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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사랑!

사랑?사랑!





어쩌면 조금은 쌀쌀맞은 이야기일 수 있겠다.나 사랑못해요 이런이야기는 20대 여자가 하기엔 너무 낯설다는것.하지만 생각보다 주변에 그런 여자들 은근 많다.사랑 못해먹겠네 이런 여자들.그러니까 사랑이 어렵다는 말인데,나는 과정이 어려운게 아니라 시작이 어렵다.누가 딱딱 공식으로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남녀관계라는게 공식으로 풀어지는 문제가 아니니 나도 답답할뿐이다.그래서 요즘 나름대로의 결심을 하게 되었는데 그게 뭐냐.그냥사랑하지말고 살아야지.


이거 되게 남들한테는 우스갯소리일 수 있는데 나에게는 나름의 신념이 될지도 모르는일이다.그니까 최대한 나를 보호하고 아끼는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면 난 정말 소극적인 사람임에 틀림없다.이런 천성을 허들뛰기처럼 뛰고 달리고 떠안으면서까지 도전하고싶게끔 만드는 남자가 없다는 이야기다.난 굳이 남자가 아니어도 생각 할 거리,맡은 일 너무 많으니까.바쁘다고 핑계대는건 아니고(이런 이야기를 하면 꼭 전쟁통에서도 애는 낳고산다라는 말로 초치는 사람들 꼭 있단말이지) 내가 할일보다 우선순위에 놓여지지 않는 대상이 남자,사랑이라는 것.어찌보면 나도 참 매말랐다.그런데 내 맘에 대상이 놓여지지 않는게 내탓은 아니지않나.스스로 애잔한 감정을 제3자가 바라보듯 쯧,혀 한번 차고 말 정도로 끝내는 나니까.이런 경우는 긍정적인건지,비관적인건지.


내가 살아온 과거 흔적을 쭉 훑어보며 왜 내가 남자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나름의 근거를 대고 분석해야겠다.사실 어느정도 알것같다.아버지의 영향일테지 뭐.앞서 말하자면 내 아버지는 객관적으로 좋은아버지가 못 된다.그거 본인도 잘 알고계신다.그리고 나는 16살에 아버지와 이별했다.이것만으로도 좋은아버지는 아니지.무의식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꼬마 애한테 물어본적이 있다.너는 왜 다른애들처럼 예쁜연애 한번을 안하니?뭐가 그렇게 두렵니?그랬더니 그 애가 그러더라.낭떠러지같다고.남자 한번 잘못만나면 내 인생 바닥끝까지 추락해 절대로 되돌릴 수 없을것같다고.그게 내 아버지를 통해 배운 남자라는 존재다.어머니에게 아버지는 그런 남자였으니.내가 경계심을 가지는건 당연한 일이다.남자를 만난 여자의 인생? 내가 보고배운 기억은 그 뿐이다.


남성혐오증을 가지고있냐 무식하게 이런질문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던데,그거랑은 다르다.싫어하는것과 겁이많은건 분명 다르지.


그래도 역시 알콩달콩 연애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는 부럽다.특히나 내 가장가까운 친구는 일년에 열댓번은 남자를 갈아치우는데(바람직하다고 볼 순 없지만) 그 나이에 불나방처럼 자신을 던져가며 사랑하고 사랑받는 친구가 대견스럽다.박수 쳐 줄 일이다.그 뜨거운 젊은이들의 열애현장에서 나는 철저한 관람자일뿐이다.그리고 그 관람석은 내가 돈주고 산거고.별다른 뜻 없고 참관하고싶어 참관한다는 이야기 그 뿐이다.나는 나를 못던지겠다.정말로 정말로 나를 못 던지겠다. 내가보기엔 제대로 사랑하며 사는 사람도 별로 없는것같던데 내가 너무 냉소적인가.


이 글은 내가 god 노래가 듣고싶어져 옛 앨범을 뒤적거리다 <사랑?사랑!>이라는 노래를 다시 듣게되었기 때문에 쓰게 된 글이다.가사보면 알겠지만 내 마음상태는 딱 1절 랩파트 그 가사에 멈춰있다. 그니까 <사랑?>의 상태에서.

