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 미팅 진행상황 1

영화사 미팅 진행상황 1

일단 내가 다른 시나리오도 써야 할 일이 있어서 생각보다 기획안을 조금 늦게 보내긴 했다. 그래도 기한을 어긴 건 아니지만, 여튼 내 생각보다 늦어져서 나도 좀 당황스럽긴 했다. 어제부로 트리트먼트를 다 정리하고, 기획안도 다시 뜯어고치면서 디벨롭해서 명함받은 제작사들에게 워터마크 박아서 메일로 뿌렸다. 그리고...

한 곳에서 답신이 빨리 왔다. 결과는? 거절.

딱히 거절한 이유는 적혀있지 않고,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만 있길래 그렇구나 하고 말았다. 솔직한 이야기로 마음이 괜찮은 건 아니지만, 예상했던 결과다. 한 번에 되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잖아. 나는 운이 좋게도 몇 번의 행운이 따라줬으니, 이젠 몇번의 불행도 따라줘야 하는 법이다. 이 영화사는 내가 2순위로 두고 생각하고 있었던 곳이라 조금, 아니 조금 많이 착잡하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서 끝낼 순 없지. 오징어게임이 10년을 떠돌다가 제작된 걸 보면 나도 몇 년을 떠돌지는 모르겠지만,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걸 다시 한번 상기해야한다. 엄마가 그런다. 쉬우면 아무나 다하지, 괜찮다고. 그래 괜찮아. 그리고 트리트먼트만으로 나를 보고 싶어 할 영화사가 과연 많을까. 사전미팅 때 미리 말을 하긴 했다만...역시 시나리오가 나와야 하는 법이다.

지금 내가 쓰는 작품을 보고 PD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오래 숙성 시켜야 할 작품이라고. 그래. 내가 또 발효시키는데에는 선수다. 감정도, 태도도 그렇게 발효시켜서 지금의 나로 완성중이니까. 할 수 있어. 일희일비 하지 말자. 기회는 분명 찾아올테니, 나는 열심히 그리고 현명하게 글을 쓰면서 버티고 있으면 된다. 버틸 수 있을까 의심할 틈도 없다. 선택의 기로가 없거든 나는. 비빌 언덕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살아가면 된다. 지금처럼.

화이팅이다, 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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