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작은 성과들

그간 작은 성과들

한예종 영상원 전문사과정에 1차를 붙어서 면접도 보는 등, 값진 경험이 있었다. 원했던 아카데미는 떨어졌지만 한예종 1차의 문턱을 넘을것이라는 생각은 해본적도 없었기에 그 자체만으로 신기했었다. 그 다음해에는 쉴새 없이 다시 한번 아카데미 연출전공을 준비를했다. 사실 정말 별 생각없이 넣어본건데 덜컥 1차에 붙어버렸다. 비영상 부분으로 나는 트리트먼트를 제출했다. 시나리오스쿨에서 습작으로 묵혀놨던 시나리오가 감사하게도 통했고 내가 1년동안 보냈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증명받을정도로 기뻤다. 다른말이지만 아카데미는 자소서 10장을 쓰는점이 너무 힘이든다. 붙었을 당시에 쓴 자소서는 단편소설 모음집을 테마로 정해서 짧고 간결하게 그러나 힘이 느껴지는 이야기로 쓰려고 노력했다.

 

5명 뽑는 한예종은 면접에서 떨어졌고, 10명정도 뽑는 아카데미는 2차에서 낙방했다. 너무 어려웠다 솔직히. 내가 실전에 강하지 못한탓도 있고. 부끄럽지만 올해는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직장생활을 병행할 예정이다. 공모전에서 좋은결과를 얻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 직장생활이 힘이들어 도피처로 생각하는 구석도, 솔직히 조금은 있다. 일년정도 바짝 돈 모아서 생활비를 마련해놓고 한예종은 시나리오 전공으로 우회해서 지원해보고 서울예대는 전대졸 전형으로 지원해 볼 예정이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빙글빙글 내인생. 아무것도, 한치앞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건실하다.

 

정말 간만에 이센스 노래를 듣는데 이런 구절이 있더라. '내가 버릇이 되어있는 착한 친구의 삶까진 내가 못챙겨' 라는. 참 반성하게 만든다. 내가 누군가의 버릇이 되어있다고 한다면 그거 나쁜거 아닌가. 어쩌면 내가 1인분도 못하고 살고있는 것 아닌가. 마음약한건, 자랑이 아니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했다. 상처입으면 입는대로 아물게 하는 법도 빨리 익혀야한다.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앞으로 정진해야한다. 나는 잘 할 수 있을거야. 충분히 빛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추구할 줄 아는 사람이니까. 기억하자. 내가 영화를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다. 추구하는것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무언가를 실행에 옮길때는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기보다 추구하는데서부터 시작해야한다. 그래야 성취하고나서 허무함이 따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행복하자. 올해는 더 훨훨 날아갈 수 있을거야.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예종, 아카데미 포기  (0) 2022.02.08
퇴사한다  (0) 2022.01.27
블로그 글을 좀 성실히 써야겠다  (0) 2022.01.11
솔직히 말하자면 네가,  (0) 2022.01.06
오래된 연인과 오래된 친구를 떠나보내며  (0) 2022.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