 되는것이다.아직도 내 머릿속에 나는 맡은일 척척해내는 슈퍼우먼같은 여자여야만하지만,그런 허상과 욕심을 천천히 버려나가기로.불완전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행복할 수 있는 여자가 되자고 계속 다짐하는 중이다.


놓는것을 배우는것은 참 어렵더라.지금당장만 보아도 졸작을 친구와 준비하는 과정에서 계속 내욕심을 부리고 싶더라.당연하지만 지금은 내 능력치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의견교환을 해야하는데 나는 이상이 너무 높아서 정해놓고 따라잡기 위해 헉헉대다 지쳐버린다.알면서도 또 욕심이 나는걸 보면 천성이 쉽게 변할 수 없나보다.나는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 스스로 많이 배울것이라 생각한다.내 목표는 누가봐도 멋진 작품을 뽑아내는것이 아닌 많은것을 포기하며 스스로를 중화시키는것을 배우는것이다.그게 2015년 나의 목표가 되길 바란다.우선순위가 뒤바뀌지 않도록 스스로 잘 달래가며 한 해 잘 마무리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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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푹 빠진것

요즘 푹 빠진것




미드를 그리 즐겨보지는 않는편인데 어찌하다보니 워킹데드를 보게되었다.사실 할 일이 없기도 했고,원래 좀비물은 좋아하던터라 워킹데드를 처음 찾아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그리고 일주일도 안되는시간에 시즌5 방영분까지 다 봤다.이제 본방사수하면 된다.정말 재밌다.너무 취향이다.


보통 좀비물에서 어린아이는 방해요소로 많이 등장하는데 워킹데드는 다르다.칼 아니었으면 릭 무리는 몇번씩 죽었을듯.드라마나 영화를 보다보면 애정을 더 나눠주고싶은 인물이 꼭 있다.워킹데드에서는 데릴이 그렇다.첫인상과 아주 다르지.릭 또한 첫인상과 점점 다르게 피폐해지고 생존과 보호를 위해 독해지는 모습이 애잔하기도하고.생존에 있어 재밌게 잘 다루고있다.더욱 평면적인 캐릭터가 없어서 속 시원하다.진짜 사람들이 하는 고민과 갈등이 잘 그려지는 편이다.


곧 개강인데 워킹데드나 빨리 보고싶을뿐 별 꿈이없다.완전 빠졌다.폭스채널 페이지에서는 피규어 증정 이벤트도 하던데 차마 페이스북까지 활성화시키긴 좀 뭣하고,그냥 워킹데드나 빨리 내놨으면 좋겠다.시즌을 통으로 다 달리고나니 볼것이 없어 허무하다.아,드라마는 원래 종영후 완주행하는 맛인데.


다른 미드를 한번 찾아 볼 생각이다.로스트를 봐볼까.섹스앤더시티는 일단 안끌린다.영드는 스킨스시즌2까지 봤고(시즌3 넘어가면서 에피를 포함한 주변인물들 정이안갔음.아마 전시즌 주인공들이 더 정이 남아서 그랬을지도) 마이매드팻다이어리는 전부 다 봤다.새 시즌 나오면 챙겨보겠지.여튼 그렇다.워킹데드 다 보고 방황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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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니트족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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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니트족이라는 개념도 알게 된지 얼마 안됐다.커뮤니티에 퍼진 <어느 서울대생의 5년전 예언>이라는 글을 읽다보니 니트족이라는 단어가 꽤 나오더라.니트족이 뭘까 싶어 검색하고 읽어내려가니 이거 완전 나다.차이점이 조금 있다면 아직 졸업 전 이라는것쯤.