이거 가사 되게 재밌다.



'나에게 사랑이란 관심조차 없는걸요 
쓸데없는 고민과 괜한 시간 낭비 일뿐 필요 없는거죠'

'난 정말 여자와 사귀며 구속당하며 기분 나쁠까봐 비위맞추려 
마음에도 없는 사랑한다는 말을 하며 굳이 여자와 사귀는 게 정말 웃겨 
나 이해 못해 왜 그럴까 대체 그렇게 여자때문에 고생하네 참 딱해 
하지만 나도 가끔 외로움에 지쳐 있는 나를 애써 숨기려고 하네 '



내가 딱 여기까지만 멈춰있는거지. 노래가 몇분짜리 노래더라.적어도 한곡이 4분은 될텐데 저부분이 1분은 넘으려나.아직도 사랑을 하려면 3/4은 더 가야하네.갈 에너지나 있으면 말이다.

특히 뒷부분 진짜 예술이다.하지만 나도 가끔 외로움에 지쳐있는 나를 애써 숨기려고 하네.

그래서 내가 남자 안만나겠다고 못 박은거 아닌가.


근데 장도리는 박힌 못도 빼낼 수 있다지?

그래 뭐...... 망치들 사이에서 장도리 한번 찾아나 봐야지.

못 찾으면 말고 아쉬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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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반찬이되는 밥상

슬픔이 반찬이되는 밥상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건 좀 됐으나 이제서야 올린다.이 글이 <수필> 카테고리에 어울리는것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눈> 카테고리에 쓰기엔 너무 내가 부족하니까.아직 1년도 안지났다. 모두가 큰 슬픔을 가슴으로 겪었으며 아직도 그 상처는 남아있을것이다.그리고 늘 그렇듯 자신의 상처가 아닌사람들은 금방 회복한다.아무렇지 않은듯 삶은 굴러가고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머물러 있는 시간도 잠깐인듯 하다.나 역시 그렇게 살다가 문득 다시 아파지기 시작했다.상 위에 올려진 고등어 반찬을 보고.


다들 별 생각 없이 고등어반찬을 잘 먹고 있는지 궁금하다.아니면 나처럼 순간 순간 떠오른다던지.그러니까 별 다를것 없는 보통날의 오후 나는 고등어반찬을 보면서 세월호사고로 아직도 아파하고있을 사람들이 떠올랐다.그리고 순간의 죄책감이 머릿속을 휘감고 지나갔다.그분들은 바다속에서 나오는 모든 해산물들 입에 대지도 못할텐데, 나는 이렇게 먹고있다.바다 물내만 맡아도 심장이 저릿할텐데 누군가에는 낭만의 겨울바다냄새일테다.이렇게 결국엔 슬픔도 한갈래길을 가지 못하고 갈래갈래 나뉘어져 방향을 다르게한다.처음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깊은 슬픔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은 결국 당사자들 뿐이다.


나는 이 모든것이 죄스럽게 느껴졌다.글쓰는 허지웅이 이런말을 한적 있다.교복입은 아이들만 봐도 세월호희생자 아이들이 생각이 나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날것같다는 말.나는 충분히 공감한다.밥먹다 말고 생선-바다-슬픔 이렇게까지 이어지는 생각에 젓가락이 고등어를 향하질 못하겠더라 더는.사실은 지금도 굉장히 눈물이 난다.어쨌거나 나는 살아갈 것이다.그 어린아이들은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은  바다속에서 생을 마감했다.나는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걸까.내가 믿는 신이 아직도 원망스럽다.그러면서도 나는 잘만 살아갈것이 아이들에게,희생자 가족들에게 너무 죄스럽다.내가 하고있는것이 이용하는 SNS의 프로필사진에 노란리본을 올려놓고 바꾸지 않는일뿐이라니.정녕 이것뿐이라니.스스로가 무력하게 느껴진다


슬픔 이후 대전에 갈일이 생겨 대전역에 내렸을적이 있었다.그때까지도 그곳은 세월호 아이들을 생각하는 노란리본이 곳곳에 달려있었다.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을 위한 서명과 연설이 있었던 모양이다.나는 갈길이 바빠 눈으로 좇으면서도 용기가 없어 걸음을 달리 했는데,그마저도 아이들을 외면한것 같아 부끄럽고 마음 한켠이 좋지 못하다.나는 부족한 사람이 맞다.그리고 대전역에도 노란물결은 서서히 사라져갔다.


