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하라면 열을 하는 사람

하나를 하라면 열을 하는 사람




특이한 이야기도 아니다. 


어차피 내가 속한 작은사회도 경쟁사회이기 때문에 요구량을 넘어선 작업물을 가져오는 친구들이 꽤 있다. 어마어마한 열정이라 말하고 싶다. 저렇게 열심히 할 수 있다니 하지만 그 친구들 또한 열정만 가지고 열심히 했겠는가. 중간에 얼마나 때려치고싶었을까. 그걸 다 참아냈으니 자랑스럽게 보여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한번도 기준점을 뛰어넘어 무언가 보여준적이 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남들보다 몇배로 열심히 하던 때가 있었지. 완전 옛날이야기하는거다. 이제는 열정이 다 죽고없는것같다. 아니 죽고 없다기보다는 활활타다가 이제는 작은 불씨로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하면 알맞겠다. 불씨라도 남아있다는게 어디인가. 난 정말 내가 죽도록 하고싶었던 미술이 꽤 오랜기간동안 혐오스러울 정도로 싫어진 적이 있었다. 자신을 향한 혐오가 자신의 이상향까지 다 폭파시키는걸 느껴보니 무섭더라. 그니까 한참 이 일을 하고싶지 않다라고 거리감 느끼던 때부터 지금까지 천천히 회복중이라는 것. 아직까지는 그 속도가 많이 더딘편이다.


사람마다 천성이라는게 존재한다. 나같은 경우에는 흥미를 쉽게 잃는다는 단점 덕분에 사방팔방으로 관심사가 퍼져있고 흥미가 최고점인 그 순간엔 엄청난 집중력으로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를 내놓을때도 있다. 순간의 집중력이 발달한 사람은 대개가 그렇다. 사실 나는 내 단점을 엄청난 결함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 정도 단점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테니까 내 단점이 특별나게 별다를 이유가 없다. 문제는 크기가 위치라는 점이다. 나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유형일까? 생각해보면 스스로도 고개를 저을때가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요구되는 사회성이 부족하다는것


사회성이란 자고로 윗사람이 억지로 시켜도 해내는 끈기, 일단 맡은일은 끝을 보는 끈기 그러니까 끈기.인간관계가 엉망진창인 사람일지라도 끈기가 있다면 제 밥 벌어 먹고 살 능력이 된다. 그리고 사회는 그런 사람을 요구하고있다.사회라는 큰 유기체가 돌아가려면 성능좋은 부품으로써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그래야 먹고산다. 하지만 나는 내구성이 떨어지는 부품이다. 부스터같이 한번에 봐아 하고 달렸다가 푹 꺼지는 유형


분명 내 단점은 인간으로써의 큰 단점은 아닌데 사회의부품으로썬 위험요소일 수 밖에. 그렇대도 나는 나의 토대에서 꽤 안정적인 사람인 것 같다.분명 앞서 달리는 사람을 보고있으면 부러운데 그 속도를 맞추고싶진 않더라.왜그런가 나도 생각을 해봤는데, 나는 누구보다 내 내구성을 잘 알고있어서 그런것같다.경차가 람보르기니 달리는데 껴들 수 있나. 어차피 경차도 그 나름대로 장점이 많은걸. 아 되게 아쉽다. 놀고 먹기 좋은 한량들이 가득한 사회였다면 나같은 모범답안은 없었을텐데 말이야.시대는 개인의 의지대로 바뀌는건 아니니 내가 맞춰나가야지.그렇다고 하나를 하라면 열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고. 제 속도가 있는거니까. 말했듯이 난 못한다. 하고싶은 마음도 없다 그렇게는. 그럴 이유도 없고


앞서나가는 모든 이들의 노력에 진심으로 존경을

그리고 천천히 걷는 나에게도 기특한 칭찬을

가고싶은길로 느릿하게 가면서 풍경이나 구경하다가 그러고 살다가 내 불씨가 겉잡을 수 없이 번져 활활 타버리기를 



나는 하나를 하라해도 맘에 안들면 하나도 안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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