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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ENS : 될놈이 안될짓을 하고있다

E-SENS : 될놈이 안될짓을 하고있다





숱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설마하는 마음이었다.설마 K씨가 이센스일려고.처음에는 유학생출신 힙합가수란다.대구 경산촌놈인 이센스는 아니겠구나.괜한걱정을 했구나.나는 그가 그동안 보여줬던 절절한 회고록같은 가사를 다 잊어버렸나보다.미안함이 앞섰다.사실 처음 기사를 볼 때 그가 생각나지도 않았다.사람들이 자동반사적으로 그를 떠올리니 정말 그인걸까.그렇게 불안한 마음이 몽글거렸을뿐 아닐거라 다잡았다.나를 비웃듯 곧이어 실명 기사가 떴다.


정말 이센스는 그러면 안되는거였다.이미 한번의 실수로 자신의 기회를 날려버리고 지독하게 고통속에서 힘들지 않았었나.그런데 이런 잘못을 또 저지르다니.실명 기사를 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어안이 벙벙하다.헛웃음만난다.정말 지독하다.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희미해져 또 반복한다.그도 똑같은 사람이지만 이런식은 안되는거였다.


나에게 국내힙합 아니 해외힙합을 통틀더라도 자신있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랩퍼는 이센스뿐이었다.어디 이센스를 가장 큰 우상으로 뽑는 사람이 나뿐이였을까.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비해 넘치는사랑을 받고있다.이센스는 이를 알까?알면서 반복했다면 용서하기 더 어려울것이다.나는 그의 앨범을 기다렸다.그는 모든 작업이 끝났다고 전해왔고 나는 곧 들을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 설레며 하루를 보낸적도있다.그는 가진 실력과 경력에비해 작업물이 너무나도 없는 아티스트 중 한명이었다 그것이 자기책임이라 할지라도 이 정도의 랩퍼에게 아직 1집도 없다는것은 내외적으로 안타까운일이다.그리고 이번년도가 지나기 전에는 앨범을 만져볼 수 있었다.그가 또 마약으로 불구속되기 전까진.


나는 천재를 좋아한다.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데 낑낑대는 사람말고 타고난 재능자체가 특출난 사람을 아낀다.두번째로 그 재능을 알고 잘 쓰는 사람을 좋아한다.세번째로 자조적인태도로 자신을 돌아보며 고뇌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제대로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사람.그리고 그는 적합한 인물이었다.괴물같이 등장하던 신인시절을 기억한다.믹스테잎 두개로 힙합씬을 흔들어 놓은 그는 실로 대단했다.그건 노력하는 천재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작업물이었다.가사가 일품이었지.아무도 날것 그대로 고뇌하는 가사를 써놓은적이 없었다.아니 설령 그런 랩퍼들이 있었다해도 이렇게 와닿지 않았다.내 음악세계 한켠이 통째로 무너진 기분에 너무 참담하다.이루말할 수 없다.배신감과 안타까움에 숨줄기가 조였다 풀어졌다 반복한다.너무 슬프다.너무 너무 비참하다.내가 아끼는 노래가사들이 가슴에 상처가 되어 벽을 만들고있다.하루전에도 잘만들었던 그의 음악이 안 와닿는다.이 좋은가사를 느끼기 어렵게 만드는 그가 정말 너무 밉다.분명 초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발자취를 보였다.독자적 레이블을 설립하고 해외로 나가 계속 앨범작업을하고.경산에서 뮤직비디오 촬영 중 줍게 된 똥개에게 바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이제야 바람냄새 사는냄새 맡으며 산다고 믿고있었다.내가 병신이지.


대마초가 그렇게 피고싶었으면 그는 한국이 아니라 대마초가 합법인 주에서 태어났어야했다.그런데 그는 한국인이지.한국힙합을 하며 경산촌놈 안 감춘다며 대구 힙합트레인을 외치던 그는 마인드는 한국인이 아니었나.나는 혼란에 빠졌다.그가 쓴 가사 어디서부터 어떻게 믿어야하며 쳐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다.그가 느끼는 혼란은 어렴풋 느낄 수 있다.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면 모두가 나락으로 떨어져 깊은 지옥을 맛 볼때가 있다.하지만 모두가 그처럼 행동하지는 않는다.그래도 한번은 포용했다.그리고 모든걸 훌훌 털고 일어날 듯 보였던 그는 이렇게 돌아왔다.나는 어떻게 포용해야 하는가.


첫번째 정규앨범 애닉도트.이렇게 썩게되었다.너무 어리석고 미련하다.눈물이 난다.그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을 위치에 있어야한다.가장이라던지,사장이라던지 모임의 수장의 역할에 그는 절대 안된다.너무 미련해서 그동안 그의 음악을 기다린 나와 모든 팬들은 오늘을 잊지 못할것이다.다시 돌아와주라.예전의 언더시절로.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마음이 너무 아프다.찌질이같은 모습만 계속 보여주는게 그가 말하는 리얼허슬이라고.이게 허슬이라고.약빨고 싶으면 죽어서 실컷 빨아라.살아서는 그러지말아야할것아닌가.엄마 누나한테 효도한다던 이센스는 애새끼에 불과했나보다.너무 화가난다.처벌 잘 받아라.형 받으면 형 알아서 살아라.음악에 열정과 순수가 그 누구보다 가득했던 시절을 기억한다.본인도 기억할테지 돌아가지 못할것을 본인도 알테지.그래도 이렇게 가는건 좀 아니지않나.너무 정말 너무 폼 안난다.그는 얼마나,지금 얼마나 부끄러울까.E-SENS의 'E'는 에세이의 'E'이다.자신의 이름에 자신이 먹칠하는것 더는 보고싶지 않다.



급히 따라가다보면 어떤게 나인지 잊어가 점점.

멈춰야겠으면 지금 멈춰.

우린 중요한것들을 너무 많이 놓쳐.



그가 쓴 가사다.

10년이 지나던 20년이 지나던 내 귀가붙어있는 한 알아서 갱생해서 돌아와라.

나는 할말이 그것밖에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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