우리의 일상은 제자리를 찾고있다.온 집집마다 슬픔에 잠겨 아파하는것도 잠시, 살 사람은 살아야한다는 말처럼 그렇게 살아가고있다.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고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아직도 아픔에 힘겨워 하는 가족들을 나 자신처럼 살피지는 못하더라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하루 세끼 먹는 밥상위에서라도 아이들을 생각하고 가족들을 생각하고 이 큰 슬픔을 기억하여 가슴 깊숙히 새기며 살았으면 싶다.그들의 아픔은 그렇게해도 덜어지지가 않을 큰 아픔이니 시간이 답이라는 말도 소용 없을지 모르겠다.일상을 찾아가는 우리와 다르게 일상마저 슬픔으로 덧칠해질 가족분들이 나는 너무나 아프다.아무 힘이 없는 내 자신도 슬프다.너무나도 죄송합니다.정말 죄송합니다.



디에서라 꽃을 피울 너희는

내가 향기를 맡을때까지 저물지 말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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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할 맛 안난다

작업할 맛 안난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관점이 주제였던지라 끝까지 완벽하게 진행하고 싶었는데 맘대로 안될것같다.내가 독자적인 예술가라면 그냥 썼을지도 모르는데 자꾸 이해할 수 있는 교과서적인 시나리오를 쓰게끔 만든다.나는 그런거 하고싶은게 아닌데.내이야기를 하고싶은건데 갑갑하다.그러다보니 소재도 점점 애착이 안가고 귀찮아지고있다.지금은 미루고 있는 상태.손이 안간다 손이.


이게 기본이니까 배우는거겠지.그렇게 생각하고 좀 버텨야겠다.미생보니까 장백기도 아집부리다가 콧대 꺾이드만.걔 좀 나같다.어떡해야할까.남에게도 맞춰주고 나도 만족할 방법이 없을까.주제가 희미해지는 작품 만들고 싶지않다.소통하다가 내가 없어지게 생겼다니까.사랑하는 아기를 죽이라는 시나리오계의 명언처럼 내가 사랑하는 내 주제를 죽여야 내 작품이 훌륭해지려나? 그냥 안하고 말지.난 사랑하는거 안죽입니다.버릴거 버리는 성격이지만 안버릴건 확실히 알아요.그거 버리면 내가 내가 아니고 내 작품이 내작품이 아닌데 아휴.끝에가서 흐려지게 생겼다.끝까지 밀어붙이길 할건데 어떻게 될려나 걱정이다.마무리가 중요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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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먹고 살까,나

뭐먹고 살까,나




참 별걸 다 여기다 쓴다.저 직업뭐할까요? 이렇게 묻는거 조금 이상해보일지 몰라도 굳이 따지면 이상할 일 아닐껄.사람들 다 자신의 적성이 뭔지 몰라서 적성검사하고 상담도하고 이것저것 경험해보려고 하니까.나는 그래도 내 적성을 꽤 잘 아는편이라 다른사람들보단 좀 낫지않을까 생각했건만 살다보니 다 똑같네.그거 조금 자신에 대해서 더 알고 모르고 별로 안중요한것같다.사니까 별로 큰 비중을 모르겠다.어쨌거나 사람들 다 살아가니까.내가 하고싶은 일 골라서만 할 수 없는거고.어쩌면 자기 적성을 몰라서 그냥저냥 먹고사는일 하며 사는사람이 편하게 사는걸지도 모르겠다.자기 자신을 너무 잘알면 살다가 안맞는 부분을 못견디거든.이거 나랑 안맞는데,이거 나답지 않은데.아 솔직히 뭐 어쩌라고 그냥 하고 살아야지.돈벌어먹는게 쉽나.라고 생각은 한다만 역시 나는 후자의 경우에 가깝다.싫은건 왜이렇게 죽어도 못하겠는지.이것도 나름의 의지다 의지.