니트족이라는 개념은 이렇다.의무교육을 받고나서도 취업의지 배움의의지등 모든 의지가 상실되어 아무것도 하지않는 신 유형을 뜻하는 단어인데,날이갈수록 점점 늘어나고있는 추세란다.그리고 나는 그 가운데서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니트족이 많아지는 이유를 알 수 있다.무엇이 이 사람들의 에너지를 소진시켰는가.현실의벽 앞에 인간은 한없이 무력하다.시대가 달라짐은 어른들도 인정해야한다.지방 국립대를 나와도 안정적으로 잘 먹고 살 자격이 주어지던 시대는 끝났다.끝없는 경쟁사회속에서 우리는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며 떠밀려간다.그러다보니 인서울4년제를 나와도 아등바등 현실에 무섭게 눌리지않는가.원글쓴이에 동감하는 바,앞으로 더욱 빡빡한 시대가 될 것이다.


어른들이 거짓말을 하는것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사기당한 느낌은 어쩔 수 없지만 그들은 그들이 경험한 세상이야기를 해주는것뿐이다.그때는 그정도면 되었으니까.시대가 달라지고있는걸 감각하지 못한 채 그들의 삶의방식을 강요하거나 주입한다.그것이 옳은길이라 믿으며.


'예민하고 게으른 족속'에 이어 '니트족'이라는 개념 또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문구가 되었으니 나는 조금씩 정립되고 있는 듯 하다.그것이 좋은방향이든 나쁜방향이든 내가 나를 알아간다는것은 심적으로 안정이 된다.그저 답답한 마음과는 조금 다르다.미로속에 갇혀있더라도 지도가 있는것과 없는것은 심리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지 않는가.내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있는지 감을 잡아가고있다.앞으로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기위해 나는 많은 사회적관념에 부딪히며 좌절할것이 뻔하다.버텨 낼 에너지가 있다면 버텨내겠지만 내구성이 떨어지면 그대로 끝이다.


무엇을해도 노예의 시대다.나는 버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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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이기는 부모 없음을 알고있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음을 알고있었다




이거 엄마한테 미안한 이야기인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쓴다.


지금 내 스스로 귀여워 웃고있는데 남들 눈에는 영악해보일 수 있겠지.

때는 정확히 기억안나지만 8살 남짓이었겠다.초1때까지만 강원도에서 학교를 다녔고 이 일은 강원도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나는 일찍 애어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가정환경에서 자란터라 무언가 갖고싶어도 떼를 쓴적이 없었다.아픈 이야기지만 미술을 정말 배우고싶다,학원에 보내달라 말할 수 없이 그냥 시간이 흘렀다.그리고 나는 한번도 포기해본적이 없었다.미술아닌 다른길을 걸을거란 생각도 없었고 그냥 그게 내 길이라고 생각했다.부모님도 변변한 뒷바라지를 해줄 수 없어 내게 항상 미안해하셨다.그럴것이 마음을 다 아는데 애가 떼를 쓰지도 않으니 그게 또 부모입장에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거지.


6살때부터 꾸던 꿈은 이후로도 오랫동안 접혀있어야 했다.


겨울이었다.1학년 교실에 책 장사꾼이 왔다.그 아저씨가 그러더라.이 책 전권을 사면 게임CD와 미술도구 중 하나 선택하는것을 준다고.게임이 들어올리는 없고 난 미술도구가 엄청 눈에 들어왔다.반아이들에게 모두에게 나눠준 책 신청서를 받아들고 집까지 갔지만 나는 그것을 차마 엄마앞에 꺼내놓고 사달라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한번은 그게 너무 원통했던것같다.누군가는 고민없이 적어서 선생님 드릴텐데 나는 왜 망설여야하지.내 기억으로는 그날 늦게 잠들었던것같다.


그럴것이 책 전권이라는게 보통가격이 아니었다.20만원 가까이 하던걸로 기억했으니까 쉽게 사달란말이 나오지가 않았다.거기다 그 미술도구는 어찌나 좋은지 이마트같이 큰 마트에가야 볼 수 있던 물감+색연필+크레용 전부 2단으로 포장된 정말 좋은 미술용품이어서 더 마음에 걸렸다.나는 그림을 제대로 그려보고싶었다.그냥 그때는 내가 그 도구를 가지고 그려야 무언가 시작될것같은 예감이 들었나보다.


