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내가 매일 싸우는 것들

 

나는 결국 나와 싸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끝은 자살일것이라는 확신과 두려움, 그리고 숙명같은것이 느껴져서 나는 내려가는 기찻길에 마스크를 쓰고 펑펑 숨죽여 운다. 아무도 내게 관심이 없다. 술 한잔 취해 장난으로 죽고싶단 농담을 던지는 저 20대들이 나는 부럽고, 응어리진 마음을 풀 데 없는 나는 빙빙 이 근처를 돈다. 꽉 막힌 가슴 근처를 돈다.

 

원해서 하는 상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같은것들이 머리에 나열되고 나면 나는 이 블로그를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모두에게 보여주고싶은 마음과 보여주고싶지 않은 마음이 동시에 위로 올라간다. 꾹꾹 내려 담는다. 이 우울이 지긋지긋해지면 나는 나를 놓겠지. 아직은 싸우고 있지만 나는 늘 불안하다. 머릿속은 언제부턴지 모를 전쟁통이었고, 나는 아슬아슬하게 승기를 올리며 연명했지만 그 이상을 앞으로도 해낼 수 있을까. 병균같은 것들, 우울이란 죽지않는 내 오랜 적. 

 

미치겠는게, 그냥 감정같은게 아닌데 나한테 죽고사는 문제같은건데 아무도 몰라준다. 어쩔 수 없다. 가슴에 울음이 꽉 차 숨 쉬기 힘들면 내가 호흡을 가다듬어야하고 울다가도 하품하는척 해야한다. 욕지기처럼 욱욱 터져나오는 감정은 나도모르게 오래 담고있어 썩고 발효해서 내 맘대로 되지가 않는다. 이 깊은 겨울이 빨리 지났으면 좋겠다.지겨운것보다, 자신이 없다 항상. 지독한 계절변화 그 속에 흔들리는 우주의 먼지같은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고 작은지 느낄뿐이다. 

 

책을 좀 읽어야겠다. 반신욕을 좀 해야겠다. 맛있는 것을 좀 먹어야겠다. 좋아하는 음악 들어야겠다. 그리고 점점 줄어드는 의욕. 내가 읽어야 할 책이 뭐였더라, 내가 반신욕을 좋아했던가, 씹는맛이 왜 돌덩이같지. 내가 좋아하는 음악, 최근에 들은 음악이 있긴한가. 고압이 흐른다는 철도를 건너는 상상을 많이 했다. 선로를 가만 바라만 보고있자니 바람이 불어 어루만지는것 같았다. 나아지는가 하면 나아지지않는것은 순식간이다. 10년전과 나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선로에 떨어져 죽고싶은 생각을 하는 나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나는 다음에도 나한테서 이길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나는 영화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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