그래서 대강 적어보자면


1.흥미를 가지고 파고들면 누구보다 집중력있게 파고들 수 있음

2.혼자 고찰하고 탐구하는것을 좋아함

3.몸으로 활동하는것보다 적적한 장소에서 무언가 하기를 좋아함

4.손재주가 있는 편

5.싫은건 죽어도 못함

6.규칙적인 생활보다 불규칙적인 생활이 익숙 (현재)

7.한가지에 얽매이는것을 싫어함

8.시간에 구애받는것을 무척 싫어함

9.생각보다 완벽주의자.설계가 제대로 된 다음에 움직이는편


이런 특징적인면이 있는것 같은데, 그럼 나 뭐해야할까.


내가 지금 잡아놓은 두루뭉술한 틀은 있다.장래희망이 뭐냐고 묻는다면 "좋은 영향력이 있는사람이요".딱 이거, 그니까 유명인사를 꿈꾸는거냐 묻는다면 이왕 유명하면 좋고.해도 안된다면 말고.제일 좋아하는건 생각과 가치관을 자유롭게 표현하는것.나는 내가 느끼는것을 사람들에게 표현할때 살아있다고 생각한다.예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 또한 자신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란것을 알았으니 가능했을지 모른다.그 어린나이에.거기다가 미적으로 탐구하고 손재주있게 잘 만들고.예술할 성격 맞네 나는 그냥.


아아아아 예술가 굶어죽는다며요.나 그래도 예술가 해야 되는거야? 좋은 영향력이 있는 굶어죽는 예술가?

하기사 굶더라도 회사들어가서 야근하며 상사아부하고 그렇게는 못살겠다.작업이나 해야지.미술,영화,시사,문화컨텐츠에 관심이 있으니 열심히 배워서 (근데 뭘 어떻게 배워야할지) 칼럼리스트가 되는것도 나는 무척 영광이고.막연하게 목표지점은 있는것같은데 가는 길을 모르겠네.누구 알려주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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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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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 아니라 몇년 된 이야기인데,사는게 참 하루살이 같다는 생각을 한다.남들은 바쁘게 잘만 살던데 나는 바쁜데도 늦장을 부린다.이거 천성이라고 넘어 갈 수 있는걸까.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기분에 다시 찝찝해진다.살고싶은대로 살 수 없는것도 누구보다 잘 아는데 하라고 주어진 몫은 미루고 미룬다.이게 마시멜로도 아니고 참고 묶여봤자 독이 될 뿐일텐데 왜이리 하기가 싫으냐.계획 무 목표 무.완전 무의상태.그렇다고 해탈도 아니고 열반의 경지에 오른것도 아닌 무 그 자체.


한 일년전쯤 딱 지금 겨울쯔음일때 강신주 강의를 많이들었다.팟캐스트 벙커1에서 우연히 듣게됐는데 그게 나한테 정말 도움이 많이 됐더랬다.그 어떤편보다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편은 <몸>편.상체 하체로 나누어 1부 2부 전부 들었다.강신주의 강의는 그냥 다 들었다고 해야겠지.내가 좀 나를 방어하자면 그 강의에서부터 나는 내맘대로 해야겠다라는 의지를 얻기는 했다.그래서 지금 내맘대로 다 안하고 살려고 이래 늦장부린다.강의를 나처럼 듣지마세요.


아 내맘대로 세상 다 조물락 거리며 다시 빚어놓고 싶다.이런생각을 하는 나도 여전히 멍청하구나.되도록 예쁜생각 가지고 살아가려 노력중인데 또 한심해지는것은 어쩔 수 없다.나는 다른것이 하고싶다.다른거.나는 귀찮음청산이 우선목표가 되어야 할 팔자인갑다.아 정말 귀찮다.귀찮음이 존중받는 세상 안옵니까? 이거 열정보다 더 엄청나서 어떻게 할 수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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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과의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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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소통때문이었다.