하루를 끙끙 앓다 엄마에게 말했다.엄마 나 이거 학교에서 책 신청할 사람 하라고 준건데 이거 보고싶어.돌아온 대답은 지금도 책 많은데 이거 살 돈이 어딨냐 이랬겠지.어쨌거나 내 바람은 역시 예상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차마 책이 목적이 아니라 딸려오는 물건이 목적이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고 읽고싶은책이라고 떼를 썼던것같다.역사 아닌가.이제와 생각하면 나는 떼를 쓸 권리나 배경이 충분히 있는데.처음으로 그렇게 떼를 쓴것같다.나는 그 물건이 너무 갖고싶었다.먹고살기 빠듯함을 알면서도 징징대던 나는 그날 엄마에게 아픈 딸래미가 되었을것이다.끝까지 사주신단 말을 안하더라.엄마 시중을 그렇게 모르냐며 혼났던것 같다.


내가 머리가 잘돌아가는게,엄청 상처받은척했다.사실 엄청 상처받지는 않았다.이미 예상했었으니까.방으로 들어가서 문 닫고 엎어져있다 책상에 앉았다.그리고 신청서에 그냥 내 이름과 집전화번호등을 적고 절취선 부분 잘라서 엄마 아빠 잘때 안방 문턱밑에 갖다놓았다.거기에 눈물방울 일부러 떨어뜨려 글씨 번지게 냅뒀다.그리고 일부러 꼬질꼬질하게 더 구겼지.그러고 문앞에 떨군것이다.엄마보라고.


아침에 밥먹는데 엄마가 신청서를 주시더라.거기엔 학부모싸인란이 있었다.그대로 학교에 가져다 냈다.그리고 나는 몇주 지나서 책 전권과 미술용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때 막상 마음이 좋지 못했다.사실 방법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스스로도.엄마 마음을 어떻게 후벼파야 나에대한 미안함이 저 선물로 이어질까.나는 너무도 잘 알고있었고 그 물건이 갖고싶어서 일부러 꾸며냈고 설계했다.그게 8살 때 나의 영악함인지 반항심인지 억울함인지는 잘 모르겠다.뭐 좋게얘기하면 어렸을적부터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이 아주 출중했던거고 그간 안써먹다가 저때 한번 써먹은거다.이것도 좋게얘기하면 컨트롤 할 줄 안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때와 장소를 가려 이익을 취하는 아주 지혜로운 방법일수도.


사실 이 이야기는 엄마는 기억도 안날 이야기다.꼬맹이의 죄책감이 성인이 될때까지 미약하게 남아있는것뿐이니.그래도 왜 저때의 내가 왜 귀엽냐면 착하니까 나답게 느껴지니까.엄마 미안! 사실 그동안 이기는 법 다 알면서도 내가 봐준거야 물론 그날 엄마도 그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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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함을 받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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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마음이 요동치지 않아서 더 한숨이 나온다.

무력함이란 대체 무엇일까.


전 글에서 귀찮음이란 열정을 이길 수 있는 무시무시한 힘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그리고 나는 받아들였다.나는 예민하지만 게으른 사람중 한명임을.김지운 영화감독의 책 <숏컷>에서 발췌한 부분으로 나는 글을 읽으면서 많이 찔렸다.당장이라도 무언가가 될듯  예술적영감이 가득하지만 천성이 게을러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그리고 딱히 바뀔만한 계기가 생기지도 않아 평생을 그렇게 살아사는 부류들.


