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다.옷 하나 사는 시간에 책을 한권 더 샀을정도로.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다 주는것은 책과 영화 그림뿐이었다.여튼 책장에는 내가 꼬맹이때부터 모아온 책들이 가득하다.그리고 지금도 정기적으로 서점에 꼭 들러 몇권씩 산다.최대한 다양하게 인문학 고전문학 소설 만화책 시집 등등.서점에서 한두시간만 보낸다면 마음에 드는 책은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문제는 그 다음에 있다.기분좋게 결제하고나서 안읽는다는것.지금 사놓고 안읽은 책만 30권이 되는것같다.이 버릇이 정말 질나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돈으로 지식의 껍데기만을 사고 만족스러워하는 나 자신을 어떻게 해야하나.지식인의 탈을 쓰고싶은 고상한척하는 속물같이 느껴지기도한다.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이 가장 문제다.굳이 책이 아니어도 읽을만한 텍스트들이 폰 안에 너무 많다.예를 들어 필름메이커스 커뮤니티를 들어가 이러이러한 잡지식과 영화에 대한 논쟁들을 감상한다.그러면 금방 2시간이 간다.그 외에 구독하는 채널들도 많다. 팟캐스트에서 강신주 박사의 다상담은 몇번씩이고 돌려듣는다.책을 안읽는 시간이 모두 쓸모없는것은 아니지만 너무 한곳에만 사로잡힌거 아닌가.폰을 안하더라도 책을 붙들고 있을 수 있는데,어차피 양질의 감성을 습득한다면 책이나 폰이나.사다놓은 책이나 먼저 읽을것이지.

 

제 역할을 못하고 장식품으로 소모되고있는 저 책들을 올해안에 다 읽어야겠다.참 이상하다.예전엔 한달에 몇권 읽는것도 어렵지 않았는데,지금은 일년에 몇권이나 읽을까.소양을 쌓는것에 갈증을 느끼면서도 책을 안읽는 버릇이 생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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