소통이란 단순히 이야기를 주고받는것 이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예컨대 진정 나를 열어두는것과 같다.대화를 할때는 기본적인 매너와자세가 필요하다.지금 내가 사회에서 열린대화를 하고 있는지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나를 다 보여준다는것은 굉장히 어려운일이다.왠지 모르게 주눅들기도하고 내안의 방어기제가 발동하기 때문에 남들에게 나를 보여준다는일이 쉬울 수 없는것이다.그것을 알면서도 왜 겉껍질을 까내려 하냐면 그래야만 마음이 채워지는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시대가 좋아졌다.꼭 마주보고 입을열어 대화하지 않아도 이렇게 모르는사람이 와서 볼 수 있도록 내 생각을 정리해 글을 쓴다.이런 숨구멍이라도 없으면 어떻게 살겠는가.


티스토리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보다 유입이 적은편이다.그래서 이 블로그에 내 수필과 감상을 남겨야했다.나는 사람들이 쉽게 찾아오는것을 원치 않는다.그렇다고 꽁꽁 싸매고 나 혼자 비공개로 글 쓰겠다는 뜻은 아니고 잔잔하게 가고 싶었다.조금씩 오르는 투데이수도 나름 재미있고 가는둥 마는둥 천천히 굴러가는 블로그가 됐으면 싶었고 티스토리는 그에 가장 적합하다.지금이야 볼만한 컨텐츠들이 별로없으니 이 선에서 만족하고있지만 꾸준히 양질의 리뷰를 업로드하다보면 구독층이 생길테니.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보여야한다는 신념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그게 천천히 진행됐으면 좋겠을뿐.난 장기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다수의 모르는 사람들은 실재하나 실재하지않는것처럼 느껴진다.익명성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다.신부님앞에 찾아가 고해성사를 하는것과 같은 편안함이 있다.나는 그들을 모르지만 그들 역시 나를 모른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작은 공간에 구구절절 속마음을 토로해도 실제 사회에서 내 존재와 부합시킬 수 없다는 점이 익명과의 소통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내 존재와 신분이 보장된다는것.만약 사회에서 보편된 기준을 벗어난 이야기를 떠들고 다녀보자 그거 뒷말 나기 딱 좋다.사실 난다해도 그들이 어쩔수는 없겠지만 발붙이고 사는데 불편한 구석 만들기는 누구나 다 싫은거 아닐까.누구나 항상 올곧은 생각만을 할 수는 없을텐데.


이름을 팔고싶다.이런 욕심이 크게 없었는데 브랜드가 가지는 파워를 이제는 알겠더라.내 값어치가 높아지면 내 말이 더 그럴싸하게 받아들여진다.사람들은 똑똑해서 전부 수용하진 않겠지만 주젯거리를 던져주는 파급력이 커진다는것 그 자체가 영향력이니 말이다.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여질 꿈은 아니다. 내가 꾸고 있는 꿈은 조금 더 두루뭉술한 꿈이다.꿈은 구체적이여야 한다는 멍청한 말 좀 안했으면 좋겠다.오늘 한일도 구체적으로 일기쓰기 힘든데 미래의 일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말해보라는건지 지켜보면 알아서 입에 풀칠하고 살거니 괜한 걱정은 하지 말아주세요.사지 멀쩡히 뭐 해먹고 살아도 삽니다.


나에게 적극적인 자세는 기다리는것이다.다만 방어적으로 기다리는것이 아닌 열린자세로 내 말을 전하고 다른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을 수 있게 기다리는 자세.풀장에 뛰어들기 전에도 준비동작으로 몸을 풀어준다.나는 소통하기 위해 내 머리를 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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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하라면 열을 하는 사람

하나를 하라면 열을 하는 사람




특이한 이야기도 아니다. 


