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를해 그래야 변하지

포기를해 그래야 변하지


뭐가 무서워서 그렇게 잘하는 포기도 안하고 붙잡고 사는거니.스스로에게 몇천번을 물어도 내가 뭘 포기하지못하는지 답을 못주는 답답함.

포기하고싶은 마음을 포기할수없어서 괴로운건가.왜 괴로운지 왜 무료한지 왜 답답한지 왜 내가 그리던 그림이 지금과 다른지 물어봐도 역시 답은 저너머에 그리고 갑갑함.

아예 버려져야하는데 아예 고립되어야하는데 나는 어중간하게 발만 걸치고 산다.이도 저도 아닌 상태. 나는 그래서 내가 땅도 물도 아닌 늪에 사는것 같고 살얼음판을 걸어가는것같다고 느낀다.

27살.이젠 너무 늦었을까.나 아직 아무것도 못했고 아무것도 챙기지못했는데.내가 날 잘 보살피는것도 못해봤는데 이젠 늦은걸까.내가 무서워하는게 무엇인지 마주하고 똑바로 부딪혀야하는것까진 알겠는데.내가 진짜 무얼 무서워하는지 이젠 헷갈린다. 내가 무서워하는게 맞는건지, 그냥 세상이 정한 기준에 맞춰 무서워하는척하는건지.

물공포증을 가진 사람이 그 병을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물로 뛰어드는 수 밖에 없다.역시 뛰어드는 수 밖에없다.

때론 파괴적인 행위가 암묵적으로 용인되는 까닭은 그것을 통해 창조가 이루어지기때문이다.새로운 질서,새로운 이데올로기,새로운 가치들의 향연.그걸 혁명이라고 부른다.

내 인생역사를 뒤집어 놓는 혁명이라면 내가 뛰어드는 수밖에.나를 가둬두는 도덕적관념으로부터 벗어나고 나를 착한딸로 키우는 집을 벗어나서 나답게 초라하고 별볼일 없이 방황하는것.

사실 내가 진짜 그리던 그림은 방황하더라도 정신 한쪽이 고양되어있어서 약간의 나르시즘에 사는거였다.그거라면 잘하고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역시 좀 더 많은 사람이 봐주고 느껴주고 그속에서 외로움을 채우고싶다. 어쩌면 나는 그림보다 음악을 했어야 맞았을지도 모른다.노래하고싶다. 노래가 아니더라도 말을 하고싶다. 말이 하고싶다 나는.

인생의 모든 에너지가 나 자신을 케어하는데 맞춰져있는것같아. 아픈나. 흔들리는 나. 평생을 이걸 맞추고 살아야하는데 그냥 냅둘까.어쩌면 그렇게 태어났다면 그렇게 살아야하는게 맞는지도 모른다.억지로 약의힘을 빌리고 믿지도않는 성당이나 교회가서 본적도없는이에게 기도를하고. 그런거 없이 그냥 나다워졌으면 좋겠다.약간, 지금은 그런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땅속의 매미같은 존재지만. 여름만 돌아오면 나는 일주일 딱 울고 다시 길바닥에 떨어져 죽어도 상관없을듯하다.

딱 일주일,여름이찾아왔으면 좋겠다.잊지 못할 습도와 귀를 때리는 풀벌레소리 모든것들이 숨막히게 내추억을 덮어줬으면 좋겠다.약간은 들뜬듯한 라디오 속 디제이들의 멘트들. 풀내음을 꽉 잡고 흔드는 퀴퀴한 바람냄새. 정말 일주일만 제대로 숨쉬고싶다. 그 기억으로 십년을 살아갈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