사실 계기는 생기는게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것이다.사람들은 어떤 일에대한 이유를 찾으려고 애쓰는데 그냥 만들면 되는것이다.억지스러워도 만들어놓고나면 하게된다.어쩌면 사람의 사고회로는 기계보다 덜 복잡할지도 모른다.체계적으로 자신을 납득시킬 이유를 찾지못해도 길을 달려간다.생각보다 아주 빠르게 그리고 현명하게.세상엔 그런사람들이 참 많다.그리고 달려온 길 끝에서 이유를 마주한다.이유는 시작에 있는것이 아니라 끝에 있는것이라 생각한다.그렇기 때문에 무언가 체감하려면 일단 실행에 옮겨야 체감 할 수 있다.몸이 겪는 시간을 절대 함부로 해서 안된다.알면서도 게으른 내 뇌와 싸운다.열번을 싸우면 내 몸이 일곱번은 쥐어터지는것 같다.


헛구덩이를 팔 수록 돌아갈 길이 많아지고 피할것이 많아짐을 안다.나를 버려야 잘 살아갈것인가 나를 인정하고 살아야 편하게 살 수 있는것인가 아니면 나는 바뀔 수 있는 존재인가 나를 바꿀 수 있는 주체는 누구인가


깊은곳에서 조용한 전쟁이 시작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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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사랑!

사랑?사랑!





어쩌면 조금은 쌀쌀맞은 이야기일 수 있겠다.나 사랑못해요 이런이야기는 20대 여자가 하기엔 너무 낯설다는것.하지만 생각보다 주변에 그런 여자들 은근 많다.사랑 못해먹겠네 이런 여자들.그러니까 사랑이 어렵다는 말인데,나는 과정이 어려운게 아니라 시작이 어렵다.누가 딱딱 공식으로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남녀관계라는게 공식으로 풀어지는 문제가 아니니 나도 답답할뿐이다.그래서 요즘 나름대로의 결심을 하게 되었는데 그게 뭐냐.그냥사랑하지말고 살아야지.


이거 되게 남들한테는 우스갯소리일 수 있는데 나에게는 나름의 신념이 될지도 모르는일이다.그니까 최대한 나를 보호하고 아끼는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면 난 정말 소극적인 사람임에 틀림없다.이런 천성을 허들뛰기처럼 뛰고 달리고 떠안으면서까지 도전하고싶게끔 만드는 남자가 없다는 이야기다.난 굳이 남자가 아니어도 생각 할 거리,맡은 일 너무 많으니까.바쁘다고 핑계대는건 아니고(이런 이야기를 하면 꼭 전쟁통에서도 애는 낳고산다라는 말로 초치는 사람들 꼭 있단말이지) 내가 할일보다 우선순위에 놓여지지 않는 대상이 남자,사랑이라는 것.어찌보면 나도 참 매말랐다.그런데 내 맘에 대상이 놓여지지 않는게 내탓은 아니지않나.스스로 애잔한 감정을 제3자가 바라보듯 쯧,혀 한번 차고 말 정도로 끝내는 나니까.이런 경우는 긍정적인건지,비관적인건지.


내가 살아온 과거 흔적을 쭉 훑어보며 왜 내가 남자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나름의 근거를 대고 분석해야겠다.사실 어느정도 알것같다.아버지의 영향일테지 뭐.앞서 말하자면 내 아버지는 객관적으로 좋은아버지가 못 된다.그거 본인도 잘 알고계신다.그리고 나는 16살에 아버지와 이별했다.이것만으로도 좋은아버지는 아니지.무의식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꼬마 애한테 물어본적이 있다.너는 왜 다른애들처럼 예쁜연애 한번을 안하니?뭐가 그렇게 두렵니?그랬더니 그 애가 그러더라.낭떠러지같다고.남자 한번 잘못만나면 내 인생 바닥끝까지 추락해 절대로 되돌릴 수 없을것같다고.그게 내 아버지를 통해 배운 남자라는 존재다.어머니에게 아버지는 그런 남자였으니.내가 경계심을 가지는건 당연한 일이다.남자를 만난 여자의 인생? 내가 보고배운 기억은 그 뿐이다.


남성혐오증을 가지고있냐 무식하게 이런질문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던데,그거랑은 다르다.싫어하는것과 겁이많은건 분명 다르지.


