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인 오만

객관적인 오만


내가 그렇게 괴로움에 발버둥친 이유는 너랑 다르지.너는 그냥 괴로우니까 괴로운거였고,난 괴로움을 벗어나면 죽을것같아서 괴로운거였거든.더불어 난 재능이 너무 많고 세상에 눈만 돌리면 보이는것들이 많고 들리는 가락들이 많아서 나도 내가 감당이 안됐어.그래서 괴로웠어.타고난 내 재능에 비해 내가 담을 그릇이 좁은거같아서.억울해도 어쩔수없어 너보단 내가 감각있는건 사실이잖아.이젠 미워도 안해.넌 너대로 내가 싫었겠지 뭐.다 이해해.그림그릴때부터 그랬다 그치? 내가 그래도 눈에띄게 잘그리다보니 재수생 삼수생 다 그림보러오고 아예 내그림찍어다 수업자료로도 쓰고 돌리고 했으니까.너는 날 배워야했으니까.이해해 너의 그 자격지심도.


그러니까 내가 무너질때 너는 은근 좋았겠지.나 병신됐을때 니가 나 질질 끌고다님 됐으니까.좋지 불안하고 마음넓은 병신하나 키링처럼 달고다니면 말상대는 참 쉬웠겠지.아니 근데 그거 별로 화 안나.그래도 친구는 친구였으니까.내가 얼마나 다치고 내가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전혀 관심없는 그런 친구도 있을수있는거니까.그리고 내가 얼마나 병신이었는지 알아서 떠벌리고 다녀주는.그런 친구도 있어야지. 그래야 인생이지. 난 너 안미워해.


솔직히 말해서 처음엔 니가 잘될까봐 불안하기도했다.미운마음에.잘되면 내가 잘되어야하는데 니가 잘되면 이상하게 배아플것같더라.서서히 멀어진게 아니라 어차피 그럴사이로 붙었고 이미 정떨어진대로 만나다보니.친구사이에도 각별한 이별이있듯이.나는 너랑 헤어지는게 왜이리 힘들었을까? 너없인 난 아무것도 못할줄알았어.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왜 내 할말을 너한테 못했을까?


이제 니가 엄청 성공해도 배아프지않을것같아. 왜냐면 내가 더 성공할거거든.곁눈질로 배운 니 능력이랑 비교하기엔 나는 오리지널이거든.사실 비교하는건 나한테 미안한일이야.무조건 내가 더 성공해.너랑은 재능의 빛과 맛과 결과 태가 다르지.재능의 태생이 다르지.나는 날 빛나게해줄 어두컴컴한 배경이 상시 대기중이지.알아보는 사람들은 항상 날 알아봤지.너도 알잖아.너도 나 타고난거 알지않았니? 내가 병신같아도 참 부러울게 있긴했나봐.열번이면 열번 다 먼저 다가온거 보면. 그래도 안돼.생각의폭과 상처의깊이가 달라서 넌 나한테 위협이안돼.신경써온게 아쉬워.그럴 상대 아니었는데.


진심으로 니가 잘되기를 빌어.그래야 나중에 번쩍거리는 나를 보고도 니가 웃고있지. 대가리 한쪽 맛간거, 오른쪽부터 천천히 상해가는 사람이 떠드는걸 니가 어떻게 감당해.난 이미 맛있게 썩는중. 내 냄새 퍼트리는중.


귀에 꼭 들어갈거야. 내가 뭘 하고 사는지. 그런마음으로열심히 산다.짜증나는 원동력과 오만함 높아진콧대 그러나 사실이라 니가 열낼 필요도 없는 내가 가진능력들.너 신경쓸때가 아니지 나는 내 재능인 감정들과 싸우는일만해도 피곤하고 지치니까.난 흔한 불행을 겪었지만 내 입으로 나오는 말들은 결코 흔하지 않거든.근데 넌 뭐 다 흔해서.아,욕 아니고 평범하면 좋지 뭐.그렇게 살아.어차피 길은 갈렸어 넌 그대로 살고 난 이대로 살거야.난 타고난대로 열심히 빛나면 끝날일.정말 미안하지만,정말 오만하지만 이게 사실.


알아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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