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그리고 취향

킹스맨 그리고 취향


전에 썼던 킹스맨리뷰를 다시 읽는데 역시 하나부터 열까지 변함이없다.나는 꽤 곧은 사람이었다.일단 짧게 이야기하자면 나는 킹스맨이라는 영화를 좋아하지않는다.좋아하지않는걸 넘어서서 살짝 부는듯했던 킹스맨광풍이 이해가지않았고, 이해가 가기 시작하자 더 싫어졌다.그건 온전히 내 취향문제겠지만 킹스맨은 내 기준에서 기술력을 빼고 무엇을 칭찬해야할지 모르겠는 영화라고 해야할까.잘 팔린거? 셀링포인트 잘 캐내서 어필한거? 글쎄.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순간순간마다 얼굴에 드리우는 짜증스러움을 지울수가 없었는데 그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고전적 판타지에 대한 어필이었다.영국신사에 대한 판타지 어필이 너무 뻔하고 지루하고 심지어는 불쾌함도 있었다.물론 간지야 나겠지.수트를 입고 장우산을 가지고 싸우는 영국신사라니.멋있잖아.근데 그게 너무 싫은거다 나는.B급 영화니까라는 말로 퉁치기 힘든 자뻑같은게 너무 싫었다.이런 태도와 이런외모와 이런복장의 캐릭터인데 니가 안 반한다고? 계속 작업거는 관심없는 남자처럼 껄떡껄떡.아니 뭐 나는 그랬다고.잘 본 사람들 뭐라하는건 아니고 항상 하는 얘기지만 작품감상이라는건 항상 주관적인일이잖아.


그냥 세련되게 정제 잘 된 영국판 <스물>이다.아니 스물이 어설픈 킹스맨인가.진짜 묘하게 기분 나쁜게있다.스물은 이루 말할것도 없었지만 솔직히 고추행성 외계인 이야기나 와 이런 대사를 끝까지 밀어붙인건 정말 감독의 지조였겠구나 싶을정도로 헉소리 나는 명대사 아닌 명대사까지.너무 그렇고 그런 영웅심리에 도취된 껄떡남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는것 같아서 나는 별로였단말이야.


<킥애스>는 그래도 볼만하더라.근데 킹스맨은 아직도 좀 그래.여자라면 다 좋아하는 킹스맨 그런게 어딨어.광풍 비슷하게 불어댈때도 나는 싫었다 여전히.안티히어로 무비라고 이야기하는 정확한 근거를 좀 듣고싶다.모든 서사가 고전적인 히어로물을 똑 닮아 흐르는데 거기에 약간의 B급 조크만 있으면 안티히어로 무비가 되는건가? 차라리 킥애스라면 인정.


이미 내가 영화관에 들어갔을때부터 잘 못 들어간거지.영국신사 판타지 액션물 팔겠다는 상점에 들어가서 이 영화 다 자르고 교회 난투씬만 사겠다고 외쳐대는 꼴이니까.나 멋있지? 나 개구지지? 나 재밌지? 아니. 킹스맨은 나를 타겟팅하지 못했고 나 또한 지금까지도 별로라고 생각하는 영화다.그럼에도 이 영화에 빛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교회난투씬.멋있어.할거면 이렇게하지.수트입고 뭐 어쩌고 저쩌고 으아 다 싫어.


킹스맨 영화 제작진 및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며 노고와 공로와 멋진 혜안을 인정하는바이며 다만 일개 나 따위가 그냥 킹스맨이 싫고 재미없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바입니다.단지 그것뿐입니다.저는 언제나 영화인들을 존경하고 경배합니다.


밑에는 내가 예전에 남겼던 킹스맨 리뷰와 스물리뷰.나란히 언급된것에 대해서는 킹스맨에게 미안하게 생각함.

구구절절 쓰기 싫어서 저정도에서 끝냈는데 그때 더 싫은점 나열할걸그랬다.지금 와서 쓰려면 다시봐야하는데 다시보기도 싫어.


- <2015/03/26 - [Movie] - 킹스맨 : 안티히어로가 아닌 전형적인 히어로물>

- <2015/03/31 - [Movie] - 스물 : 왜 감독의 스무살이 궁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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