어차피 내가 속한 작은사회도 경쟁사회이기 때문에 요구량을 넘어선 작업물을 가져오는 친구들이 꽤 있다. 어마어마한 열정이라 말하고 싶다. 저렇게 열심히 할 수 있다니 하지만 그 친구들 또한 열정만 가지고 열심히 했겠는가. 중간에 얼마나 때려치고싶었을까. 그걸 다 참아냈으니 자랑스럽게 보여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한번도 기준점을 뛰어넘어 무언가 보여준적이 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남들보다 몇배로 열심히 하던 때가 있었지. 완전 옛날이야기하는거다. 이제는 열정이 다 죽고없는것같다. 아니 죽고 없다기보다는 활활타다가 이제는 작은 불씨로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하면 알맞겠다. 불씨라도 남아있다는게 어디인가. 난 정말 내가 죽도록 하고싶었던 미술이 꽤 오랜기간동안 혐오스러울 정도로 싫어진 적이 있었다. 자신을 향한 혐오가 자신의 이상향까지 다 폭파시키는걸 느껴보니 무섭더라. 그니까 한참 이 일을 하고싶지 않다라고 거리감 느끼던 때부터 지금까지 천천히 회복중이라는 것. 아직까지는 그 속도가 많이 더딘편이다.


사람마다 천성이라는게 존재한다. 나같은 경우에는 흥미를 쉽게 잃는다는 단점 덕분에 사방팔방으로 관심사가 퍼져있고 흥미가 최고점인 그 순간엔 엄청난 집중력으로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를 내놓을때도 있다. 순간의 집중력이 발달한 사람은 대개가 그렇다. 사실 나는 내 단점을 엄청난 결함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 정도 단점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테니까 내 단점이 특별나게 별다를 이유가 없다. 문제는 크기가 위치라는 점이다. 나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유형일까? 생각해보면 스스로도 고개를 저을때가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요구되는 사회성이 부족하다는것


사회성이란 자고로 윗사람이 억지로 시켜도 해내는 끈기, 일단 맡은일은 끝을 보는 끈기 그러니까 끈기.인간관계가 엉망진창인 사람일지라도 끈기가 있다면 제 밥 벌어 먹고 살 능력이 된다. 그리고 사회는 그런 사람을 요구하고있다.사회라는 큰 유기체가 돌아가려면 성능좋은 부품으로써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그래야 먹고산다. 하지만 나는 내구성이 떨어지는 부품이다. 부스터같이 한번에 봐아 하고 달렸다가 푹 꺼지는 유형


분명 내 단점은 인간으로써의 큰 단점은 아닌데 사회의부품으로썬 위험요소일 수 밖에. 그렇대도 나는 나의 토대에서 꽤 안정적인 사람인 것 같다.분명 앞서 달리는 사람을 보고있으면 부러운데 그 속도를 맞추고싶진 않더라.왜그런가 나도 생각을 해봤는데, 나는 누구보다 내 내구성을 잘 알고있어서 그런것같다.경차가 람보르기니 달리는데 껴들 수 있나. 어차피 경차도 그 나름대로 장점이 많은걸. 아 되게 아쉽다. 놀고 먹기 좋은 한량들이 가득한 사회였다면 나같은 모범답안은 없었을텐데 말이야.시대는 개인의 의지대로 바뀌는건 아니니 내가 맞춰나가야지.그렇다고 하나를 하라면 열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고. 제 속도가 있는거니까. 말했듯이 난 못한다. 하고싶은 마음도 없다 그렇게는. 그럴 이유도 없고


앞서나가는 모든 이들의 노력에 진심으로 존경을

그리고 천천히 걷는 나에게도 기특한 칭찬을

가고싶은길로 느릿하게 가면서 풍경이나 구경하다가 그러고 살다가 내 불씨가 겉잡을 수 없이 번져 활활 타버리기를 



나는 하나를 하라해도 맘에 안들면 하나도 안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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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는 무슨 재미로

올해 초에는 무슨 재미로




해 초에는 무슨 재미로 사셨어요? 묻는다면 나는 짝이랑 밀회보는 재미요




복학을 앞두고 쌀쌀한 날씨는 내 마음도 훵 하게 만들더라.본래 외로움을 타는 성격이긴 한데 일년동안 잘 쉬다 다시 빡빡한 학교로 돌아가려니 마음이 참 질척거렸다.누군가를 만나볼까 하는 생각도 2주정도 가면 오래 가는 편. 혼자가 편하긴 편하다 생각하면서도 외로움을 타니 완전 아이러니.