그래도 역시 알콩달콩 연애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는 부럽다.특히나 내 가장가까운 친구는 일년에 열댓번은 남자를 갈아치우는데(바람직하다고 볼 순 없지만) 그 나이에 불나방처럼 자신을 던져가며 사랑하고 사랑받는 친구가 대견스럽다.박수 쳐 줄 일이다.그 뜨거운 젊은이들의 열애현장에서 나는 철저한 관람자일뿐이다.그리고 그 관람석은 내가 돈주고 산거고.별다른 뜻 없고 참관하고싶어 참관한다는 이야기 그 뿐이다.나는 나를 못던지겠다.정말로 정말로 나를 못 던지겠다. 내가보기엔 제대로 사랑하며 사는 사람도 별로 없는것같던데 내가 너무 냉소적인가.


이 글은 내가 god 노래가 듣고싶어져 옛 앨범을 뒤적거리다 <사랑?사랑!>이라는 노래를 다시 듣게되었기 때문에 쓰게 된 글이다.가사보면 알겠지만 내 마음상태는 딱 1절 랩파트 그 가사에 멈춰있다. 그니까 <사랑?>의 상태에서.

이거 가사 되게 재밌다.



'나에게 사랑이란 관심조차 없는걸요 
쓸데없는 고민과 괜한 시간 낭비 일뿐 필요 없는거죠'

'난 정말 여자와 사귀며 구속당하며 기분 나쁠까봐 비위맞추려 
마음에도 없는 사랑한다는 말을 하며 굳이 여자와 사귀는 게 정말 웃겨 
나 이해 못해 왜 그럴까 대체 그렇게 여자때문에 고생하네 참 딱해 
하지만 나도 가끔 외로움에 지쳐 있는 나를 애써 숨기려고 하네 '



내가 딱 여기까지만 멈춰있는거지. 노래가 몇분짜리 노래더라.적어도 한곡이 4분은 될텐데 저부분이 1분은 넘으려나.아직도 사랑을 하려면 3/4은 더 가야하네.갈 에너지나 있으면 말이다.

특히 뒷부분 진짜 예술이다.하지만 나도 가끔 외로움에 지쳐있는 나를 애써 숨기려고 하네.

그래서 내가 남자 안만나겠다고 못 박은거 아닌가.


근데 장도리는 박힌 못도 빼낼 수 있다지?

그래 뭐...... 망치들 사이에서 장도리 한번 찾아나 봐야지.

못 찾으면 말고 아쉬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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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반찬이되는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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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건 좀 됐으나 이제서야 올린다.이 글이 <수필> 카테고리에 어울리는것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눈> 카테고리에 쓰기엔 너무 내가 부족하니까.아직 1년도 안지났다. 모두가 큰 슬픔을 가슴으로 겪었으며 아직도 그 상처는 남아있을것이다.그리고 늘 그렇듯 자신의 상처가 아닌사람들은 금방 회복한다.아무렇지 않은듯 삶은 굴러가고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머물러 있는 시간도 잠깐인듯 하다.나 역시 그렇게 살다가 문득 다시 아파지기 시작했다.상 위에 올려진 고등어 반찬을 보고.


다들 별 생각 없이 고등어반찬을 잘 먹고 있는지 궁금하다.아니면 나처럼 순간 순간 떠오른다던지.그러니까 별 다를것 없는 보통날의 오후 나는 고등어반찬을 보면서 세월호사고로 아직도 아파하고있을 사람들이 떠올랐다.그리고 순간의 죄책감이 머릿속을 휘감고 지나갔다.그분들은 바다속에서 나오는 모든 해산물들 입에 대지도 못할텐데, 나는 이렇게 먹고있다.바다 물내만 맡아도 심장이 저릿할텐데 누군가에는 낭만의 겨울바다냄새일테다.이렇게 결국엔 슬픔도 한갈래길을 가지 못하고 갈래갈래 나뉘어져 방향을 다르게한다.처음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깊은 슬픔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은 결국 당사자들 뿐이다.


