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딸 : 진부함 그 자체

아빠는 딸 : 진부함 그 자체

Daddy You, Daughter Me, 2017 

김형협



한참전에 본 영화인데 이제야쓴다.영화 제목부터 엄청나게 뻔하디 뻔한 이야기가 시작될거라고 예상했다면 맞았다.이건 정말 엄청나게 뻔하다.너무 안전하고 게으르다는 생각도 든다.극중 아빠역할을 맡은 윤제문과 딸 역할을 맡은 정소민의 몸이 뒤바뀌면서 서로 이해못했던 둘을 이해하게되는 훈훈한 가족드라마이다.영화는 예상한대로 흘러간다 적절한 갈등에 적절한 사건에 적절한 감초캐릭터들까지.나는 이 영화의 색깔을 모르겠다.


영화가 재미없는것은 아니었다.그렇다고 재밌는것도 아니었고.나는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 몇몇있다.아빠 원상태와 딸 원도연의 캐릭터가 너무 스테레오타입같았다.그러니까 원상태가 가진 어떤 캐릭터특징이 있어야하는데 그런게 하나도없고 마찬가지로 딸 원도연도 캐릭터라고 할만한 그 어떤것도 없다.이건 몸이 뒤바뀌는 사건 이후에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캐릭터 연구가 안된 모습이었다.정소민이 연기하는 원상태가 몸이 바뀌기전 원상태의 진짜 모습인지 아니면 어딘가에 있을 누군가의 아빠흉내를 내는건지 헷갈렸다.그건 윤제문이 연기할때도 마찬가지다.나는 이 영화가 가장 중요한 캐릭터 두명을 너무 부실하게 건설했다고 단언한다.


미쟝센이랄것도 별로없다.영상미를 느낄 무언가도 없고.그냥 정말 고민없이 찍은영화라는 생각이 든다.평범하고 그냥 소소하고.그런것들이 찍기 더 어렵다는것을 알지만 2000년도에도 이런느낌의 코미디영화는 늘 있어왔다.지금 2017년도인데 그거 그대로 답습하는게 뭐랄까.신선한 느낌은 없었다.나름 웃긴포인트라고 중간중간 카메오들 숨겨놓고 감초캐릭터도 심어놓긴했지만 그다지.그것마저도 진부했다.그러니까 진부하다는건 익숙하다는 말인데 이영화는 그래서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왜? 너무 익숙하니까 이런거.그래서 딱히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공간이나 화면에 조금 더 신경쓰고 성격을 부여했으면 기억에 장면으로나마 남았을텐데 그런것도 없는걸보면 정말 무난한게 맞다.


두 배우의 연기는 나쁘지않다.정소민이나 윤제문이나 어렵지않은 캐릭터였기때문에 그냥 어렵지 않게 연기한다.정소민이라는 배우는 내가 잘 알고있는 배우는 아니지만 언젠가 한번 발성이 안좋다고 느낀적이 있었는데 <아빠는 딸>영화에서 그런모습은 전혀없다.조연 이미도도 감초역할은 잘 해냈다.


솔직히 동문들 졸업작품이 좀 더 신선하고 재밌을정도로 이건 뭐랄까.어떻게 투자받고 어떻게 제작하고 배급까지 됐는지 신기할정도로 진부하고 무난하다.투자자들은 이런걸 좋아하나?알게뭐람.가슴에 찡하게 남아서 하루종일 잠 못이루거나 너무 충격적이라 잠을 설치고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진부하고 고리타분하고 무난한 영화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