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냄새가 엄마에게서 난다. 묵은 공기의 느낌이 나고 김치냉장고의 잡냄새가 흩어진다. 엄마가 늙는다. 엄마가 물리적으로 아빠와 멀어지며 영구적으로 아빠와 가까워진다. 그 중간에 서 있는 나는, 가끔 이 난관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 네잔째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 내가 나한테 좀 너그러워졌으면 좋겠다. 내가 나한테는 품이 넓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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