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오즈를 읽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오즈를 읽었다



대단했다.글은 아무나 쓰는게 아니구나.한문장 한문장 그네들의 삶으로 내가 녹아들어간다.하라처럼 오즈처럼 때론 그들이 하나인것처럼.그리고 역대 수상소설들을 또 쭈욱 읽어보았다.재밌다.확실히 재밌고 조금 더 날것의 느낌이 있다.내가 독립영화나 학생작을 그래서 더 좋아했었는데 그런 젊은 혈기가 글에서 보인다.여튼 오즈를 보고 든 생각은 인생의외로움과 쌉쌀함을 이 정도로 풀어낼 줄 알아야 작가라고 하는구나 정도.앞으로 이분의 글을 많이 접하고싶은 욕심이 생겼다.나에게도 많은 귀감이 될것같다.나는 꼭 소설가를 꿈꾸는건 아니지만 맥락은 많이 닿아있다고 생각하니까.


아, 만성적인 시기심.나를 참 못나게 만드는 원인이자 결과물.시기.질투.억하심정.열등감.자기비하.자기검열 듣기만해도 인간의 탈을 쓴 악마같은 저것들.내 안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하는 저것들.안그래도 요즘 시기심에 잠겨죽을뻔했다.내가 죽는다는 표현을 너무 많이 쓰나?싶다가도 아차,고작 죽는게 뭐 어때서 라는 생각으로 바뀌고 다시 죄책감없이 시작되는 죽기직전까지의 시기심.


내가 얼마나 찌질하고 못났나면 친구들이 잘되어가는것도 축하하지 못하고있다.표면적으로는 축하해주지.그렇지만 내가 여유롭지않다보니 나에겐 일종의 경고음으로 들린다.나는 이만큼 했는데 너는 어때? 니 인생은 어떠니? 진심도 왜곡하고 스스로 비하하여 그렇게 받아들인다.아무래도 중간 통신단계가 고장난게 틀림없다.말을 하는사람과 듣는사람이 이해한 내용이 다를땐 서로 문제가 있겠지만, 내 친구가 나에게 해준말을 내가 잘못 이해했을때는 대부분 내 문제이다.알고있다 실은.못난사람은 원래 못난사람이 잘 아는법이다.


어쩌면 나는 친구의 모든것들이 부러웠을까.그런데 왜 부러워하고 질투할까.걔는 그거 꽁으로 얻은거 아닌데.웃기지도않아.내면부터 다듬자.못난 얼굴 세수하고 정신차리고 내 속도, 내 위치로 돌아오자.나중에는 내가 부끄러워서 아무도 남지않겠어 이러다가.정신차려야지.빌어먹을 시기심.빌어먹을 자기비하.그만하자.그만하자.빌어먹을 조급함도 내다 버리자 이제는.훨씬 계산적으로 설계된 스포츠카도 폐차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어마무시하다.하물며 나처럼 대충대충 만들다보니 만들어진 피조물은 갖다버리기 얼마나 어려울까.아마 분리수거 단계부터 막힐것이다.나는 플라스틱일까 유리일까 종이일까 일반쓰레기일까.만드는것보다 버리는게 더 어려워.


19년에 독립할 수 있을까.18년도에는 사기 비슷하게 당해서 독립이 끝이났지만 19년엔 가능할려나.나 어디로 흘러가고있나. 어디로 흘러가든 모든 사람들의 종착역은 관짝인데 그렇게치면 그냥 여행길 하나 다른것뿐이겠다.덜 괴로워해야지.덜 괴롭혀야지.나 어디로든 흘러가고있겠지.천천히 느리게 겁쟁이 당한게 아니라 겁쟁이를 선택한것처럼 빠르게 가지 말아야지.여러모로 그게 조금, 뭐랄까.조금 더 느낌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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