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갈림길, 나는 선택을 해야한다

두개의 갈림길, 나는 선택을 해야한다

언제나 영화, 영화를 외쳤지만 나는 겁쟁이처럼 그 주변에만 빙빙 돌고 있었다. 사실 그것쯤은 나도 알고 있었다. 내가 영화를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사람들과 섞이지 못할거라는 큰 두려움. 단지 그것때문에 나는 내 10년을 저 비내리고 칙칙한 하늘에 흩뿌렸다. 무직상태가 길어지면서 찾은 국비학원에서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기는 했지만, 반작용인지 뭔지 그럴수록 자꾸 시나리오를 쓰고싶고 돈 한푼 못버는 영화현장에 투입되어 지금이라도 막내로 일해서 현장동냥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나는 참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학원생들끼리 자발적으로 모여서 시간을 갖는 취업스터디도 하고있다. 그곳에선 나를 꽤 성실한 학생으로 생각해주는 것 같아 고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다. 뭐 어차피 내가 아카데미에 다시 원서를 쓴다해도 붙는다는 보장도없다. 그것도 3차까지.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도 그 희박한 가능성으로 꿈을 꾸고 먹고 사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나처럼. 

 

내 몸이 두개로 갈라져서 하나는 돈벌면서 날 서포트하는 나, 하나는 서포트 해주는 나에게 감사해하며 열심히 영화공부하는 나 로 나눠질 수 없는 걸까. 이런 쓰잘데 없는 상상만한다. 나이가 어느덧 서른이 됐다. 학자금 갚고 이래저래 쓰고 남은돈이 채 500도 되지 않는다. 나는 도대체 어떤 인생을 산걸까. 추하게 기억하고 싶지는 않지만 가슴이 갑갑한건 사실이다. 나는 도대체 어떻게 늙어가고 있는걸까. 나는 그냥 가슴 뜨거운 일 그거하나 하고 살고 싶었을뿐이었는데.

 

오늘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신보가 나왔다. 나도 그처럼 좋은 가삿말을 쓰는 창작가면 좋겠다. 내 문장이 좀 평이한가. 내 글들이 전부 진부한가. 내 글에서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가 정말?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다. 아까 잠깐 재작년에 써놨던 트리트먼트 하나 읽어보는데 재밌더라. 올해 굵직한 공모전은 일단 다 제출할 생각이다. 이미 응모한 공모전도있다. 장편소설 아이템도 생각해놨다. 원래는 시나리오로 생각했는데 결이 소설이 더 어울릴것같아서 소설로 써보려한다. 미디액트 소설강의같은거 있겠지 챙겨들어야지. 정말 온몸, 이 한몸 다 갈아넣어서 어떻게라도 영화계로 발 붙일거다. 무슨일이 있더라도. 그래서 내가 첫번째로 잡은 방향키가 시나리오였다. 좋은 감독은 좋은시나리오를 쓴다. 물론 좋은 그림을 그릴줄도 알아야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다르다. 시나리오가 우선이다. 글을 잘쓰자. 글을. 글을 잘써야한다.

 

태도야. 내 두번째 이름.

너는 실패하지 않았어. 나는 너를 알아봤어 . 아마 누군가도 날 알아보고있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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