14년이 되기 전 13년의 끝자락 쯤에는 호감을 표하는 남자들도 여럿. 그런데 내가 마음이 동하지 않으니 어쩌겠나. 나도 참 그들이 애석한게 그 마음 모르는게 아니다. 내가 맘에 드는 사람은 나를 맘에 안들어하는 머피의 법칙 나도 많이 겪었으니까. 입장 바꿔보면 참 그렇다. 어쩔 수 없지 뭐. 그래서 그런가 지옥같은 스케줄을 끝내고나면 항상 방에들어와 하는 일 첫번째 짝 보기. Btv가 여간 좋은게 아니다. 짝 1회부터 쭉 봤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결국 제 짝찾아 구애하고 표현하는건 똑같다. 그 기분때문이었을까?


'나도 썸타고 싶어'

'넌 니가 싫다고 다 쳐내잖아'

'호감이 안가는데 어떻게 만나'

'일단 만나봐야 호감이 생기지'

'아 몰라 몰라'

'내가 너라면 고백받고 바로 사귀었다 으휴'


이게 룸메이트와 나의 주 된 대화.

더군다나 그 당시 알콩달콩 남자친구와 잘 만나고 있던 룸메이트는 내 염장을 지르기에 받고있는 사랑이 충분한 상태였고 나는 그 옆에서 공허함만 토로하곤 했다. 솔로만 안타깝다.


이래서 컨텐츠가 참 좋다는거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재밌게 즐길 수 있으면서 동시에 출연자와 같은 선택권을 가진듯한 느낌. 예를 들어 내가 짝을보면 그 밀당과 묘한 사랑쟁취전에 같이 뛰어든 출연자가 되는 기분. 이게 상당히 재밌는거다. 나는 몇번 남자가 괜찮은거같아, 저 여자 내가 봐도 참 매력있다. 기타등등 재밌는 이야기거리가 많이 오갈 수 있으니까. 아쉽네 프로그램 보는 재미로 살았었는데 불미스럽고 안타까운일로 짝은 폐지했다.애청자 입장에서 정말 아쉬우나 일이 일이었던지라 별 수 없었다.


짝은 폐지를 했고 그 다음엔 어떤 프로그램으로 내 맘을 훈훈하게 뎁혀야 할까. 언젠가 밤늦게 룸메가 드라마를 보더라. 유아인이 나오는 드라마였는데 나에겐 유아인이라는 배우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이미지가 가장 강력하게 남아있는 배우. 잠깐 흘깃한 화면에는 어두컴컴한 가로등밑을 지나고있는 유아인이 보이는데, 어 이거 쫌 그 영화같은 느낌이네? 그 생각에 룸메 옆에 앉아서 한참을 재밌게 봤다. 그게 2화였나. 그 뒤로 쭉쭉 달리고 달려서 마지막회까지 보는데 2주 좀 넘은것 같다. 정말 보기 잘했다.


내게 명작으로 남아있는 드라마는 케세라세라가 원톱인데 밀회 덕분에 투톱이 될 정도로 정말 잘 만들었다. 나중에 짬내서 열심히 리뷰한번 해야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글을 쓰고싶게 만들고 칭찬 한마디라도 열띄게 하고싶게 만드는 드라마. 고마울 수 밖에 없다. 열정과 사랑 야망 삶의방식 그리고 진정한 자유 그럼에도 마냥 달지않은 이유 등 녹아있는 치열한 삶의 요소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클래식에 관심이 부족했던 내가 요즘 찾아듣는 음악이 모짜르트 베토벤이라면 이 자체가 기적이 아닐까? 물론 밀회ost 앨범으로 접근한거지만. 



요약 한마디 

마음이 허 하면 짝과 밀회를 재탕하세요.느끼는게 많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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