나는 이 모든것이 죄스럽게 느껴졌다.글쓰는 허지웅이 이런말을 한적 있다.교복입은 아이들만 봐도 세월호희생자 아이들이 생각이 나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날것같다는 말.나는 충분히 공감한다.밥먹다 말고 생선-바다-슬픔 이렇게까지 이어지는 생각에 젓가락이 고등어를 향하질 못하겠더라 더는.사실은 지금도 굉장히 눈물이 난다.어쨌거나 나는 살아갈 것이다.그 어린아이들은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은  바다속에서 생을 마감했다.나는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걸까.내가 믿는 신이 아직도 원망스럽다.그러면서도 나는 잘만 살아갈것이 아이들에게,희생자 가족들에게 너무 죄스럽다.내가 하고있는것이 이용하는 SNS의 프로필사진에 노란리본을 올려놓고 바꾸지 않는일뿐이라니.정녕 이것뿐이라니.스스로가 무력하게 느껴진다


슬픔 이후 대전에 갈일이 생겨 대전역에 내렸을적이 있었다.그때까지도 그곳은 세월호 아이들을 생각하는 노란리본이 곳곳에 달려있었다.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을 위한 서명과 연설이 있었던 모양이다.나는 갈길이 바빠 눈으로 좇으면서도 용기가 없어 걸음을 달리 했는데,그마저도 아이들을 외면한것 같아 부끄럽고 마음 한켠이 좋지 못하다.나는 부족한 사람이 맞다.그리고 대전역에도 노란물결은 서서히 사라져갔다.


우리의 일상은 제자리를 찾고있다.온 집집마다 슬픔에 잠겨 아파하는것도 잠시, 살 사람은 살아야한다는 말처럼 그렇게 살아가고있다.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고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아직도 아픔에 힘겨워 하는 가족들을 나 자신처럼 살피지는 못하더라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하루 세끼 먹는 밥상위에서라도 아이들을 생각하고 가족들을 생각하고 이 큰 슬픔을 기억하여 가슴 깊숙히 새기며 살았으면 싶다.그들의 아픔은 그렇게해도 덜어지지가 않을 큰 아픔이니 시간이 답이라는 말도 소용 없을지 모르겠다.일상을 찾아가는 우리와 다르게 일상마저 슬픔으로 덧칠해질 가족분들이 나는 너무나 아프다.아무 힘이 없는 내 자신도 슬프다.너무나도 죄송합니다.정말 죄송합니다.



디에서라 꽃을 피울 너희는

내가 향기를 맡을때까지 저물지 말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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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할 맛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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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을 바라보는관점이 주제였던지라 끝까지 완벽하게 진행하고 싶었는데 맘대로 안될것같다.내가 독자적인 예술가라면 그냥 썼을지도 모르는데 자꾸 이해할 수 있는 교과서적인 시나리오를 쓰게끔 만든다.나는 그런거 하고싶은게 아닌데.내이야기를 하고싶은건데 갑갑하다.그러다보니 소재도 점점 애착이 안가고 귀찮아지고있다.지금은 미루고 있는 상태.손이 안간다 손이.


이게 기본이니까 배우는거겠지.그렇게 생각하고 좀 버텨야겠다.미생보니까 장백기도 아집부리다가 콧대 꺾이드만.걔 좀 나같다.어떡해야할까.남에게도 맞춰주고 나도 만족할 방법이 없을까.주제가 희미해지는 작품 만들고 싶지않다.소통하다가 내가 없어지게 생겼다니까.사랑하는 아기를 죽이라는 시나리오계의 명언처럼 내가 사랑하는 내 주제를 죽여야 내 작품이 훌륭해지려나? 그냥 안하고 말지.난 사랑하는거 안죽입니다.버릴거 버리는 성격이지만 안버릴건 확실히 알아요.그거 버리면 내가 내가 아니고 내 작품이 내작품이 아닌데 아휴.끝에가서 흐려지게 생겼다.끝까지 밀어붙이길 할건데 어떻게 될려나 걱정이다.마무리가 중요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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